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포 고래박물관의 고래 턱뼈.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10. 울산 장생포 고래 구경
10. 울산 장생포 고래 구경
아이들에게 흥미롭지 않은 것이 있을까마는 고래는 정말 신기한 존재다. 푸른 바다 위를 유유히 떠다니다 흰 물줄기를 뿜어 올리며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거대 포유류, 수십 톤에 이르는 몸집을 하늘거리는 꽃송이로 느껴지게 하는 우아한 자태… 참으로 매력적이다. 3000년 전에 그려진 ‘반구대 암각화’에서처럼 우리나라 남해안, 특히 장생포 앞바다는 긴수염고래, 향유고래, 돌고래 무리가 뛰어놀던 고래의 놀이터였다.
또 귀신같이 나타났다가 귀신같이 숨는다 하여 이름 붙여진 한국귀신고래는 오호츠크 해에서 살다가 겨울이면 우리나라 남쪽에 와서 새끼를 낳았다. 해서 20년 전만 해도 장생포에는 수십 척의 포경선이 떠 있었고 집채만 한 고래와 고래 구경을 온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의 결정으로 고래잡이가 전면 금지되었다. 올해는 4월1일부터 울산 앞바다 고래 구경이 시작되어 고래바다여행선(whale.ulsannamgu.go.kr)을 타고 장생포항에서 북동쪽으로 16㎞ 정도 나간다.
천연기념물 126호로 지정된 ‘극경(귀신고래)회유해면’으로 솟구쳐 오르는 참돌고래 떼가 장관이며 낫돌고래, 상괭이를 비롯해 운이 좋으면 2000여마리가 떼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0월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전 9시30분~낮 12시30분에 운항되며 혹 날씨가 나빠 고래를 보지 못할 경우 장생포 고래박물관 입장료를 면제해준다.
지척에 있는 고래박물관(www.whalemuseum.go.kr)도 들러보자. 박물관의 2~3층에 걸쳐 있는 브라이드고래 뼈는 대형 공룡의 뼈로 착각할 만큼 거대하며, 다양한 영상물과 고래 표본을 볼 수 있고 이동 경로와 출산 이야기 등 고래에 관한 재미있는 학습을 할 수 있다. 고래뱃속 길을 따라가면 수염고래와 이빨고래가 먹는 먹이의 종류, 고래 몸의 내부 구조를 보며 실제로 고래 뱃속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생태학습실에 들러 고래를 그려보고 고래퍼즐을 맞춰보노라면 바닷속 고래가 친근하게 여겨지고 두둑한 ‘고래 뱃심’까지 생기니 뱃심 좋은 아이로 키우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글·사진 이동미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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