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문 육성” 등 이유로
지난해 일반고와 차별지원
“고교서열화 부추겨” 비판
지난해 일반고와 차별지원
“고교서열화 부추겨” 비판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에 따라 지정·설립된 기숙형고·자율형고·마이스터고 등에 기초·광역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편중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교육을 통해 공교육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명분으로 도입됐지만, 마이스터고를 제외하면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학교에 예산이 편중 지원됨에 따라 일반고 차별은 물론 고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6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민주통합당)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2011년 전국 고등학교 결산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광역·기초 지자체가 ‘고교 다양화’ 학교에 지원한 재정지원액이 일반고에 견줘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쏠림 현상은 자율형사립고·기숙형사립고·마이스터고·기숙형공립고·자율형공립고 차례로 심했다.
지난해 지자체들이 자율형사립고에 지원한 금액은 전체 고교에 지원한 금액보다 학교당 평균 1억8601만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숙형사립고에 지원한 금액은 전체 고교에 지원한 금액과 견줘 학교당 평균 1억2646만원, 마이스터고는 1억9만원, 기숙형공립고는 6032만원, 자율형공립고는 3102만원 더 많았다.
서울지역의 경우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은 자율형사립고는 한양대사범대부속고(4억6047만원)였다. 서울지역 기초·광역 지자체가 고교 1곳에 지원한 금액은 평균 2억1076만원에 그쳤다. 한양대사범대부속고가 서울지역 평균보다 2억4971만원이나 많은 돈을 지원받은 것이다. 하나고도 지난해 4억1717만원을 지원받아 서울 평균보다 2억641만원이 많았다.
자율형사립고는 교과과정 운영 등에 자율성을 주되, 국가로부터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를 지원받지 않고 법인 전입금과 학생들의 수업료 등으로 운영하게 돼 있는 학교지만, 지자체들은 지역 명문고 육성 등을 이유로 이미 비싼 수업료를 받는 자사고에 교육경비보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을 밤늦게까지 공부시켜 ‘기숙학원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기숙형사립고들에도 지자체의 지원이 쏠렸다. 전남의 우수 기숙학교로 알려진 능주고는 지난해 기초자치단체로부터 7억7210만원에 이르는 금액을 지원받았다. 이 지역 지자체가 고교 1곳에 지원하는 평균 금액(1억4827만원)과 견줘 6억2383만원이 많다. 역시 기숙형사립고인 전남 벌교고도 7억2865만원을 지원받았다.
이명박 정부가 고졸자 취업을 강조함에 따라 육성되고 있는 마이스터고도 마찬가지였다. 인천에 있는 인천전자마이스터고는 지난해 8억300만원을 지원받았다. 반면 인천 지자체가 고교 1곳에 지원한 평균 금액은 1억2228만원에 그쳤다.
유은혜 의원은 “특정 학교에 대한 차별적인 재정지원은 교육여건의 격차를 불러오고, 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성적 격차로 이어져, 결국 고등학교도 대학처럼 서열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이 차별적 재정지원으로 귀결돼 중등교육의 보편적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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