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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머리 기를 권리 생겨” “학생 지도 어찌하나”

등록 2012-01-30 21:16

‘인권조례 공포’ 서울 중·고 표정
학생들 두발자유화 환영 일색
학교선 “지나친 염색 등은 규제”
교과부 ‘학칙개정 유보’ 방침
서울의 한 중학교 2학년 ㅎ(15)군은 개학날인 30일 턱선까지 기른 머리를 자르지 않고 학교에 갔다. ㅎ군에게 학생인권조례는 여전히 낯선 용어지만, 두발 자유화에 대해선 입소문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었다. ㅎ군은 “그동안 생활지도부 선생님을 피해 다녔는데, 이젠 머리를 기를 수 있는 권리가 생겼다”며 좋아했다. 같은 학교 2학년 ㅂ(15)군은 “머리 기르는 게 소원인데, 그동안 혼날까봐 못했다”며 “앞으로는 멋있게 머리를 기르고 싶지만, 선생님들이 여전히 단속할 것 같기는 하다”고 걱정했다.

서울학생인권조례가 공포된 가운데 개학을 맞은 서울지역 학교들이 두발 문제로 술렁이고 있다. 지난 26일 공포된 인권조례는 휴대전화 사용, 소지품 검사, 집회의 자유 등과 달리, 두발은 학교규칙으로도 제한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학교규칙 개정 여부와 상관없이 서울시내 학교에선 26일부터 두발을 제한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시교육청은 이날 일선 학교에 ‘학생 생활지도 안내 자료’를 보내 ‘학생의 의사에 반해 강제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것은 안 되지만 위생, 건강, 타인의 인권침해 등의 문제가 있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상담, 토론 등과 같은 교육적 지도는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발 자유화로 기뻐하는 학생과 달리, 학교 관리자들의 심정은 복잡했다. 이날 개학한 서울의 한 중학교 교감은 “방학 때 염색이나 파마를 하고 그대로 학교에 나온 학생들이 평소보다 많았지만, 며칠 뒤 바로 종업식이라 지금 당장보다는 3월 이후 문제가 생길 것 같다”며 “머리 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두발 자유화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학교 교감은 “노란색으로 염색해 너무 눈에 띄거나 남학생이 여자처럼 머리를 하고 다니면 단정하게 하도록 권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 시행에 따른 학교규칙 개정도 오는 3월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교육청은 이날 ‘학생 생활지도 안내 자료’에서 학칙 개정 소위원회 구성 등 학칙 개정을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곧바로 ‘인권조례 시행에 따른 학칙 개정 지시’를 조례 무효확인 소송의 대법원 판결 때까지 유보하도록 시교육청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교과부는 오는 2월7일까지 시교육청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법에 따른 직권취소·정지 처분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곽노현 교육감은 “교과부가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은 시대착오적으로, 헌법 정신, 서울시민의 민의, 교육자치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며 “인권조례로 표현의 자유 등 인격을 존중받은 학생들은 다른 친구와 선생님의 권리도 존중하면서 스스로 자율의 기쁨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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