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고등학생의 빈소가 차려진 대구 ㄱ병원 장례식장으로 4일 오후 조문객들이 들어서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애초 17개 교육청 전부 감사대상
‘전국체전 개최지 제외’ 관행 탓
“학생들 죽음은 교육청도 책임
잘못된 관행으로 국회의무 방기”
‘전국체전 개최지 제외’ 관행 탓
“학생들 죽음은 교육청도 책임
잘못된 관행으로 국회의무 방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전국체육대회 개최 지역이라는 이유로 올해 국정감사 대상에서 대구시교육청(교육감 우동기)을 제외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대구지역에서 10명의 학생이 잇따라 자살해 ‘교육청 책임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 비춰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따르면, 교과위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올해 국정감사 피감기관에서 대구시교육청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국정감사 일정 초안에는 대구시교육청이 피감기관에 포함돼 있었으나, 이후 새누리당 쪽이 전국체육대회 개최 지역 교육청은 지난 10여년간 국정감사에서 제외돼왔다는 관행을 이유로 피감기관에서 뺄 것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전국체육대회는 10월11~17일 대구에서 열린다.
교과위 야당 간사인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처음에는 전국체육대회 개최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17개 시·도교육청을 모두 대상에 포함시켰다”며 “이후 여당의 요청으로 대구시교육청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대구시교육청의 피감기관 제외에 반대했지만, 여야를 불문하고 10년 이상 지속돼온 관행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대구가 지역구인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는 “당연히 피감기관에서 제외될 줄 알았던 대구 쪽에서 연락이 와 이를 간사에게 전달했고, 여야 간사 협의 과정에서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회 교과위는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전국체육대회가 열리는 지역의 교육청에 대해서는 국감을 실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학생들의 잇단 죽음이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억압적인 교육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시교육청의 책임을 추궁해야 할 교과위가 단지 관행을 이유로 감사를 포기하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재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팀장은 “학생 자살이 잇따르는데도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다른 지역보다 자살이 많지 않다’는 등 면피성 발언을 하고, 제대로 된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며 “특별감사를 해도 모자랄 판에 정기 국감마저 제외해줘 국회의 의무를 방기했다”고 지적했다.
대구에서는 지난 14일 고3 남학생이 성적을 비관해 자살하는 등 지난 9개월 동안 학업 부담, 학교폭력 등으로 10명의 중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교육운동단체들이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은 고교 기숙사 확대,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 등 잘못된 교육정책 탓’이라며 우동기 교육감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이어져왔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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