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에 있는 죽서루. 보물 제213호다.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49 삼척 죽서루
새해가 밝았다. 저마다의 소망을 품은 한해가 시작되었다. 아이들과 뜻깊고 의미 있는 새해를 시작해보자. 동해의 일출명소 중 삼척의 추암 솟대바위 위로 떠오르는 태양이 근사하니 겨울방학을 이용해 아이들과 찾아가보자. 애국가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추암 일출은 동해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검붉은 태양의 힘찬 기운을 가득 품고 있다. 심호흡을 크게 하며 이를 가슴에 가득 채워보자. 한해를 지탱할 기운이 목구멍을 통해 배꼽 밑 단전을 지나며 온몸을 뜨끈하게 채워줄 것이다.
추암 바닷가에서 뜀박질 한번 실컷 하고 시원한 곰치국으로 속을 덥힌 후 삼척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죽서루(竹西樓·보물 제213호)로 가보자. 관동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죽서루는 삼척시의 서편을 흐르는 오십천(五十川)을 굽어보며 절벽에 자리하고 있다. 죽서루에서 멋진 경치를 감상하고 나서는 아이들 손을 잡고 내려와 기둥이 있는 죽서루의 아래편을 살펴보자. 기둥의 길이가 모두 다르다. 삼척부의 객사였던 진주관의 부속 건물로 높은 손님들을 맞는 정자였으니 기둥으로 쓸 나무자재가 부족할 리는 없었을 터, 아이들과 이유를 살펴보자. 울퉁불퉁 바윗덩이 바닥 위에 정자를 세우며 바닥의 돌을 상하게 하지 않고 그 모양 그대로를 살리며 기둥을 세우다 보니 나무 기둥의 길이가 다르고 또 바위 모양에 따라 홈을 파서 기둥을 올렸던 것이다. 죽서루 옆으로는 기암괴석에 동그란 구멍이 있으니 이는 용문바위다. 신라 제30대 문무왕이 동해를 지키는 호국용(護國龍)이 되어 오십천의 죽서루 옆을 지나가다 생겼다 한다. 이 용문을 통과하며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하니 아이와 함께 해보자.
동해 바다에서 떠오르는 힘찬 해를 가슴에 품고 이를 위해 노력하며 그 소원이 잘 이루어지도록 빌어보는 삼척여행이다. 아픔을 모르는 바위 하나라도 상하게 하지 않으려 수고를 마다하지 않던 선조들의 마음을 헤아려 가난한 이들과 부족한 이들을 따뜻하게 보듬고 품어주며 힘이 되려 노력하는 한해가 되도록 해보자.
글·사진 이동미/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한겨레 인기기사>
■ 김여진 “문재인 캠프와 관련있다고 ‘출연금지’”
■ 버스 34대가 싣고온 희망, 철탑위로 쏘아올렸다
■ 조성민 마지막 말 “한국서 살길 없어”
■ “보육료·양육수당 함께 못 받아요”
■ ‘묻지마 범죄’ 20건 분석해보니…
■ ‘막말 궁지’ 윤창중, 공세로 전환?
■ 김태촌 빈소에 근조화환 보낸 유명인 누가 있나
■ 김여진 “문재인 캠프와 관련있다고 ‘출연금지’”
■ 버스 34대가 싣고온 희망, 철탑위로 쏘아올렸다
■ 조성민 마지막 말 “한국서 살길 없어”
■ “보육료·양육수당 함께 못 받아요”
■ ‘묻지마 범죄’ 20건 분석해보니…
■ ‘막말 궁지’ 윤창중, 공세로 전환?
■ 김태촌 빈소에 근조화환 보낸 유명인 누가 있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