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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역사와 시간을 거스르는 신비한 시간여행

등록 2012-09-10 08:54수정 2012-09-10 08:56

전남 강진군 병영마을의 병영성지.
전남 강진군 병영마을의 병영성지.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33. 전남 강진 병영마을
햇살이 싱그러운 날, 전남 강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천년의 신비, 상감청자를 만드는 그곳 강진에 병영마을이 있다. 마을의 중심인 병영성(사적 397호)은 둘레가 2800척에 높이는 18척, 옹성 12개로 조선왕조 500년간 제주도를 포함해 53주 6진을 총괄했던 군사 거점지였다. 병영성 주위로는 3000여호가 살았으니 지금의 열배에 이르는 인구이며 유럽에서 온 외국인도 30여명이나 있었다 하니 아이들의 눈이 커진다. 호기심과 궁금함이 뭉글뭉글 올라온다.

병영성을 지나 모퉁이를 돌아서면 350여년 전, 17세기가 펼쳐진다. 누군가 납작한 돌을 골라 빗살무늬처럼 비스듬히 눕히며 돌담을 쌓고 있다. 우리네 돌담과 모양이 다른 이것을 ‘네덜란드식’ 혹은 ‘하멜식 담쌓기’라 부른다. 하멜? 조선의 존재를 처음으로 유럽에 알린 책 <하멜 표류기>를 쓴 바로 그 하멜(Hendrick Hamel·1630~1692)이 돌담을 쌓고 있다. 1653년 암스테르담을 출발한 스페르웨르호는 폭풍을 만나 산산조각이 되었고 생존자들은 서울로 압송되었다가 이곳 강진에 억류되었다. 커다란 은행나무 아래에서 하멜 일행이 잠시 쉬고 있다. 8년간이나 머무르며 절반의 조선인이 된 이들은 개울가에 솥을 걸고 한복바지를 둥둥 걷어 올리고는 우리네처럼 천렵도 즐기고 있다. 이후 7명이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가니 조선생활 13년20일 만의 일이다.

마을의 작은 식당에선 남도식 김치와 젓갈, 무순, 청국장이 상에 올라온다. 이러한 음식을 처음 입에 넣었을 때의 하멜 표정과, 13년 만에 돌아간 네덜란드에서 남도 육자배기 한 자락과 오묘한 남도의 맛을 기억해 내고 또 그리워했을까도 궁금해진다. 따끈한 가을볕이 내리는 돌담을 걸으며 그저 아이들 손을 잡고 눈을 지그시 감으며 시간과 역사를 거슬러 30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그가 왜 왔는지, 배에는 무엇을 실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물길로 어찌 탈출했는지 아이들도 궁금해질 것이다. 앵무새처럼 책에 나온 이야기를 달달 외는 여행이 아닌, 정말로 신나고 흥미로운 시간여행이 될 것이다. 글·사진 이동미/<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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