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기업 탐방 프로그램에 참가한 특성화고 학생들이 한전케이디엔(KDN) 본사 홍보관을 방문해 회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한전KDN 제공
특성화고 지원 프로그램
방문 전 사전 조사 통해 회사 분석하고 질문지도 만들어
커리어위크, 창의캠프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 진행 예정
방문 전 사전 조사 통해 회사 분석하고 질문지도 만들어
커리어위크, 창의캠프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 진행 예정
“한전KDN에서 ‘KDN’은 무슨 약자인가요?”
“이 회사의 주수익은 어디서 나나요?”
“공기업과 사기업의 차이가 뭔가요?”
“고졸자를 위한 채용 계획이 궁금하고, 계획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
지난 8일 오후, 한전케이디엔 본사 1층 홍보관에 모인 학생 20여명이 궁금한 점을 쏟아냈다. 건물 옆 전기박물관을 관람하고 이곳을 방문한 뒤 가진 질의응답시간이었다. 기업 담당자는 학생들이 던진 질문에 일일이 대답해주고, 부족한 부분은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홍보관인 ‘그린큐브’에서 스마트그리드나 전기자동차 등 회사 사업과 업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생활에서 쓰이는 제품의 전력사용량이 얼마나 되는지 바로 확인해보기도 했다.
이번 방문은 ‘내 꿈아, 기다려’라는 우수기업 탐방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특성화고 학생을 대상으로 아이티(IT), 기계, 요리, 패션·애니메이션, 관광, 미디어 총 6개 분야로 나눠 팀당 20명의 학생이 4박5일 일정으로 기업탐방을 하는 것이다.
아이티 분야 인솔을 맡은 고형태(26)씨는 “단순히 취업만을 위한 겉핥기식 탐방이 아니라 사전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신문 기사를 찾거나 기업 홈페이지에 들어가 해당 기업에 대한 분석을 하고 궁금한 점을 논의해 함께 질문지를 만든 뒤 방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이들은 이 기간 동안 각 분야에서 6, 7개 정도의 기업을 방문하고 멘토와의 만남도 갖는다.
강서공업고에 다니는 연창은(18)군은 선생님의 추천으로 이번 기업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연군은 정보통신을 전공하며 하드웨어 개발자를 꿈꾸고 있다. 그는 “보통 기업들이 학교와 협약을 맺어서 잘하는 애들 몇몇 데려가고 보통은 개인적으로 기업 홈페이지를 찾거나 선배들 얘기를 듣고 취업을 한다. 요즘은 나라에서 세금을 감면해줘서 고졸을 채용하는 회사도 많아졌다고 들었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거 같다. 내가 통신사, 한전 계열사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과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직업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일여상고 국제관광비즈니스과에 다니는 배서진(18)양도 이제 곧 3학년이라 취업에 관심이 많다. 평소 은행원 1일 체험이나, 청소년 워크숍, 진로 관련 특강 등 꿈 찾는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했다. 특성화고는 세부전공이 있어서 대부분 그 분야에 맞춰서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배양은 “전공은 관광 쪽이지만 컴퓨터 쪽에 관심도 있고 앞으로 아이티나 금융 분야 공기업에서 일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회사를 방문해서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은데, 이런 기회가 있어서 좋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특성화고 학생들 대상이라 취업 분야나 관심사가 비슷해서 정보 공유가 돼서 좋다.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니까 서로 무엇을 배우고 어떤 식으로 취업을 준비하는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 일정 변동이 좀 있는데 앞으로는 체계화됐으면 한다. 또 회사 소개 위주보다 인사 채용 담당자들이 와서 구체적인 내용을 이야기해주면 좋을 거 같다”고 밝혔다.
이번 우수기업 탐방 프로그램 외에도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지난해 특성화고 지원 계획안을 발표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공과 관련되거나 생활 속 창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직접 만들어 겨루는 ‘2012 특성화고 창의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진행하고 우수상품 전시회도 개최했다.
또한 방학을 이용해 진로직업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커리어위크’는 여름방학 기간 중 직업 적성 진단을 하고 분야별 전문가 특강을 듣고, 직업 현장에 가거나 역할 모델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 통학식 체험캠프인 ‘창의 캠프’도 진행하고 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창의적 감수성을 위한 워크숍, 게임, 연기 등으로 팀 활동을 벌이고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창의 아이디어 사례를 탐구할 수 있다.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 스킬(기법) 훈련도 한다.
서울시 학교지원과 담당자는 “고등학교 단계에서의 직업교육은 인재 양성을 위해 중요하다. 우리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창의성을 불어넣고 사전 진로탐색을 통해 동기부여를 주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추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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