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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서울 사립초중고에 ‘특수교육은 없다’

등록 2012-06-22 08:28수정 2012-06-22 08:48

109개 중학교에 특수학급은 0개
고교생도 341명 중 264명 ‘방치’
특수학급 설치의무 무시·전학유도
서울 ㄱ중 1학년 김민준(14·가명)군은 지적·발달장애 2급이다. 날씨 이야기, 간단한 인사 등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교과서 내용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학교에선 늘 꼴찌다. 때때로 과잉행동을 해, 장애에 대한 이해가 있는 교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김군이 다니는 학교에는 특수학급도 없고 특수교사도 없어 김군은 학교에 가도 제대로 수업을 받을 수 없다.

김군의 어머니 ㄴ(43)씨는 집 주변에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가 없어, 일단 가까운 ㄱ중에 아이를 보낸 뒤 특수학급 설치를 요구할 요량이었지만, 학교로부터 핀잔만 들었다. 사립인 이 학교 관계자들은 “남는 교실이 없습니다. 불편하면 전학 가세요”라는 말만 했다. ㄴ씨는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간 뒤부터 늘 학교에서 멍하게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및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자는 거주지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에 다닐 수 있으며, 특수교육대상자를 배정받은 학교는 특수학급 설치, 특수교사 배치 등의 편의를 제공해 장애학생의 교육권 실현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법에만 존재하는 말일 뿐이다.

21일 유은혜 민주통합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2012년도 서울시 초·중·고 특수교육 현황’을 보면, 올 4월 현재 사립 중학교 109곳 가운데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 109곳 가운데 장애학생이 다니고 있는 학교는 모두 56곳, 재학중인 장애학생 수는 112명이었다. 100명이 넘는 장애학생들이 응당 누려야 할 교육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고등학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학교에 비해 사립의 비중이 더 높은 고등학교의 경우, 사립 학교에 다니는 장애학생이 341명으로, 이 가운데 77명만 특수학급에서 특수교사로부터 수업을 받고 있다.

최석윤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 회장은 “현행법은 공사립을 불문하고 단 한 명의 장애학생이 다니더라도 특수학급과 특수교사를 두도록 하고 있는데, 사립 학교의 경우 ‘특수학급으로 쓸 남는 교실이 없다’ ‘장애학생이 있으면 다른 학생들과의 마찰 등 문제가 생기니 전학 가는 게 어떠냐’며 학생의 전학을 유도하는 등 법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장애학생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특수학급에서 교육받을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사립 학교의 경우 특수학급 설치를 권고할 수는 있지만 강제할 방법이 없어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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