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 소리에 맞춰 실시하는 발우공양.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④ 월정사 템플스테이
④ 월정사 템플스테이
봄방학이다. 온 가족 시간 맞춰 템플스테이를 해보자. 잠깐 돌아보는 것과 달리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현재 템플스테이(www.templestay.com)는 전국 80여개 사찰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월정사 템플스테이를 예로 들어보자. 신라 선덕여왕 12년 자장(慈藏)이 초암(草庵)을 지었으니 1300년이 넘는 고찰이다. 도착하면 속세에서 입던 옷을 가지런히 벗어 두고 수련복으로 갈아입는다. 이어 차 한 잔을 두고 스님과 시간을 나누며 사찰예절과 절하는 법 등을 배운다. 어둠이 내리면 저녁예불을 알리기 위해 사물(四物)과 종을 친다. 28번의 저녁 종은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 저녁 공양 후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밤 9시. 도심 사람들에게는 다소 이른 시간이다.
다음날 새벽 3시. 똑똑똑 또르르~ 목탁 소리가 들린다. 도량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 의식인 동시에 잠들어 있는 천지만물을 깨우는 도량석(道場釋)이다. 하늘은 자시(밤 11~1시)에 열리고, 땅은 축시(1~3시)에 어둠에서 풀리며, 사람은 인시(3~5시)에 깨어나기 때문이다. 골 깊은 산사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 새벽예불이 끝나면 별빛에 의지하며 월정사가 자랑하는 전나무 숲길을 걷는다. 서서히 날이 밝아온다. 부산히 움직이는 다람쥐를 만나고 맑은 골짝 물소리를 들으며 묵언(默言)으로 걷는 길이다.
이어지는 아침 공양. 죽비 소리에 따라 발우를 펴고 꼭꼭 씹어 공양한 뒤 김치나 단무지 조각으로 마무리한다. 처음에 받았던 발우처럼 깨끗해 설거지가 필요치 않다. 쌀 한 톨, 김치 한 쪽을 아끼며 음식 낭비와 오염을 예방하는 환경친화적인 식사법이니 아이들 교육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 모든 것은 ‘처음처럼’ 흔적이 남지 않게 하고 좋은 것을 남에게로 향하며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된다. 일찍 자고(9시), 일찍 일어나고(3시), 채식 위주의 절밥으로 공양하고, 적당히 몸을 움직이는 템플스테이는 ‘심신의 가다듬기’가 필요한, 새로운 시작을 하기 전, 온 가족에게 선물하는 ‘인생의 쉼표’가 될 것이다.
글·사진 이동미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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