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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강정마을로 현장학습 갔다고…
교과부, 늦봄학교 지원대상서 제외

등록 2012-12-31 08:31

“북 축사 낭독도 정치중립 훼손” 주장
학교 “정부 인정 문서까지 문제삼나”
선정 늦춰 ‘대선뒤 정치적 결정’ 의혹
교육과학기술부가 비인가 대안학교 재정지원 대상을 선정하면서, 보수언론이 편향적으로 비판한 평화·통일 관련 행사를 이유로 ‘늦봄 문익환 학교’(이하 늦봄학교)를 제외한 사실이 30일 밝혀졌다. 교과부는 통상 10월 전에 지원대상을 발표하고 연내에 예산을 지원해왔으나 올해는 예년보다 늦은 9월에 사업공고를 내고 한해가 끝나가는 12월24일에야 지원대상을 발표해, 대선 이후 정치적 결정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교과부는 ‘학업중단학생 교육지원사업’에 신청한 94개 대안학교 가운데 81곳에 13억4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해당 사업이 시작된 2006년부터 매년 지원금을 받아 온 늦봄학교는 여기에서 제외했다. 교과부 인성교육지원팀 관계자는 “늦봄학교는 올해 제주해군기지 건설 논란이 있는 강정마을로 현장학습을 다녀오고, 학교 졸업식에서 북쪽에서 전달한 축사를 낭독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기관’에 해당돼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늦봄학교는 통일·민주화운동에 헌신한 늦봄 문익환 목사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로 2006년 설립한 비인가 대안학교다. 김창오 늦봄학교 교감은 “4월에 간 제주 강정마을 평화기행에서 아이들은 마을 청소, 주민 위로 잔치, 올레길 걷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세상과 소통했다. 우리 학교 교육과정에는 국·영·수 지식교과 수업은 물론 지리산 종주, 땅끝마을 도보기행, 소록도 한센병 환자 봉사활동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북쪽 축사 낭독’에 대해서는 “‘6·15 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교직원분과위원회’가 남측위원회에 팩스로 보낸 것으로, 실무자가 통일부에 보고한 뒤 전달받은 공식문서이고 졸업식의 여러 축사 가운데 하나다. 평화와 통일은 현재 우리가 추구해야 할 공통가치인데, 정부가 인정한 공식문서까지 문제삼으면 어떡하나”라고 반문했다.

늦봄학교의 교육과정은 지난 5월 한 보수언론이 ‘졸업식장서 북 축사 읽고 간첩죄 8년 복역 교사도’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논란이 됐다. 학교 쪽은 “일부 언론은 정정·반론보도를 했고, 최초 보도한 곳과는 민형사소송이 진행중이다. ‘간첩죄 8년 복역 교사’로 지목된 이는 조작간첩 사건인 재일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분으로 재심을 청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교과부는 해당 보도의 영향으로 학교를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언론보도로 인해 사회적 논란이 된 부분을 면밀히 살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지난 8월 ‘학업중단학생 교육지원 제외 기준’에 ‘정치적 중립성’ 항목을 추가했다.

비인가 대안학교의 연대체인 대안교육연대 이치열 사무국장은 “사업 공고와 대상자 선정이 늦다는 현장의 지적에도 교과부가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대선 뒤에 발표해 올해 예산 집행도 못하게 됐다. 제도권 교육 밖으로 나온 학생들의 개성과 가치를 존중하는 교육에 대해 왜곡된 시선으로 딱지 붙이기를 하며 지원에서 제외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원대상 선정이 늦어진 데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늦긴 했지만 대선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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