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형 수능 유보” 이제 와서 주장
9개 대학 성명에 교과부는 거부
2년 침묵하다 10달 앞두고 표명
″대안·보완책 마련이 우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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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형 수능’ 제도 도입이 예고되고 예비시험까지 치른 지난 2년간은 가만히 있다가 정권이 바뀌는 지금에서야 ‘유보’를 주장하는 것은 학생을 배려하지 않는 ‘대학 이기주의’에 다름 아니다.”(김동춘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사무총장)
경희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서울지역 9개 대학 입학처장들이 지난 10일 ‘올해 고3 학생들이 치르는 선택형 수능 시행을 유보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데 대해, 교육현장에서는 무책임한 태도라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성명서가 나온 당일 ‘유보 불가”라는 방침을 내놓았다.
교과부가 수능을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누어 치르는 선택형 수능 도입을 확정한 것은 3년 전인 2011년 1월이다. 수능 개편안은 3년 전에 발표한다는 ‘3년 예고제’에 따른 조처다. 발표 전 공청회와 입학처장 대상의 정책간담회,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그 뒤로도 의견 표명의 기회는 많았다. 이에 따라 9개 대학 입학처장의 발표 시점을 두고, ‘정치적인 행보’라는 지적이 많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13일 “이미 대학들은 지난해 대교협을 통해 2014학년도 입시에서 선택형 수능 반영 방법까지 발표한 상태다.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학생 선발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시행을 유보하자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물러날 때가 되었으니 할 말을 하자는 정치적인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말 학생들을 생각했다면, 적어도 2014학년도 입시안을 발표하기 전에 입장을 내놨어야 하고, 그 이후에는 ‘유보’가 아니라 ‘보완’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입시전문가도 “인수위가 가동되고 있는 지금 얘기해야, ‘손바닥 뒤집기’도 먹힌다는 판단에서 입장을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대학들의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도 9개 대학을 비판했다. 최창완 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가톨릭대 교수)은 “9개 대학이 발표할 때 대교협은 물론 입학처장협의회 차원의 논의도 없었다. 대학들이 오히려 선택형 수능에 맞춰 준비해 온 일선 고교와 학생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원단체인 한국교총도 지난 11일 성명서를 내고 “지금 와서 선택형 수능을 유보하라는 주장은 오히려 수험생, 학부모,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가중할 우려가 크다. 2011년 확정된 제도를 수능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보하라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고 대학 스스로도 준비 부족에 대한 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동춘 사무총장(대전 대성고 교사)은 “계열별로 A·B 유형이 정해져 있는 국어·수학과는 달리 영어는 선택의 여지가 있는데, 영어 B유형을 선택한 상위권 학생들이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선발에 왜곡이 생긴다고 대학들이 판단한 것 같다. 뒤늦게 그런 문제를 파악했다 하더라도 손쉽게 ‘유보 입장’을 낼 것이 아니라, 대안과 보완책을 고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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