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독립적이면서 친밀한 관계, 생각보다 어려워요”

등록 2012-11-05 11:22수정 2012-11-05 11:28

‘가족력(力)’  이 있는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거친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사진은 한 엄마가 수능 시험을 치르고 나오는 딸을 보듬어주는 모습이다.
‘가족력(力)’ 이 있는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거친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사진은 한 엄마가 수능 시험을 치르고 나오는 딸을 보듬어주는 모습이다.
인터뷰 ‘가족력(力)’ 쓴 한국아동상담센터 부원장 김성은씨
‘가족력(力)’의 90%는 부모에게 달려 있어
건강한 가족공동체의 조건 책으로 풀어 써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뭔가?

“전에 썼던 책들은 줄곧 ‘육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육아의 가치도 물론 중요하다. 근데 근본적으로 지금 세대와 그 전 세대 사이를 연결해서 생각해볼 만한 책을 쓰고 싶었다. 그 둘을 연결해서 들여다보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양육을 하고 싶어도 안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양육에 대해 노력을 해도 다람쥐 쳇바퀴 돌듯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례를 많이 봐 왔다. 가족관계에 대한 고민을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이라고 할 때 막연히 친밀하고 끈끈해야 한다고 생각을 많이 한다. 그것 때문에 서로를 힘들게 하는 일도 많다. 그런 점에 방점을 찍고 어떤 관계가 바람직한지, 진짜 가족의 힘은 뭔지 등을 말해보고 싶었다.”

‘가족력’에서 ‘힘 력(力)’ 자를 썼다. 특별히 이런 표현을 쓴 이유가 있나?

“가족이 한 사람을 망가뜨릴 수도 있고, 한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가족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가족을 통해 그걸 풀기도 한다. 사실 100%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나마 좀 건강한 방식으로 삶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어떤 단계들을 넘어설 수 있는 힘을 비축할 수는 있다. 그 힘이 가족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힘이 있으면 가족 바깥에서 받은 상처도 충분히 녹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 초점을 두고 ‘가족력(力)’이라는 표현을 쓴 거다.”

24년 동안 상담전문가로 활동중이다. 어떤 상담 사례들이 많나?

“하루에 여덟 사례 정도를 상담한다. 케이스는 참 다양하다. 보통 처음에는 아이 문제를 해결하러 왔다가 가족상담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문제 해결 방법이 제시돼야 하는데 그게 가족 안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엄마, 아빠 개인상담도 하고, 부부상담도 한다. 이혼을 하기 위해서 하는 상담도 있다. 원활한 이혼을 고민해보는 거다. 무엇보다 아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신다.”

자녀문제와 관련해서 최근의 상담 경향도 있을 것 같다.

“계절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학교 들어가기 직전인 2월에는 발달이 떨어지는 등의 고민 때문에 오는 분들이 많다. 3, 4월이 되면 학교 적응 문제 때문에 방문하는 이들이 많다. 여름방학 즈음해서는 청소년들이 많다. 청소년들의 경우, 응급상황이 아닌 이상 학기 끝날 때를 기다렸다가 이때쯤 상담을 한다.”

“가족력의 90%는 부모에 달렸다”고 표현했다. 부모의 중요성이 강조되다 보니 부모교육에 관심들이 많다. 부모교육에 대한 오해도 있지 않나?

“많은 이들이 부모교육을 미리부터 받으려고 한다. 사실 사전에 해서는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현실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꼬맹이한테 사춘기 이야기를 해봤자 소용이 없는 것과 같다. 결혼 전이라면 배우자가 될 사람과 내가 어떤 상황에서 자랐는지를 들여다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정말 부모로부터 독립된 사람인가를 들여다보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헬리콥터 엄마’ ‘캥거루 엄마’ 등 자신의 인생과 아이의 인생을 분리하지 못하는 부모 유형들이 많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동양의 특성일 수도 있다. 일본과 중국도 이런 경향이 굉장히 심하다. 동양에서 갖고 있는 전반적인 사상들을 보면 ‘가족의 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코 나쁜 건 아닌데 사회가 많이 달라졌는데도 오로지 정을 생각하는 부분만 남아 있어 문제다. 건강한 부분들은 어디로 다 사라졌다. 동양적 사고에서는 ‘가족끼리는 끈끈해야 해. 도와야 해’라는 정서가 있는데 실제 삶은 그렇게 안 살고 있다. 예를 들어, 어릴 때부터 외국식으로 키운다고 따로 재우기 시작한다. 이 자체가 서로 분리하고 독립을 시키는 건데 이러면서도 속으로는 집착을 한다. 그러다 아이가 학교에 간 뒤 교육 문제를 앞에 두면 집착이 겉으로 드러난다.”

반대로 우리나라 부모들의 에너지를 칭찬하는 이들도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사람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이를 업고 포대기를 묶는 걸 보면 많이 다르다. 그쪽 사람들은 대충 묶는다. 우리는 굉장히 섬세하게 묶고 또 묶는다. 묶을 때 여러 가지 기술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자체가 굉장히 부지런하고, 가만히 안주하지 않는 성격들이다. 교육은 그 성격이 반영된 대표적인 분야다. 근데 교육을 시키는 게 나쁜 건 아니다. 다만, 현재 내 아이의 상황에 맞춰서 부지런을 떠는 게 아니라서 문제인 것 같다. 아이들 중에는 일인자가 돼야 하는 아이가 있다. 성향상 리더가 돼야 하고, 능력도 되는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은 굳이 그냥 둘 필요가 없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개개인의 성향과 상황을 고려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다. 내 아이가 어떤 성향인지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 그걸 안 보고 무조건 누르기만 하면 사춘기 때 반항하고 폭발해버린다.”

사춘기 아이들의 폭력성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한다. ‘가족력’과는 어떻게 연결을 지을 수 있나?

“요즘 스트레스 다양한 방식으로 분출하는 아이들이 많아진다. 예를 들어, 밤에 떼를 지어 돌아다니다가 화나면 일 저지르는 일이 다반사다. 폭력도 마찬가지다. 이런 일들을 통해 그 아이가 속한 가정의 ‘가족력(力)’을 들여다볼 수 있다. 아이의 문제를 절대 외부로 돌릴 수는 없다. 가정 안에서 일어난 문제들이 기본이 돼 있다. 그 상황에서 외부 문제가 기름을 붓는 거다.”

건강한 가족상은 뭔가?

“친밀하되 밀착되지 않고, 독립적일 수 있되 친밀할 수 있는 가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친밀함 쪽으로 지나치게 많이 가다가 이게 부담스러워서 싸우고 결국엔 뒤틀어지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독립적이면서 친밀하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노력이 필요한 문제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

사춘기 아이와 멀어지기 쉬운 부모 유형

불안이 많은 유형

“오늘 신문에 학교 폭력 관련 기사가 났네요. 갑자기 우리 아이에게도 뭔가 일어날 것 같아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라고 불안해하는 부모. 부모가 이러는 것은 자신의 부모와 신뢰감이 잘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이를 못 믿는 게 아니고 나 자신을 못 믿는 것이고, 내 부모와의 관계가 돈독하지 못한 건 아니었나 생각해봐라.

통제형

“주변 부모들은 사춘기 아이를 대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나는 왜 그러나 싶습니다. 그냥 엄하게 다스리면 되지요”라고 말하는 부모. 부모가 통제를 당하고 눌려 자라면 아이한테 주도권을 잡고 휘두르는 데 힘을 쏟는다. 아이가 내 말을 잘 듣는 건 내 만족이다. 아이가 상처받는 걸 생각해보라. 아이 마음이 어떻게 눌리는지를 고민해보라.

착각형

“주변 사람들이 날 친절하다고 합니다. 아이에게도 잘한다고 합니다”라고 말하는 부모. 스스로 자녀와의 관계가 좋다고 여기고 자녀를 통제하는 부모다. ‘우리 아이는 사춘기 같은 것은 안 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아이는 유달리 속이 깊고 부모를 생각한다고 착각한다. 이런 착각형 부모는 자녀한테 보이지 않는 올가미를 매어준다.

완벽형

“우리 애가 학원에 간다고 했는데, 학원에선 안 왔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분명 약속된 시간인데 왜 지키지 않고, 어디로 간 걸까요? 그런데 우리 아이는 ‘그냥…’이라는 말만 합니다. 속이 터질 것 같아 이유를 대라고 했더니 겨우 ‘학원이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서…’라고 하네요. 이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앞뒤가 다 맞아야만 하는 부모 유형. 사춘기의 말도 안 되는 행동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 사춘기에는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설렁설렁 넘어가듯이 아이를 키울 수 있어야 한다.

긍정형

“난 별명이 캔디입니다. 별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지요. 아이에게도 사소한 것까지 격려합니다.” 긍정적인 태도나 삶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100% 좋은 것도 아니다. 상황에 잘 맞추지 못하면 역효과가 난다. 어릴 때는 부모의 칭찬을 무조건 좋아하다가도 사춘기로 들어서면 부모의 칭찬에 대한 진실성에 의심을 보낼 수 있다. 지나친 긍정은 아이로 하여금 더 주눅 들게 할 수도 있다.

<가족력(力)>참고

<한겨레 인기기사>

2002년 방식으로 단일화 설문하면 안 53.2% >문 39.8%
주택채권 소비자는 ‘봉’…증권사 20곳 금리조작
전 공군장성 “다른나라 침략 식민지 만들자”
학교경비, 책임은 교장급인데 월급은 78만원
엄태웅, 깜짝 결혼발표…예비신부는 발레리나
‘뉴 SM5’ 르노삼성 구세주 될까
[화보] 내곡동 진실 밝혀질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