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문제학생 못 가려내고 사후관리도 안되고
학생 정신건강 검사 ‘엉터리’

등록 2013-02-07 19:50수정 2013-02-07 21:57

학교폭력 발견 위한 정서검사
질문 부실해 실태 파악 못해
관리 필요학생 105만명 분류
상담기관도 태부족 다수 방치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학교폭력 징후 조기 발견’을 위해 전국 초·중·고교 전체 학생(648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에서 교내 상담·관리 등 지속적 관심이 필요한 ‘관심군’ 학생이 105만4000명(16.3%)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7일 밝혔다. ‘관심군’ 학생 가운데 심층상담 등 집중 관리가 필요한 ‘주의군’ 학생은 22만3000명(4.5%)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특성검사 문항이 정교하지 못해, 정작 문제가 있는 학생은 빠져나가고 정상 학생들이 다수 ‘관심군’으로 분류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주의군’ 학생들에 대한 사후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서·행동 특성검사는 초등학생의 경우 학부모가 대신하고, 중·고교생은 직접 한다. 중·고교생 검사 문항은 ‘사람이나 동물을 괴롭히거나 폭력을 휘두른다’ ‘거짓말을 자주 한다’ ‘성적인 충동을 자제하기 어렵다’ 등 38개 질문에 대해 ‘전혀 아니다’ ‘조금 그렇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 등 4개 답변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자신의 정서 상태와 다르게 표기하기 쉽다. 서울 ㅇ중학교의 한 교사는 “가정환경이 폭력적이어서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는데, 이 친구는 검사에서 ‘관심군’으로도 분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대로 평범한 학생이 문제 학생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서울 ㅅ고에서는 첫번째 검사에서 한 학년의 절반이 ‘관심군’으로 분류돼 같은 검사를 두세 차례 다시 실시했다. 조영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학생인권국장은 “이 검사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지시에 거부감이 생겨 잘 따르지 않는 편이다’ ‘원치 않는 생각이나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 등 보통 아이들이 자주 겪는 일들로 ‘정상’, ‘비정상’을 구분한다. 성격이 진지하고 고민이 많은 아이들이 ‘비정상’으로 분류되는 등 과잉 조사로 예산만 낭비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상담전문교사는 “질문이 직접적이고 폭력적이어서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제대로 판별하지 못한다. 검사 문항을 개발한 사람들의 실명을 공개하라는 요구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검사를 통해 ‘주의군’으로 분류돼도 치료예산 지원이 부족해 사후 조처는 부실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에 있는 서울 ㄱ중학교에서는 검사 결과 ‘주의군’ 학생이 전교생 1000여명 가운데 100명 가까이 나왔다. 이 학교의 ㅇ교사는 “100명에 대해 위센터 등 상담기관을 연결해줘야 하는데, 무료 기관은 한두달씩 대기해야 했고 유료 기관은 월 상담료가 13만원에 달했다. 별도 예산도 없어서 100명 가운데 2명의 상담비만 학교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학부모에게 상담기관을 우편 및 전화로 안내한 뒤 ‘안내받았다’는 학부모 확인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위센터는 138곳, 아동·청소년 특화 정신보건센터는 42곳에 불과해, 관심·주의군 학생 105만4000명의 사후 관리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김미화, 연예기자에 “소셜테이너가 뭐예요?”
안철수 ‘미국 구상’ 방향은…4월 재보선 돕나, 뛰어드나
사선띠 두르고 망사스타킹 씌우고…주유소 맞아?
건강보험 비용 아끼려 부실치료 영 정부 ‘1천여명 환자 사망’
“모든 노인에게 20만원 준다더니…거짓말로 우리를 속였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