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이수호 후보(왼쪽)와 문용린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첫 양자 토론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문용린-이수호 후보 초청 토론회…교육정책 물어보니
12월19일에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서울시교육감 재선거가 치러진다. <한겨레>는 4일 보수 단일후보인 문용린 후보와 진보 단일후보인 이수호 후보를 초청해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시사평론가 김종배씨의 사회로 오전 10시부터 100분 동안 한겨레신문사 5층 한겨레티브이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김현섭 서울 구현고 교사(좋은교사운동 좋은학교만들기 위원장),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 정승훈씨, 서울 상암고 1학년 최지수양이 패널로 참석했다. 토론회 영상은 한겨레티브이 (www.hanitv.com)에서 볼 수 있다.
[녹화방송]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후보에게 묻는다
정승훈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고 일반계고가 슬럼화되는 등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이와 관련한 정책이 궁금하다.
문용린 자사고는 사립학교에 경쟁력을 불어넣어서 잘 가르치기 위해 설립됐다. 각자 다른 설립목적에 따라 자율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자사고가 한꺼번에 많아지다 보니까 일반계고에서 상당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자사고는 취지를 살리되 문제는 전향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특목고는 파행적으로 가지 않도록 엄정한 감시·감독을 통해 본래 취지가 100% 살아나도록 할 것이다.
이수호 학부모·학생이 제일 힘들어하는 것이 경쟁이다. 경쟁은 서열화 때문에 이뤄진다. 서열화를 공고히 하는 것이 특목고와 자사고다. 특목고는 원래 설립취지대로 운영하면 된다. 자사고는 정말 문제가 많다. 아무런 목적 없이 성적으로만 갈랐기 때문에 설립취지도 없다. 자사고는 이미 지난해 2곳이 폐지됐고 올해도 8곳에서 정원이 미달됐다. 현실에 맞지도 않고 학교를 서열화해 경쟁과 교육비를 늘리는 이런 학교는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변화시키는 것이 옳다.
김현섭 전임 교육감의 역점사업이 혁신학교였다. 혁신학교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문용린 혁신학교를 확대하는 것은 상당히 주저스럽다. 지금 1300개 학교 중에서 61개 학교를 골라서 혁신학교라는 이름으로 파격적인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그 학교들은 혁신을 한다지만, 혁신 덕분에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다른 학교보다 많다. 혁신학교를 추진하는 선생님 그룹이 특정 교원단체 소속이 많다. 학교 현장에서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으며, 혁신학교를 에워싸고, 또 혁신학교 내부에서 선생님들 사이에 긴장과 갈등이 생기는 조짐이 있다. 수도 서울의 학교 혁신 모델로서 훌륭한 모델이 아니다. 장단점과 공과를 유심히 살펴볼 생각이다.
이수호 (문 후보가) 11월12일 기자간담회에서 ‘혁신학교 괜찮다.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오늘은 ‘전혀 아니다’라고 하니 당혹스럽다. 혁신학교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우리 교육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잘되는 학교도 있고 힘든 학교도 있다. 힘든 학교는 보완하면 된다. 서울보다 먼저 시작한 경기도는 2015년까지 전체 학교를 혁신학교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발표를 하고 있다. 서울도 혁신학교 주변으로 이사를 가려는 분들이 많다.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대안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최지수 학교 현장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 혼란스럽다. 혼란스러운 학생인권조례는 문제가 있다. 이수호 후보는 학생인권조례를 어떻게 정착시킬 생각인가? 그리고 문용린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시는데, 그렇다면 학생 인권은 어떻게 보장할 계획인가?
이수호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이 스스로 주인이 되게 하는 것으로 서울시민들이 주민발의 형태로 입안했기 때문에 교육감이 맘대로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감은 조례가 학교에서 잘 시행되도록 할 책임이 있다. 경기도는 학교에 학생인권조례가 거의 정착돼 있다. 과도기적인 진통은 학생, 교사, 학부모 의견을 충분히 들으면서 없앨 수 있다.
문용린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헌법에 의거한 인격적 대우를 받아야 한다. 학생 인권이라고 해서 헌법에 보장된 시민의 인권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모든 시민은 권리와 함께 책임을 지닌다.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은, 권리와 자유는 보장하면서 책임과 의무는 병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수호 학생인권조례에 책임과 의무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조례 4조에는 책무 조항이 있다. 4조5항은 학생이 교사 등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용린
학생인권조례가 불쑥 만들어져
교사 두손 묶여 학생지도 어려워
교육감 되면 독소조항 수정·보완 대형학교 폭력 많고 교육력 저하
혁신학교는 훌륭한 모델 아니다 이수호 교사가 학생 억누르는 건 옛날식
군사문화가 학교까지 영향 끼쳐
존중받는다 느껴야 학생들 변해 학교 서열화가 경쟁교육 부추겨
자사고는 일반고로 단계적 전환 토론회는 패널토론과 함께, 두 후보가 각각 주도권을 갖고 진행하는 양자토론 방식으로도 이뤄졌는데, 양자토론에서 두 후보는 상대 후보 공약의 현실성 등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수호 문 후보의 공약을 보면 너무 비현실적이고 현장을 모른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약 중에 대규모 학교를 소규모 학교로 분리한다는 공약이 있다. 그 실현 방안으로 대형 학교를 그대로 두고 1~2층, 3~4층을 다른 학교로 운영한다고 말씀하셨다. 하나의 학교 건물 안에 서로 다른 2~3개의 학교가 존재하는 교육문화는 한국에 없다. 24시간 돌봄학교도 그럴듯하지만, 학교는 건물만 내주고 위탁운영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지금도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학교 건물을 사용하려고 하면 온갖 규정과 제약으로 가능하지 않다. 다른 단체가 24시간 돌봄학교를 위해 24시간 학교 건물을 계속 이용하는 건 상당히 비현실적이다. 문용린 비현실적이라고 하신 부분은 깊이 생각해보겠다. 비현실적이라도 대한민국 교육을 바르게 하고, 올바른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필요하다면 추진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학교폭력이 많고, 교육력이 떨어지는 곳은 대형 학교다. 국내에도 전교생이 1000명이 넘는 학교가 많다. 될 수 있는 한 학교를 소규모화해, 대형 학교에서 발생하는 관료화 경향, 구조적 문제를 바꾸려는 것이다. 학교 한 곳을 2개의 캠퍼스로 운용해본다거나, 학령인구 감소로 남는 학교를 이용하는 방안 등을 두루 검토하고 있다. 이수호 좀더 실현 가능한 방법은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것이다. 현재 35~40명인 학급당 학생수를 적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인 25명으로 줄이고, 교사를 법정 인원대로 확보하고, 강사·기간제 교사를 줄이는 것 등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좀더 현실적인 방안이다. 문용린 나는 학생인권조례 문제를 얘기하고 싶다. 얼마 전 학교를 방문해서 직접 들은 이야기다. 한 아이가 수업시간에 엠피(MP)3로 음악을 들으며 발을 구르고 있어서 여교사가 못하게 했더니 학생이 학생인권조례를 거론하며 교사의 제지를 막고 다른 아이들은 (동영상을 찍으려고) 휴대전화를 들이댔다고 했다. 실제 상황이다. 학생인권조례가 교사의 두 손을 묶었다. 병원에 가면 의사가 청진기 등 모든 걸 동원해서 환자의 병을 샅샅이 찾는다. 그런데 그걸 하지 말라고 하면 환자를 제대로 진료할 수 있겠나. 교육은 의사가 환자 진료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아이를 지도해야 하는 교사의 손을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묶어 놓은 게 지금 학교 현장이다.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저는 교육감이 되면 인권조례의 독소조항을 분명히 수정·보완할 것이다. 이수호 후보는 현재 약화된 교사의 지도력을 인권조례를 그대로 둔 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묻고 싶다. 이수호 충분히 공감한다. 지금 예로 든 것보다 더 심각한 예도 있다. 교육 전체가 붕괴됐다고 할 정도로 현장이 어렵다. 저도 ‘이건 아니다’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제 교사가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새로운 관점으로 고민할 때다. 교사니까 야단치고 지시하고 억누르는 것은 옛날식이다. 일제의 군국주의에서 비롯된 군사문화가 학교 현장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런 태도로는 안 된다. 교사 시절에 교실에 들어갈 때마다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 아무리 시끄러워도 꼭 노크를 했다. 그러면 아이들이 달라진다. 존중받고 있다,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 아이들은 달라진다. 학생인권조례가 정착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극단적인 예도 중요하지만, 과도기로 삼고 학생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문용린 학생인권조례가 너무 불쑥 만들어졌다. 교사들이 극단적인 아이를 지도할 수 있는 방법과 매뉴얼 등 여러 준비를 해놓고, 교권이 흔들리지 않게 한 뒤 인권조례는 나중에 만들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곽노현 전 교육감 고집으로 통과가 됐다. 이대로 가면 학교가 붕괴될 것인데, 그에 대한 대책을 안 세워놨다. 정리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교사 두손 묶여 학생지도 어려워
교육감 되면 독소조항 수정·보완 대형학교 폭력 많고 교육력 저하
혁신학교는 훌륭한 모델 아니다 이수호 교사가 학생 억누르는 건 옛날식
군사문화가 학교까지 영향 끼쳐
존중받는다 느껴야 학생들 변해 학교 서열화가 경쟁교육 부추겨
자사고는 일반고로 단계적 전환 토론회는 패널토론과 함께, 두 후보가 각각 주도권을 갖고 진행하는 양자토론 방식으로도 이뤄졌는데, 양자토론에서 두 후보는 상대 후보 공약의 현실성 등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수호 문 후보의 공약을 보면 너무 비현실적이고 현장을 모른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약 중에 대규모 학교를 소규모 학교로 분리한다는 공약이 있다. 그 실현 방안으로 대형 학교를 그대로 두고 1~2층, 3~4층을 다른 학교로 운영한다고 말씀하셨다. 하나의 학교 건물 안에 서로 다른 2~3개의 학교가 존재하는 교육문화는 한국에 없다. 24시간 돌봄학교도 그럴듯하지만, 학교는 건물만 내주고 위탁운영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지금도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학교 건물을 사용하려고 하면 온갖 규정과 제약으로 가능하지 않다. 다른 단체가 24시간 돌봄학교를 위해 24시간 학교 건물을 계속 이용하는 건 상당히 비현실적이다. 문용린 비현실적이라고 하신 부분은 깊이 생각해보겠다. 비현실적이라도 대한민국 교육을 바르게 하고, 올바른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필요하다면 추진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학교폭력이 많고, 교육력이 떨어지는 곳은 대형 학교다. 국내에도 전교생이 1000명이 넘는 학교가 많다. 될 수 있는 한 학교를 소규모화해, 대형 학교에서 발생하는 관료화 경향, 구조적 문제를 바꾸려는 것이다. 학교 한 곳을 2개의 캠퍼스로 운용해본다거나, 학령인구 감소로 남는 학교를 이용하는 방안 등을 두루 검토하고 있다. 이수호 좀더 실현 가능한 방법은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것이다. 현재 35~40명인 학급당 학생수를 적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인 25명으로 줄이고, 교사를 법정 인원대로 확보하고, 강사·기간제 교사를 줄이는 것 등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좀더 현실적인 방안이다. 문용린 나는 학생인권조례 문제를 얘기하고 싶다. 얼마 전 학교를 방문해서 직접 들은 이야기다. 한 아이가 수업시간에 엠피(MP)3로 음악을 들으며 발을 구르고 있어서 여교사가 못하게 했더니 학생이 학생인권조례를 거론하며 교사의 제지를 막고 다른 아이들은 (동영상을 찍으려고) 휴대전화를 들이댔다고 했다. 실제 상황이다. 학생인권조례가 교사의 두 손을 묶었다. 병원에 가면 의사가 청진기 등 모든 걸 동원해서 환자의 병을 샅샅이 찾는다. 그런데 그걸 하지 말라고 하면 환자를 제대로 진료할 수 있겠나. 교육은 의사가 환자 진료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아이를 지도해야 하는 교사의 손을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묶어 놓은 게 지금 학교 현장이다.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저는 교육감이 되면 인권조례의 독소조항을 분명히 수정·보완할 것이다. 이수호 후보는 현재 약화된 교사의 지도력을 인권조례를 그대로 둔 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묻고 싶다. 이수호 충분히 공감한다. 지금 예로 든 것보다 더 심각한 예도 있다. 교육 전체가 붕괴됐다고 할 정도로 현장이 어렵다. 저도 ‘이건 아니다’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제 교사가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새로운 관점으로 고민할 때다. 교사니까 야단치고 지시하고 억누르는 것은 옛날식이다. 일제의 군국주의에서 비롯된 군사문화가 학교 현장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런 태도로는 안 된다. 교사 시절에 교실에 들어갈 때마다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 아무리 시끄러워도 꼭 노크를 했다. 그러면 아이들이 달라진다. 존중받고 있다,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 아이들은 달라진다. 학생인권조례가 정착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극단적인 예도 중요하지만, 과도기로 삼고 학생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문용린 학생인권조례가 너무 불쑥 만들어졌다. 교사들이 극단적인 아이를 지도할 수 있는 방법과 매뉴얼 등 여러 준비를 해놓고, 교권이 흔들리지 않게 한 뒤 인권조례는 나중에 만들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곽노현 전 교육감 고집으로 통과가 됐다. 이대로 가면 학교가 붕괴될 것인데, 그에 대한 대책을 안 세워놨다. 정리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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