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서울대 특기자전형의 공대 수학 구술면접 시험에 출제된 문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 문제가 대학교 2~3학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012학년도 자연계 입학전형 분석
풀이·정답도 요구해 본고사 형태
“특목고 출신 합격자가 절반 육박”
풀이·정답도 요구해 본고사 형태
“특목고 출신 합격자가 절반 육박”
서울대가 2012학년도 신입생 수시 모집인원의 62.3%(1173명)를 선발한 특기자전형에서, 자연계 구술면접 문제의 절반가량을 대학 수준에서 출제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구술면접 문제 가운데 정답을 요구하는 본고사형 문제도 80%에 이르렀다.
교육운동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실은 23일 서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2학년도 서울대 특기자전형 자연계 구술면접시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구술면접시험에 출제된 57문항 가운데 50.9%인 29문항이 대학 교육과정 수준에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학 과목 구술면접은 11문항 중 10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생물도 14문항 중 9문항이, 물리는 12문항 중 6문항이 대학 수준의 문제였다.
예를 들어, 자연과학대학의 수학 구술면접에는 ‘적분으로 정의된 함수를 모두 구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적분 함수를 구하는 과정은 대학 1학년 때 배우는 미적분 교재에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특기자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평가만으로 모집인원의 일정 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과 구술면접을 각각 50%씩 반영해 최종 선발한다. 서울대는 올해 실시되는 2013학년도 입시에서도 특기자전형을 ‘일반전형’으로 이름만 바꿔 같은 방법으로 수시 모집인원의 69.9%(1744명)를 뽑을 계획이다.
문제 유형이 구술면접의 취지에 맞지 않게, 문제풀이 과정과 정답을 요구하는 본고사 형태인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수학은 11문제 모두가, 물리와 화학은 각각 91.7%, 83.3%가 본고사형이었다.
구술면접은 학생이 미리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 들어가서 시험지를 받고 30분 동안 문제를 푼 뒤 채점관(전공 교수) 앞에서 15분 동안 풀이 과정 등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런 방식의 구술면접은 ‘말로 푸는 시험’으로 사실상 지필고사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의원은 “지난 2년간 서울대 고교 유형별 합격자 현황을 보면, 특기자전형 자연계의 경우 특목고 출신 합격자 비율이 절반에 육박한다”며 “서울대의 선발방식은 대학이 학생을 뽑을 때 초·중등교육이 추구하는 본래 목적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위반한 것으로 규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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