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연성 교사의 디베이트 정복
디베이트의 작전타임
디베이트의 작전타임
작전타임은 디베이트에서 매우 중요한 모둠별 소통과 협의 시간이다. 그냥 어수선하고 잠시 쉬는 시간이 아니라 다음 단계 토론의 흐름과 사람들의 태도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치열하게 주장하고 설득하는 시간 속에서 잠시 쉬는 시간은 다음 단계에서 토론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작전을 짜야 할까? 자기편의 주장 가운데 앞으로 어떤 내용을 더욱 강하게 내세워야 할지, 상대편 주장을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를 팀원들이 하나가 돼 의견을 공유하고 발표 내용과 발표자 순서를 정해야 한다. 자기편 친구들이 상대편 주장을 어떻게 들었는지 서로 확인한 뒤 누가 어떤 내용을 말할지 적절하게 분배하는 것도 작전타임에서 이뤄지는 중요한 활동이다.
디베이트 학습을 하기에 앞서 각 팀별로 예비토의를 한다. 이때 상대편에서 질문을 해 올 경우를 대비해 반박하거나 대답할 자료를 준비한다. 그렇지만 실제 디베이트 입론 단계에서 다룬 내용은 예비토의에서 예측한 내용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상대편 주장 가운데 부적합한 의견과 근거, 사례 등에 대해 오류를 찾아낸 뒤, 반론 단계에서 질문할 내용과 반박 방법을 팀원과 협의할 시간이 필요하다.
반론할 논점과 순서, 시간 등 적절히 배분해야
작전타임 내용과 운영 모습도 중요한 학습요소
그래서 디베이트 학습에서는 작전타임이 두 번 주어진다. 입론이 끝나고 반론이 시작되기 전에 한 번, 반론이 끝나고 최종변론이 시작되기 전에 또 한 번 작전타임을 쓸 수 있다. 시간은 1~2분 정도가 좋다. 40분 단위로 수업을 하면 대개 1분을 배정하고 50분 단위로 수업을 하면 2분을 배정한다.
1차 작전타임이 매우 중요하다. 이때 반론할 논점과 반론 순서를 정하는 것이 좋다. 각 팀에는 조장이 있는데, 짧은 시간에 많은 활동들이 이뤄지기 때문에 조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순간이다. 예비토의를 할 때 예상했던 상대편의 질문 내용뿐만 아니라 실제 입론에서 상대편이 주장했던 내용들에 관해 메모했던 중심 단어들을 가지고 질문을 정한다.
양쪽 조장은 두 줄로 앉아 있을 때 뒤쪽의 중앙에 앉아서, 발표하는 순서가 엉켰을 때나 정해진 시간에 발표하기로 했던 논점들이 빠지지 않고 수업이 이뤄지도록 ‘조정’하는 소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실제로 디베이트 수업을 할 때마다 조장의 지시에 따라 학생들이 적절하게 발표를 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된다.
특히 조장은 준비한 질문이나 공격사항들이 빠지지 않도록 자기 팀의 친구들을 도와야 한다. 조장은 오케스트라나 합창단의 지휘자가 악기의 종류나 합창단원들의 수준, 노래 내용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연주나 화음을 조절하듯이 디베이트 논점의 전반적인 내용과 팀원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초 단위로 시간을 계산한 뒤 긴밀하게 대처하며 팀을 운영해야 한다. 이때 조장은 시간이 여유롭지 않을 때를 대비해 발표순서, 발표자, 상대편 주장 가운데 부적합하거나 오류, 반박, 질문 내용, 시간, 자료 등을 적은 표를 준비하면 좋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쌓은 경험은 리더십 훈련이 되고, 아울러 종합적 사고력이 생기고 발달하며 전체 상황이나 흐름을 읽어내는 통찰력이 신장된다.
조장은 가능한 많은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맡아서 하도록 한다. 한 번 조장을 했던 친구들은 다음에 조장이 되는 친구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도록 지도한다. 멘토가 된 친구는 조장의 역할 수행을 다음 조장에게 자세하게 안내하도록 교사가 도와줘야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한 학급의 모든 학생들이 한 번 이상은 조장 경험을 하게 돼 전체 학생들의 학력과 감성지수 및 리더십이 크게 향상되고 매우 성숙해진다.
실제 사례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제까지 수많은 학생들이 조장이 돼서 열심히 활동을 했다. 그 가운데 피아노를 잘 치고, 독서량도 많았던 초등 6학년 여학생이 인상 깊다. 그 학생이 조장으로 활동할 때 할머니께서 학교에 오셔서 손녀딸의 긍정적인 변화를 들려줬다.
“선생님, 저희 손녀딸이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무슨 토론주제에 대해 발표를 시킨 뒤에 시간이 길면 길다고 하고 짧으면 짧다고 하며, 내용이 약하면 더욱 보충해서 자기에게 언제 어떤 내용으로 전화를 다시 하라고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학생은 조장으로서 용의주도하게 팀 훈련을 했고 실제 디베이트 수업에서 군대 작전을 진행하는 것처럼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토론을 이끌어갔다. 그날 그 학생의 리더십에 다른 학생들이 모두 놀랐다. 그 뒤 그 학생이 보여준 조장으로서의 구실은 모두가 본받아야할 사례로 남았다. 그 학생은 외고를 수석으로 입학해 지금은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했다.
작전타임 중에 교사도 할 일이 있다. 교사는 학생들이 작전을 짜는 동안에 판정인에게 가서 각 단계별 판정결과 점수를 협의하고 베스트 디베이터도 물어 보는 등 전체 상황이 무리 없이 진행되는지 확인하고 격려해야 한다. 또한 각 팀이 작전타임을 운영하는 형태나 내용도 디베이트 학습에서 이뤄지는 중요한 학습요소이므로 평가 점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을 판정인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황연성 서울 예일초등학교 교사, 건국대 교육대학원 강사, 교육학박사, <신나는 디베이트>, <초등학교 6학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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