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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출제자 의도 똑똑히 읽고 합격문 열어라!

등록 2012-08-20 10:33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시 논술고사를 치르고 있다.  김명진 <한겨레21>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시 논술고사를 치르고 있다. 김명진 <한겨레21>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함께하는 교육] 2013학년도 수시 특집
논술고사 준비법
‘논술’이란?

논술고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먼저 ‘논술’에 관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논술을 ‘어떤 것에 관하여 의견을 논리적으로 서술함’이라고 풀이해 놓았다. 이러한 사전적 의미에서 확장되어 논술이란 ‘비판적 읽기와 창의적 문제 해결하기를 기반으로 한 논리적 글쓰기’를 가리킨다. 논리는 ‘전제’와 ‘결론’으로 이루어진다. 즉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논리적이라고 할 수가 없다. 전제는 어떠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꼭 필요한 기초 자료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러한 전제에서 이끌어내는 의견을 결론이라고 한다. 예컨대 ‘오늘은 월요일이다. 그러므로 내일은 화요일이다’는 논증에 해당한다. 이때 ‘그러므로’를 기준으로 앞과 뒤에 오는 내용을 각각 전제와 결론이라고 한다. 즉 논증이란 ‘전제이므로 결론이다’와 같은 형식을 띠게 되며, 이러한 사고 내용을 일정한 순서에 따라 기록[서술]하는 것을 논술이라고 하는 것이다. 논증이 무엇인지 이해했다면 아래에 제시하는 전제에서 결론을 이끌어내 보자(빈칸을 자기 나름대로 채워 보자).

전제: 만일 홍길동이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성적이 오를 것이다. 홍길동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결론: 그러므로 홍길동은......

아마 ‘성적이 오르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학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논리적인 사고는 아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도 방법이 나빴거나, 시험을 치르는 날 건강이 좋지 않았다면 성적이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무지하게 운이 좋게도 홍길동이 공부한 내용에서만 시험 문제가 출제되었거나, 홍길동이 부정행위를 저질러서 성적이 오를 가능성도 부인하기 어렵다. 위의 사고를 ‘만일 마당이 젖어 있다면 비가 왔을 것이다. 마당이 젖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비가 오지 않았다’와 견주어 보면 논리적이 아니라는 점이 금방 확인된다. 누군가 마당을 물청소했다면 비가 오지 않아도 마당이 젖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논리적이라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 이를 위해서 두 가지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한다. 결론이 참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전제가 참이라는 것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가? 이 논리에 사용된 전제는 참인가? 이 두 가지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어야 논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전제와 결론이 이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을 ‘논리적이다’ 혹은 ‘타당하다’고 한다. 논술고사란 수험생의 논리적 사고 능력을 평가하려는 시험이다. 따라서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늘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책을 읽을 때는 물론이고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심지어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도 위의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아야 한다. 질문하고 대답할 때 비로소 사고력이 길러지는 법이다.

논술고사 준비하기

각 대학의 기출문제 유형과 요구사항에 따라 답안을 작성하는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그런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출제자의 요구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에 대한 답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논술고사를 채점한 교수님들은 답안 중에 출제자의 요구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것이 많았다고 지적한다.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그럴듯한 답안을 내놓아도 불합격이 되고 만다. 예컨대 요약하라고 했는데 대책을 제시하는 것은 투박하게 말해서 지구력을 발휘해 보라고 했는데 순발력을 뽐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논술시험에서 가장 많이 출제되는 유형과 그에 따라 주의할 점을 정리하면 (표1)과 같다. 출제자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했고, 그에 따라 논리적인 사고를 전개했더라도 표현력이 뒤떨어지면 자기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 논술고사는 분량과 시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정확하고 효과적인 표현 능력을 길러야 한다. 좋은 문장은 ‘몸짱’을 닮았다. 꼭 필요한 근육[내용, 사고]은 골고루 갖추고 있는 반면에 군살[어법에 어긋나거나 군더더기인 표현]은 없을수록 좋다. 아래에 제시하는 문장이 어떤 문제점을 지녔는지 생각해 보라.

㉠ 여기에 대한 나의 의견은 기여입학제에 반대한다는 사실이다.

㉡ 우리나라의 빈부격차는 선진국의 그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 최근에 와서 우리 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아마도 청년 실업 문제일 것이다.

의미가 분명하게 전달되는 글쓰기 연습을 한 사람이라면 위의 문장을 각각 ㉠ 나는 기여입학제에 반대한다. ㉡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빈부격차가 훨씬 심각하다. ㉢ 최근 우리 사회는 청년 실업 문제에 가장 관심이 많다, 이렇게 쓸 것이다. 112자였던 원래 문장이 81자로 줄어들었다. 비유하자면 체중을 32%나 줄인 셈이다. 간결하면서 의미가 정확하게 전달되는 문장은 이처럼 중요하다.

그런데 자기가 쓴 문장에서 자기가 허점을 발견해 내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조언을 듣는 것이 현명하다. 이때 친구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선생님에게 첨삭 지도를 받는 것이 더 좋다. 선생님들이 친구들에 비해 논술답안을 채점하는 분들과 경험이나 지식 면에서 더 가깝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논술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으려면 문제에 담긴 출제자의 요구[의도]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여기에 맞는 논리적 사고를 정확하고 간결한 문장에 담아 표현해야 한다. 즉 비판적 읽기와 창의적 문제 해결하기를 기반으로 한 논리적 글쓰기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목표에 도달하기를 응원한다. 김권섭 중앙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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