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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과부, 자사고 꼬집은 보고서 숨겼다

등록 2012-10-05 08:22

‘운영현황 분석’ 용역 맡겨놓곤
“귀족학교·입시명문고화” 지적에
관리 사이트에서 한달만에 삭제
“반드시 공개할 의무 없다” 해명
교육과학기술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입시명문고화’ 우려를 제기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정부가 운영하는 정책연구용역 종합관리시스템(프리즘)에 올렸다가 한달 만에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역점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결과가 나오자 감추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정진후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교과부는 지난해 5월 정수현 서울교대 교수 등에게 정책연구비 1000만원을 지원해 ‘자율형사립고 운영현황 분석 및 발전방안 연구’ 용역을 맡겼다. 이 연구용역 보고서는 모든 중앙부처의 정책연구용역보고서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리즘에 지난 3월 올려졌다가, 한달여 만인 지난 4월 초 목록에서 삭제됐다.

이 보고서는 자사고의 운영현황을 학생, 교원, 교육과정, 교육성과, 학교 재정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 보고서를 보면, 여러 유형의 고교 가운데 자사고의 2011년 1학년 국·영·수 수업 편중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는 전체 수업 중 국·영·수 비중이 47.9%(인문사회과정 기준)로, 일반고보다 4.8%포인트 높았다.

반면, 진학진로지도와 관련된 교양과목 개설 여부를 보면, 자사고의 개설 비율이 48%로, 기숙형고(69.9%), 일반고(65%), 자율형공립고(58.9%)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자사고는 진학진로상담교사 배치율도 40%로 다른 학교 유형에 비해 가장 낮았다.

보고서는 이런 운영현황을 토대로 “많은 자사고들이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그러한 수월성 교육에 대해 결국 학력 및 사회경제적 배경이 우수한 학생들을 대거 확보해 입시 위주 교육을 실시하는 입시명문고화를 의미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론 부분에서도 “사회계층 구성과 자사고 학생집단 구성의 불일치, 교육과정 편성에서 국·영·수 비중의 확대 경향, 학생 개별 맞춤형 진로지도 노력 부족 등은 자사고의 귀족학교화, 입시명문고화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불식하는 데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 보고서를 프리즘에서 삭제한 이유에 대해 “‘행정업무 효율적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라 1000만원 이하의 연구용역 과제는 반드시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목록에서 뺐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과부는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에 1000만원짜리 연구용역으로 발주한 ‘수석교사제 법제화에 따른 시행령 마련을 위한 연구’ 보고서는 프리즘에 계속 올려놓고 있다.

전진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은 “프리즘은 정부가 세금을 들인 연구용역 보고서를 투명하게 시민과 공유하는 곳으로, 이미 올린 보고서 목록을 삭제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며 “보고서 자진 삭제는 연구용역의 내용이 해당 부서의 정책 방향과 맞지 않거나, 연구용역 자체가 부실했다고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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