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김지현
청소년들, 현실 얽매여 뻔한 직업만 생각해서 걱정
국제기구에서 일하려면 어학실력과 전문성 갖춰야 “어느 정도 환상이 있는 건 괜찮다. 그 속에서 자기 분야가 맞는지 알아보고 조정하면 된다.” 지난 12일 <함께하는 교육>이 만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김지현(31·사진)씨는 “청소년이라면 미래에 자신이 갖게 될 직업에 대해 환상을 가져도 괜찮다”고 말한다. 오히려 청소년들이 너무 현실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빤한 직업군만 생각해서 걱정이라는 의견이다. 김씨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세계유산 등재와 관리, 이행 등에 관련된 일을 한다. 국제기구는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장 가운데 하나다. 특히 최근 문화재 환수가 논쟁거리로 떠오르면서 ‘어떻게 하면 유네스코에 취업할 수 있냐’는 질문을 청소년들에게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오는 8월11일 건국대 새천년기념관에서 롤모델 특강을 할 예정이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어떤 일을 하나? “세계유산 등재와 관리, 이행 등에 관련된 모든 활동을 지원한다. 우리나라도 처음에 세계유산을 등재할 땐 유네스코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국제사회에 한국과 관련된 세계유산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밖에 세계유산지도의 한국어판을 만든다거나 전문가를 초청하는 등의 일을 한다. 그리고 최근 청소년들이 국제기구에 관심이 많아서 전자우편·전화로 문의하거나 직접 찾아오기도 하는데,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도 일이다.(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경북 경주 양동마을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던 일이다. 수년간 노력했기 때문에 등재됐을 때 많이 울컥했다. 전세계적으로 아직까지 무형적인 가치까지 지키며 전통마을에 사는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양동마을은 우리나라만의 유산이 아니라 전세계의 유산이다. 충분히 자부심을 느끼고, 느껴도 된다. 가장 뿌듯했던 건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을 제안했던 거다. 2010년 5월 한국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주도해서 제안했고, 지난해 11월 파리 유네스코 총회에서 받아들여졌다. 이처럼 한국 정부가 유네스코에 기여를 많이 했을 때 뿌듯하다.” -유네스코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언제 하게 됐나? “대학에 가서 유네스코를 처음 알게 됐다. 인문학부에 진학해 다양한 전공을 탐색하던 가운데 임효재 교수님의 고고학 수업을 들었다. 임 교수님은 고인돌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던 분이다. 그분에게 유네스코와 관련된 설명을 들었다. 그때 세계유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일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들어가기 위해 어떻게 준비했나? “미술사 전공으로 대학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에 석사 자격으로 국제기구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유네스코 웹사이트에 들어가 지난 10년간 채용정보를 살펴봤다. 그때 국제관계학 또는 국제정치학이 채용의 중요한 조건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국제대학원으로 진로를 바꿨다. 그밖에 했던 다양한 활동들도 유네스코 입사에 도움이 많이 됐다.” -어떤 활동들이었나? “대학교 1학년 때 경복궁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때 어학 공부도 하고 봉사도 하며 외국 사람을 많이 만났다. 경험을 많이 쌓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정부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센터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그때 문화를 촉매로 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교류한다는 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세계유산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연구직도 맡았고, 그 일이 끝난 뒤 유네스코 유관 엔지오(NGO) 한국지부 활동을 10개월 정도 했다.” -청소년들이 국제기구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관심 분야를 찾고, 전문성을 쌓아야 한다. 어학은 기본이다. 특히 제2외국어를 잘해두면 가산점을 받는다. 어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정하고, 다른 나라 소식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 어학이든 관심분야든 내가 희망하는 어떤 것에 대해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기회를 잡는 게 부끄럽지 않도록 자신을 만들어놨으면 좋겠다.” -청소년들은 국제기구에 환상이 많지 않나? “아이들에겐 문화 교류, 외국 여행 등에 대한 환상이 많다. 어느 정도 환상이 있는 건 괜찮다. 그 속에서 자기 분야가 맞는지 알아보고 조정하면 된다. 어떤 직업이든지 환상은 있다. 오히려 청소년들이 미래에 대해 환상 없이 빤한 직업군만 생각해서 걱정이다. 청소년이라면 좀더 열려 있어야 한다. 달에 토끼가 있을 거란 생각을 품어야 우주인이 된다. 그 과학자들도 청소년 시절엔 달에 토끼가 있다는 환상을 갖고 토끼를 만나고 와야겠다는 생각에서 과학자가 됐을지도 모른다. 환상이 꿈이 되고 꿈이 현실이 된다.” -오는 8월에 롤모델 특강을 한다고 했는데, ‘롤모델’이란 말이 부담스럽지 않나? “나도 아직 부족하다. 아직 꿈을 이룬 게 아니다. 진행형이다. 더 발전할 기회가 있다면 노력하려 한다. 그래서 학생들 앞에 나선다는 게 많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국제기구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한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언니·누나의 조언처럼 들어줬으면 좋겠다.” 정종법 기자 mizzle@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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