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둑어 낚시를 하는 아이들. 망둑어는 미끼를 덥석 잘 물어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기 때문에 아이들도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37 인천 석모도 망둑어 낚시
37 인천 석모도 망둑어 낚시
망둑어가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있다.(우리가 흔히 망둥어라고 하지만 표준말은 망둑어 또는 망둥이다.) 가을날의 즐거움이 기다린다. 강화도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석모도로 건너가면 장구너머를 비롯해 포인트가 여럿 있다. 기다란 방파제나 갯바위에 앉아 낚시를 하노라면 등은 따끈하고 바닷물은 햇살에 반짝인다. 시간이 멈춘 듯 평화로움만이 온몸을 감싼다.
망둑어 낚시는 주변에서 파는 1000~2000원 정도의 대나무 낚싯대에 그저 갯지렁이를 끼면 되고 낚시 기술도 필요하지 않다. 식탐이 많고 몸에 비해 입이 커다란 망둑어는 조심성 없이 먹잇감을 덥석 물기 때문에 낚시 초보 어린이들도 척척 잡아 올린다. 그저 낚싯대를 살랑살랑 상하좌우로 움직여주면 흠칫흠칫하는 떨림과 함께 망둑어가 걸려 올라온다.
서유구가 낸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 ‘눈이 툭 튀어나와 멀리 바라보려고 애쓰는 모양’이라 하여 망동어(望瞳魚)란 이름이 유래하는데 이맘때면 어른 손바닥 길이가 되며 살이 통통하게 오른 놈은 20㎝ 이상으로 씨알이 제법 굵다.
방금 잡은 망둑어는 몸에 끈적끈적한 점액이 있지만 물에 쉽게 씻어진다. 즉석에서 회로 먹으면 꼬들꼬들하고 맑은 맛을 내는데, 가을이 깊으면 고소한 맛이 강해져 남부 지방에서는 꼬시락, 꼬시래기라 한다. 매운탕을 끓여 먹어도 좋고 햇볕에 꼬들꼬들하게 말려 조림을 해먹거나 노가리처럼 불에 구워먹어도 제격이다. 찜으로 하면 탄력 있는 고운 살 맛을 즐길 수 있다. 해서 겨울 준비를 위해 김장을 담그듯 겨우내 먹을 망둑어를 잡아 꾸덕꾸덕 말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망둑어는 밀물 때에 잘 잡히니 물때를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혹 물때에 맞추느라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석모도 일주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대단위 간척사업으로 바다를 메워 만든 논이 끝없이 펼쳐진다. 한가롭게 흔들리는 황금 들녘에서 해풍에 춤을 추는 논둑의 허수아비처럼 두 팔을 벌리고 서서 이 좋은 가을볕을 가슴에 품어보자. 어부가 되고 농부도 되어 보며 자연 속에 녹아들어보자.
글·사진 이동미/<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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