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와 연구소, 대학이 연계해 진행하는 해양과학 분야의 연구과정에서는 바다와 남극 등에 가서 현장 관측할 기회를 열어놓는다. 태즈메이니아대학 IMAS 제공
[함께하는 교육] 호주의 특화된 해양교육을 만나다
정부·연구소·대학 손잡고 바다연구
한국학생, ‘실무 위주 수업’이 장점 오는 5월, 2012 여수엑스포가 열린다. 박람회 참여 국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국가관을 자랑하는 나라는 호주다. 지난 1월16일 호주 시드니에서 만난 케빈 닉슨 2012 여수엑스포 호주관 정부 대표는 호주관이 전달하려는 메시지 가운데 하나로 ‘바닷속 자원과 환경보존’을 손꼽았다. 해양 강국으로 이름난 호주는 실제로 바다자원을 중심으로 해양과학 분야의 전문 연구 인력을 양성한다. 지난 1월16일과 17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수도인 시드니와 태즈메이니아주 호바트시 등을 돌며 호주의 해양과학 교육 현장을 둘러봤다. “호주가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분야는 해양과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입니다. 특히, 해양과학 분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죠.” 지난 1월16일 호주연방정부 산업혁신과학교육부 국제교육국 캐서린 비커스 과장은 호주 교육이 방점을 찍는 분야를 이렇게 설명했다. 비커스 과장의 말은 다음날인 17일, 태즈메이니아주 호바트시에 있는 호주남극연구소(AAD, Australian Antarctic Division)(이하 연구소)를 방문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는 남극을 먹여살리는 생물체로 알려진 크릴새우 연구가 한창이었다. 연구소에서 일하는 소 가와구치 박사는 손톱만한 크릴새우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내가 머무는 연구소는 호주남극연구기지를 관리하고 있는데 그 관리 차원에서 남극 생태계의 기본이 되는 크릴새우의 생태를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호주는 현재 남극 영토의 40%를 관할하며 남극조약을 지지하고 있다.
연구소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Commonwealth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Organization)(이하 연구기구). 이 연구기구의 수전 위플스 박사는 취재진을 맞이하며 연구실에 있는 산소통 모양의 노란 구조물을 소개하느라 바빴다.
“이건 아르고 뜰개(Argo Float)라고 부릅니다. 바다에서 일정 기간 동안 해류를 따라 흐르면서 수온, 염분을 측정하는 기구죠.” 아르고 뜰개는 세계 해양과학 연구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큰 연구물이다. 이 구조물을 통해 집계되는 자료로 세계 해양연구기관들이 엘니뇨나 이상기후변화 등을 측정하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아르고 프로그램 세계 연구팀의 대표인 위플스 박사는 “이 연구 결과를 모두 무료로 세계에 공유한다”고 했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바다에 투하한 아르고 뜰개는 총 3000여개. 한국해양연구원(KORDI)도 연구기구와 아르고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연구한다. 아르고 뜰개를 조작하고, 해양 정보를 측정·연구하는 기회는 연구원한테만 열려 있는 게 아니다. 위플스 박사는 “학생들한테도 아르고 프로그램을 조작할 기회가 열려 있고, 학생들도 배를 타고 직접 바다에 나가 관측을 하거나 남극에 갈 수 있다”며 “바다 관측으로는 이 연구기구만큼 유명한 곳이 없다”고 했다. 흥미로운 점은 두 박사가 머무는 연구공간이 일종의 협력체제로 손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호주 해양과학 연구는 이렇게 정부기관과 연구소가 연구 및 학위교류를 하는 방식으로 소통한다. 여기에 손을 잡은 또 하나의 주체는 바로 ‘대학’이다. 제임스쿡대, 찰스다윈대, 서호주대, 태즈메이니아대 등에서 해양 분야에 특화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정부기관과 연구소 등에서 학위를 받으면서 실습 위주의 교육을 받는다. 특히, 연구기구 인근에 있는 태즈메이니아대는 2년 전, 아이엠에이에스(IMAS, Institute for Marine Antarctic Studies)라는 해양과 남극연구 관련 과를 모아 연구기관을 설립했다. 해양과학연구, 농수산업, 해양생태계, 해양지질학 등에 대한 연구가 중심축이다. 아이엠에이에스는 연구기구, 연구소 등과 연계해 박사연결과정 등으로 학생들한테 연구 기회를 넓혀준다. 덕분에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들은 갖가지 해양과학 연구에 직접 참여하며 현장 실무 경험을 쌓는다. 해양 관련 연구에 대한 국가의 지원도 탄탄하다. 국가에서는 ‘교육 투자 기금’을 만들어 세 가지 과학 연구를 지원한다. 원자력과학기술단체와 함께 지원을 받는 곳은 바로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와 호주남극연구소 그리고 호주 해양과학연구소다. 3개 주체의 협력으로 전문가 양성에 힘쓰면서 나오는 이점은 크다. 학생 입장에서는 책으로만 만나 왔던 해양과학 분야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얻는다. 남극 세종기지 신형철 대장도 1994년부터 2000년까지 태즈메이니아대학교 박사과정에 다니면서 이런 실무경험을 해봤다. 신 대장은 서울대 해양학과 박사과정에 다니면서 현재 극지연구소의 전신인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센터에서 일을 하며 박사 논문을 준비할 때 남극해양생물학을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태즈메이니아대학을 찾았다. 수료한 학위과정을 휴학하고 극지연구센터도 그만둔 채 태즈메이니아에 와서 남극해양생물학을 공부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신 대장은 “남극바다와 생물에 대한 연구가 아니었다면 굳이 태즈메이니아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교수진도 있었고, 그만큼 남극 크릴 연구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곳이었다”고 소개했다. “흔히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하잖아요. 그때 말하는 새우가 바로 크릴새우입니다. 남극바다를 다 먹여 살리는 생물이죠. 남극바다가 아닌 문명세계로 크릴새우를 데리고 나와 키우면서 관찰할 수 있는 시설로는 태즈메이니아가 유일했습니다.” 장학금을 받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해양과학 분야로 진로를 정하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정부나 연구소 등의 지원을 받고 공부할 길도 열려 있다. 신 대장은 “호주 연방정부의 지원으로 등록금을 냈고, 생활비 장학금은 부분적으로 호주남극연구소가 마련해줬었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호주가 주목하는 해양 연구 자체가 기후변화 시대에 미래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분야’라는 점이다. 가와구치 박사는 “내가 연구하는 남극은 비교적 사람 손이 닿지 않은 환경으로, 그 환경을 연구하면 앞으로 해양과 기후의 변화가 가져올 영향과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청소년들이 기후변화와 해양연구 등에 많은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했다. 호주/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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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수전 위플스 박사가 아르고 뜰개를 소개하며 자세를 취했다. 김청연 기자
“이건 아르고 뜰개(Argo Float)라고 부릅니다. 바다에서 일정 기간 동안 해류를 따라 흐르면서 수온, 염분을 측정하는 기구죠.” 아르고 뜰개는 세계 해양과학 연구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큰 연구물이다. 이 구조물을 통해 집계되는 자료로 세계 해양연구기관들이 엘니뇨나 이상기후변화 등을 측정하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아르고 프로그램 세계 연구팀의 대표인 위플스 박사는 “이 연구 결과를 모두 무료로 세계에 공유한다”고 했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바다에 투하한 아르고 뜰개는 총 3000여개. 한국해양연구원(KORDI)도 연구기구와 아르고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연구한다. 아르고 뜰개를 조작하고, 해양 정보를 측정·연구하는 기회는 연구원한테만 열려 있는 게 아니다. 위플스 박사는 “학생들한테도 아르고 프로그램을 조작할 기회가 열려 있고, 학생들도 배를 타고 직접 바다에 나가 관측을 하거나 남극에 갈 수 있다”며 “바다 관측으로는 이 연구기구만큼 유명한 곳이 없다”고 했다. 흥미로운 점은 두 박사가 머무는 연구공간이 일종의 협력체제로 손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호주 해양과학 연구는 이렇게 정부기관과 연구소가 연구 및 학위교류를 하는 방식으로 소통한다. 여기에 손을 잡은 또 하나의 주체는 바로 ‘대학’이다. 제임스쿡대, 찰스다윈대, 서호주대, 태즈메이니아대 등에서 해양 분야에 특화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정부기관과 연구소 등에서 학위를 받으면서 실습 위주의 교육을 받는다. 특히, 연구기구 인근에 있는 태즈메이니아대는 2년 전, 아이엠에이에스(IMAS, Institute for Marine Antarctic Studies)라는 해양과 남극연구 관련 과를 모아 연구기관을 설립했다. 해양과학연구, 농수산업, 해양생태계, 해양지질학 등에 대한 연구가 중심축이다. 아이엠에이에스는 연구기구, 연구소 등과 연계해 박사연결과정 등으로 학생들한테 연구 기회를 넓혀준다. 덕분에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들은 갖가지 해양과학 연구에 직접 참여하며 현장 실무 경험을 쌓는다. 해양 관련 연구에 대한 국가의 지원도 탄탄하다. 국가에서는 ‘교육 투자 기금’을 만들어 세 가지 과학 연구를 지원한다. 원자력과학기술단체와 함께 지원을 받는 곳은 바로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와 호주남극연구소 그리고 호주 해양과학연구소다. 3개 주체의 협력으로 전문가 양성에 힘쓰면서 나오는 이점은 크다. 학생 입장에서는 책으로만 만나 왔던 해양과학 분야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얻는다. 남극 세종기지 신형철 대장도 1994년부터 2000년까지 태즈메이니아대학교 박사과정에 다니면서 이런 실무경험을 해봤다. 신 대장은 서울대 해양학과 박사과정에 다니면서 현재 극지연구소의 전신인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센터에서 일을 하며 박사 논문을 준비할 때 남극해양생물학을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태즈메이니아대학을 찾았다. 수료한 학위과정을 휴학하고 극지연구센터도 그만둔 채 태즈메이니아에 와서 남극해양생물학을 공부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신 대장은 “남극바다와 생물에 대한 연구가 아니었다면 굳이 태즈메이니아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교수진도 있었고, 그만큼 남극 크릴 연구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곳이었다”고 소개했다. “흔히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하잖아요. 그때 말하는 새우가 바로 크릴새우입니다. 남극바다를 다 먹여 살리는 생물이죠. 남극바다가 아닌 문명세계로 크릴새우를 데리고 나와 키우면서 관찰할 수 있는 시설로는 태즈메이니아가 유일했습니다.” 장학금을 받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해양과학 분야로 진로를 정하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정부나 연구소 등의 지원을 받고 공부할 길도 열려 있다. 신 대장은 “호주 연방정부의 지원으로 등록금을 냈고, 생활비 장학금은 부분적으로 호주남극연구소가 마련해줬었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호주가 주목하는 해양 연구 자체가 기후변화 시대에 미래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분야’라는 점이다. 가와구치 박사는 “내가 연구하는 남극은 비교적 사람 손이 닿지 않은 환경으로, 그 환경을 연구하면 앞으로 해양과 기후의 변화가 가져올 영향과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청소년들이 기후변화와 해양연구 등에 많은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했다. 호주/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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