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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영화로 청소년들의 상처 어루만지며 함께 성장해가

등록 2012-09-10 08:35수정 2012-09-10 08:41

제14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많은 이들의 관심속에 치러졌다. 사진은 개막식 모습.
제14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많은 이들의 관심속에 치러졌다. 사진은 개막식 모습.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를 가다
‘읽어주는 영화’ 도입해 관심 끌어
청소년이 연출한 작품 톡톡 튀어
청소년과 아이의 시각을 다루고 소통하는 제14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지난 8월23일부터 29일까지 7일간 열렸다. 이번 영화제는 ‘Stand By Me’(내 곁에 있어줘)를 슬로건으로 삼아 세계 성장영화의 중심으로 도약할 것을 표명했다. 모두 40개국 141편의 영화가 상영됐고, 상영관마다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영화는 나이대별로 키즈(유아), 틴즈(청소년), 스트롱(성인)으로 구분돼 상영됐다. 또 ‘감독과의 대화’, 영화인들의 대화 ‘씨네톡톡’ 등의 프로그램들이 영화제의 재미를 더했다.

김영배 조직위원장은 개막식에서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터전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 영화제의 의미를 강조했다. 개막식 후 상영된 개막작 <카우보이> 역시 큰 호평을 받았다. <카우보이>의 바우데베인 콜러 감독은 “어머니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주인공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히며 “외로운 환경에서 둥지에 떨어진 까마귀를 키우며 희망을 품었던 주인공처럼 청소년들도 꿈과 열정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읽어주는 영화’는 부모와 어린이들에게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이것은 동화구연가가 영화 내용을 어린이의 수준에 맞추어 쉽게 말로 풀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영화의 더빙과는 다른 ‘읽어주는 영화’를 본 아이들은 “다른 나라 영화여서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한글로 말해주니 더 재밌고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화구연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아이들의 입가엔 웃음이 가득했다.

청소년 감독들이 연출한 8편의 단편영화인 경쟁 ‘13+3’에서는 청소년답게 톡톡 튀는 주제를 다뤘다. 순정만화, 성적 비관, 티브이에 빠진 가족 등 청소년들의 현재의 고민과 더불어 그들만의 환상 속 세계를 흥미롭게 다룬 영화들이 상영됐다.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에서 한 가수의 광팬임을 숨기고 살아가는 고등학생의 모습을 그린 다큐멘터리 <이유 있는 열광>의 이주리 감독은 “주인공처럼 남몰래 누군가에게 열광하는 이들을 일반인들에게 숨김없이 보여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씨네톡톡’에선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한국의 워쇼스키 형제라 불리는 미스터리 공포영화 <화이트-저주의 멜로디>의 김곡·김선 감독. 메가폰을 잡고 영화 현장을 지휘하던 그들이 이번만큼은 관객의 입장이 됐다. 그들은 상처와 치유를 거듭하며 삶과 죽음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아이의 성장영화인 <아빠 구출 대작전>을 감상한 뒤 30여분 동안 담소를 나눴다. 이후 무대 뒤에서 그들에게 청소년에 대한 유쾌한 생각들을 들을 수 있었다.

김선 감독은 “청소년들에게 공부보다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물론 그렇게 하면 좋은 대학 갈 확률은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확률은 늘어나요. 대학을 가면 의외로 쓸데없는 것들을 많이 배우거든요(웃음). 그래서 더 대학만 바라보고 인생을 살아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공포영화 감독이라는 순탄치만은 않은 길로 자신들의 세계를 개척해 나간 두 감독은 한창 꿈을 찾아 뛰어다닐 청춘들이 대학과 입시에 묻혀 사는 현실을 무척이나 안타까워했다. “영화와 같은 예술 분야는 실패 확률도 높고 여러 가지 걸림돌도 많은데, 그때는 몰랐기 때문에 영화에 뛰어든 것 같아요.” 실패를 두려워해 시도조차 하지 않는 청소년들과 달리 용감하게 자신의 꿈에 뛰어든 김선 감독이 던진 한마디다.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어진 김곡 감독의 답변은 일품이었다. “영화는 성장이에요. 영화는 다 만들어 놓고 짠! 하고 보여주는 결과물이 아니죠. 영화를 만들기까지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는 과정 자체가 영화인 것 같아요. 또 영화를 통해 다른 세계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성장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이번 영화제의 키워드는 ‘청소년의 성장과 치유, 그리고 소통’이다. 영화가 곧 성장이라는 김곡 감독의 말은, 이번 영화제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청소년을 사랑하고, 영화를 사랑하고, 성장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멋진 두 감독 덕에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조금 더 풍성해졌다. 8기 학생수습기자 고유리(대원외고) 김래현(진성고) 권대옥(당동중) 황운중(영동고)

인터뷰 | 김종현 집행위원장

김종현 집행위원장
김종현 집행위원장

지난 25일 김종현(사진) 집행위원장을 만나 이번 영화제에 대한 궁금증을 나눴다. 8월의 더위도 한풀 꺾였지만 유난히 더웠고, 창밖으로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김종현 위원장은 “청소년 영화제에는 청소년 기자가 어울리죠”라는 말로 반갑게 맞아주며 자상하게 인터뷰에 응해줬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의미에 대해 말해 달라.

“이번 영화제는 비단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청소년의 시각으로 청소년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영화는 <도가니>처럼 사회적 기능도 있다. 최근 왕따, 학교폭력, 자살 등의 청소년 문제들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영화를 통해 청소년을 이해하고, 그들을 치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 영화제가 다른 영화제와 차이점이 있다면?

“국제 교류 캠프, 국제 세미나 그리고 미디어 교육 포럼 같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 영화제는 단순히 영화 상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인 소통 그리고 해외의 다양한 친구들과 교류하고자 하는 특별한 노력들이 담겨 있다.”

-청소년들이 만든 영화들, 즉 13+에 수록된 단편 작품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10대 영화 제작자들이 아마추어이긴 하지만, 기술적으로 많이 발전해서 어른들의 영화와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영화는 내용의 독창성이 있고, 진솔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한국 청소년들의 단편영화 제작 실력은 해외에서도 높이 평가될 정도다.”

-이 영화제에 참가했던 청소년들 중 현재 영화계에 자리잡은 사람이 있다면?

“영화 <해결사>의 권혁재 감독도 저희 영화제를 거쳐 간 사람이다. 그래서 지난번 ‘감독과의 대화’에 왔을 때 마치 선후배가 모여 편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또한 감독뿐만 아니라 배우 한효주씨는 학생 시절 우리 영화제에서 했던 영화제작캠프에 참여했고, 박보영씨는 경쟁부문 출품작에 출연한 바 있다. 청소년 영화제가 한국 영화계의 디딤돌 구실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란 뭐라고 생각하나?

“영화란 ‘세상을 볼 수 있는 창’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영화를 보게 되면, 전세계의 문화나 사회적 이슈도 볼 수 있고, 공상과학영화를 보면서 미래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영화는 세상을 볼 수 있는 창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다은(삼천포여고) 안영진(고양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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