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낙원동 떡집 골목.
<53> 서울 낙원동 떡 골목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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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즈음하니 떡 생각이 난다.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듣던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옛날이야기 속 호랑이와 함께 아이 손을 잡고 서울 종로 옆 낙원동 떡집 골목을 찾아보자.
낙원동은 조선 왕조가 몰락하면서 궁중을 나온 상궁이나 나인들이 떡 장사를 했던 곳이라 한다. 북촌과 종로 시전을 잇는 길목에 위치해 있는데 북촌에는 권세깨나 누리는 양반들이 살았고 종로에는 시전 부자들이 살면서 시시때때로 떡을 해먹는 호사를 부렸다는 것이다. ‘남주북병(南酒北餠)이라고 남촌(청계천 남쪽 동네)에는 술이, 북촌(청계천 북쪽 동네)에는 떡이 맛있다는 옛말이 있었으니 이곳에 떡집들이 자리한 건 오래전부터다. 30여곳이 넘었던 떡집들이 많이 줄어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30년이 넘는 전통떡집들이 몰려 있다. 3대째 궁중 떡 전문집인 낙원떡집을 비롯해 역시 100년을 이어온 종로떡집, 신행 떡을 잘하는 남문떡집, 풍년떡집, 선일떡집, 제일떡집들이 올망졸망 정겹다. 그러고 보니 ‘남의 떡으로 설 쇤다’는 우리 옛말이 생각난다. 이웃에서 들어온 떡만으로도 설을 쇨 만큼 넉넉했다는 우리의 훈훈한 이웃사촌 이야기다. 많이 나누어 먹을수록 아이가 장수한다던 돌떡을 비롯해 회갑잔치, 백일 등 경조사 외에도 이사를 핑계 삼아 떡을 돌렸으니 집안 대소사와 잔치에 빠지지 않는 먹거리요, 좋은 일의 상징이며, 끈끈한 정을 나누는 생활의 매개체였다.
시루떡은 찌는 떡이요, 인절미는 치는 떡, 경단은 빚는 떡, 그리고 지지는 떡은 화전 등으로 떡의 종류와 재미나고 다양한 떡 이름을 알아보자. 결혼한 신랑 신부가 신행을 갈 때 가져가는 신행 떡은 찰떡류만 사용하고 칼질을 하지 않으며 차고 넘치게 담는 이유를 살펴보자. 따끈따끈 그리움의 맛이고 정의 맛인 떡을 먹으며 유년 시절 불렀던 ‘인절미 노래’를 함께 부르며 설의 의미와 분위기를 되뇌어 보자. 기념일이 되면 떡보다 케이크를 먼저 떠올리는 시대가 되었지만 떡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다.
글·사진 이동미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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