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림매듭공방에서 한 어린이가 전통 매듭을 만든 뒤 즐거워하고 있다.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⑦동림매듭공방
서울 가회동은 북촌한옥마을의 한 귀퉁이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자리한다는 긍지를 지닌 서울의 명당동네이며 소중한 유산인 1000여동의 한옥이 있는 곳이다. 그곳 골목길에 동림매듭공방(www.shimyoungmi.com)이 자리잡고 있다. 그저 조그마한 한옥 한 채로 방 안에는 노리개와 허리띠, 주머니, 선추(부채고리에 매어 다는 장식품) 등 전해오는 매듭이 아기자기 전시되어 있다. 선조들은 매듭장식을 한복 앞섶에 달기도 하고 열쇠패로 만들어 치장하기도 했으니 태조어진(보물 제 931호)에서 볼 수 있는 유소(流蘇·깃발 따위에 달던 술)를 재현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동림매듭공방은 매듭전통기능전승자인 심영미 관장이 운영하고 있는데 심 관장은 조선 궁중에서 매듭 일을 한 시왕고모와 그 기술을 전수받은 시아버지로부터 매듭 가르침을 받았다.
공방이자 박물관인 이곳에서는 옛 조선조 양반가의 여인네처럼 다소곳이 앉아 매듭을 만들 수 있는데 그 공간의 협소함이 마음에 든다. 5~6명이 들어가도 비좁을 정도이기에 기계적으로 이루어지는 단체 수업이 아니라 조선시대 규방공예의 전수방법 그대로 서너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고 배울 수밖에 없다. 툇마루에 나와 앉아 매듭을 배우기도 한다. 올망졸망 아이들이 오면 어린 손녀를 무릎에 앉혀놓고 귀여워하는 할머니와 아이의 분위기라 더욱 좋다.
가회동에 있는 대부분의 박물관은 이사를 가거나 버려진 북촌 한옥을 리모델링해 매듭, 민화, 자수 등 전통문화 보존장소로 만들려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다. 따라서 적은 비용으로 전통문화를 배우고 익힐 수 있다. 하지만 찾는 사람이 적으면 매듭공방도 사라질 터, 문턱이 닳도록 부지런히 다녀 우리의 한옥이, 전통이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래를 짊어질 고사리손들이 우리 전통의 매듭을 지어보며 자란다면 ‘우리의 것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초보자라도 간단한 잠자리매듭으로 핸드폰 고리를 만들 수 있으니 올봄에는 내 손으로 만든 전통 매듭 핸드폰 고리를 달고 또, 선물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사진 이동미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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