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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정태수 일가, 강릉영동대 복귀’ 도우미 나섰나교과부, 이사장 승인 1년째 ‘몽니’

등록 2012-06-05 08:12수정 2012-06-05 10:42

법원 ‘취소처분 부당’ 판결에도 현인숙 전 이사장 취임에 제동
정태수 장남 ‘운영권 탈환’ 공세…교과부 “대법 판결때까지 유보”
지난달 21일 강릉영동대 재단인 학교법인 정수학원에 한 통의 내용증명이 도착했다. 발신인은 72억원의 교비를 횡령하고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뒤 국외로 도피한 대학 설립자 정태수(89) 전 한보그룹 회장의 장남 부부였다. 이들은 내용증명에서 “본인은 1996년 한보그룹 경영권 분할 과정에서 대학의 경영권을 정당하게 승계받았는데, 현인숙 전 이사장이 마치 학원의 주인인 것처럼 법인 운영에 개입해 설립자의 건학 이념이 훼손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설립자의 그간의 노고와 설립 당시의 바람이 헛되지 않도록 본인의 대학 운영권 회복에 힘을 보태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4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정수학원 쪽의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3월25일 교과부가 현 전 이사장에 대해 내린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0년 6월 현 전 이사장에 대해 사립학교법 위반과 횡령 방조 등의 혐의를 적용한 교과부의 처분에 제동을 건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횡령 방조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교과부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수학원은 지난해 7월 말로 이사 임기가 끝나는 현 전 이사장에 대해 연임을 결정하고 임원취임승인 요청을 다시 올렸지만, 교과부는 8월 “(내사중인) 검찰 처분 확인” 등을 이유로 또다시 승인을 거부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해 11월 대검찰청의 재기수사명령에 따른 현 전 이사장의 업무상 배임과 입찰방해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과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고, 12월에는 현 전 이사장에 대한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 역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올 4월에는 서울고등법원이 서울행정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한 교과부의 항소를 “이유 없다”며 기각하기도 했다. 현 전 이사장은 “정 회장 일가가 지속적으로 검찰에 고소·고발을 하고 있지만, 법원과 검찰은 교과부와 정 회장 일가의 문제제기가 모두 이유 없다는 판결과 처분을 내리고 있다”며 “하지만 교과부는 계속 말을 바꾸며 차일피일 임원취임승인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정 전 회장의 장남이 대학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강릉영동대 쪽에서는 교과부가 정 전 회장 일가의 대학 복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 전 회장은 최근 서울시 장지동 땅 3만여㎡의 환매권을 행사해 재산을 환수하려다가 국세청과 서울시에 의해 제동이 걸린 상태다. 결국 강릉영동대가 사실상 한국에 남아 있는 정 전 회장의 마지막 재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영준 교과부 전문대학과장은 “검찰의 지휘에 따라 대법원 상고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 때까지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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