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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영어에 푹 빠진 작은 섬마을 학교 아이들

등록 2012-08-13 10:21수정 2012-08-13 14:07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IGSE)에서 마련한 영어캠프에 참여한 풍도분교 학생이 ‘북메이킹’ 수업을 통해 자신만의 영어책을 만들고 있다.  윤선생영어교실 제공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IGSE)에서 마련한 영어캠프에 참여한 풍도분교 학생이 ‘북메이킹’ 수업을 통해 자신만의 영어책을 만들고 있다. 윤선생영어교실 제공
인천에서 배를 타고 2시간30분을 들어가야 하는 작은 섬, 풍도. 경기도 안산시 풍도의 유일한 학교인 대남초등학교 풍도분교에는 남학생 2명과 여학생 1명이 재학중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없는 탓에 4~5명의 유치부 어린이들은 육지와 섬을 오가며 지내고 있다.

얼마 전, 경제논리를 앞세워 시골 작은 학교 통폐합 논의가 진행돼 논란이 있었다. 반대 여론에 밀려 주춤하지만,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방안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3일, 이 작은 섬 풍도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IGSE) 재학생과 졸업생, 교수진으로 구성된 8명의 봉사단이 풍도 학생들을 위해 4박5일간의 영어캠프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영어캠프는 지난 5월부터 준비해온 것이다. 아이지에스이 박남식 총장이 평소 강조해왔던 도서지역 영어교육 봉사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사전답사까지 다녀왔다. 아이들을 미리 만나 개인별로 영어실력을 테스트하고, 프로그램 설계를 위해 관심분야도 조사했다.

이번 봉사에 참여했던 이상미(30)씨는 “아이들이 이런 캠프가 처음이라 잘 따라와줄까 걱정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다행이었다”며 “연구원과 교수가 자녀를 데리고 갔는데, 또래 친구들이 오니까 너무 반가워하고 잘 지내서 서로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들은 ‘북메이킹’ 수업을 통해 풍도의 자랑거리를 자신만의 영어책으로 만드는 체험을 했다. 즉석카메라로 직접 사진을 찍어 붙이고, 그림과 설명을 넣었다. 원래 배정된 시간은 2시간이었는데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도 즐겁게 작업하고 마지막 날 한 시간을 추가 배정해 여섯쪽 정도의 영어책을 완성하기도 했다.

이번 캠프의 핵심 프로그램은 ‘리딩 타임’이었다. 영어책을 접하는 데 부담을 없애주고 영어책 읽기가 즐거운 체험임을 알게 해주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자기 수준에 맞는 영어책을 고르는 방법부터 효과적으로 읽는 방법까지 ‘읽기’에 대한 전 과정을 배웠다. 봉사단은 이를 위해 대학원 졸업생들에게서 사전에 100여권의 원서를 기증받았다. 이 책으로 미니 도서관을 꾸민 뒤 책꽂이마다 아이들이 고른 책에 이름도 붙여줬다. 아이들이 각각 받은 10권의 영어책은 봉사단의 목소리로 직접 녹음까지 했다.

4학년 조수윤양은 이런 캠프 자체가 처음이다. 조양은 “외국인과 같이 게임도 하고, 모르는 영어 단어는 선생님께 물어보면 바로 알려줘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며 “영어책도 보내주고 파일을 카페에 올려줘서 지금도 듣고 있다. 영어공부가 더 재밌어졌고, 앞으로도 이런 캠프에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중학교에 올라가면 영어나 수학을 잘해야 하는데 학원을 못 보내서 걱정이 많았다. 홈쇼핑으로 무작정 영어 전집을 구매해두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라서 쌓아두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캠프가 진행되는 동안 학부모와 학생들이 다 함께 모여 이런 고민을 나누고 집에 있는 책을 가져와서 어떻게 읽어야 할지 물어보기도 했다.

봉사단은 이번 봉사 이후에도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읽기 활동을 지도할 계획이다. 캠프가 끝난 지금, 일주일에 한번씩 원격으로 화상채팅하면서 독후활동에 대해 확인하고 어려운 점이 있으면 조언해준다. 아이지에스이 영어교육연구소의 정원근 연구원은 “독서지도는 하루이틀 해서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일단 캠프를 통해 영어책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영어와 친숙해지는 데 주력하고, 캠프가 끝난 이후에는 아이들이 배운 대로 잘 이행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관리, 지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지에스이는 윤선생영어교실이 영어교육 사업을 통해 얻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2002년 설립한 영어교육 전문대학원으로, 전액 장학금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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