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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7살 딸 원어민영어 가르치니 ‘다크서클’만 가득

등록 2012-05-15 19:38수정 2012-05-16 09:09

‘초등 전 사교육’ 부모는 후회했다
“아들·딸 스트레스 호소
정작 도움 안돼 그만둬”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
시민단체 입법청원 돌입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사는 김아무개(43)씨는 현재 중학교 1학년인 아들(13)이 초등학교 2학년이던 시절부터 영어학원에 보냈다. 학교에서 3학년 때 시작하는 정규 영어수업 전에 미리 공부시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주변에는 유치원 때부터 영어를 가르치는 이들도 많은데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아이만 영어를 안 가르치는 데 대한 불안감도 생겼다.

하지만 아들은 매일 학원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집에 와서도 학원 숙제를 하면서 김씨와 자주 다퉜다. 게다가 학원은 방학특강을 반강제로 권유하면서, 특강비로 월 50만~60만원을 요구하는 일이 예사였다. 김씨는 “지금은 선행학습을 그만두고 집에서 스스로 공부하게 하고 있다”며 “그만둬도 별문제가 없는데, 그때는 막연히 불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사는 박아무개(43)씨도 딸(7·초1)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이던 지난해 1월부터 사교육을 통해 수학과 영어 등을 미리 공부시켰다. 수학은 수학일기를 쓰거나 배웠던 단원의 문제를 다시 재조합하는 공부를 시켰고, 영어는 영국문화원의 원어민 수업을 듣게 했다. 개인 과외로 사고력 훈련도 시켰다. 과학과 미술 사교육까지 월 200만원가량 지출했다. 박씨는 “지금도 가르쳤던 내용들이 도움이 안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넉넉지 못한 형편에 비용 부담도 있고 매일 다크서클이 짙어지는 아이를 보니 그것도 안 되겠다 싶어서 지난해 말 모두 그만두게 했다”고 말했다.

김씨와 박씨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사교육 수요는 대부분 선행학습에서 비롯된다. 남보다 먼저 가르쳐야 한발이라도 앞서갈 수 있다는 맹목적인 믿음이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몬다. 사교육 전문 교육운동단체를 표방하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 운동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교 교육과정보다 지나치게 앞서서 학생들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법 제정을 위한 6회 연속 토론회를 15일부터 열고, 선행학습 금지법이 19대 국회에서 제정될 수 있도록 입법청원 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이 이날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 이 단체 사무실에서 열린 1차 토론회에서 발표한 발제문 ‘선행학습 실태와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보면, 학원이나 과외, 학습지 등을 통한 선행학습은 다양한 형태로 최대 2~3년 앞선 진도의 공부를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한 영어전문학원은 ‘유치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하루 6시간 동안 문법과 영어수학, 영어과학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김 실장은 “선행학습은 정상적인 진도에 맞춰서 공부하려는 다른 아이들과 교사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며 “한국의 경우 선행학습이 사교육 시장의 지배적인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어 폐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법률로써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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