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학력 및 사교육비 지출별 수능 평균점수
500만원 이상-300만원 이하 26점차…사교육비는 3배
대학 수학능력 시험(수능) 성적이 수험생 부모의 경제력과 사교육비 지출 규모에 정비례한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김경근 교수(교육학)는 부모의 소득 수준이나 학력 등에 따라 분류한 학생집단 사이에 수능 세 영역(언어·수리·외국어)의 표준점수 합계가 26~57점씩 벌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최근 낸 논문 ‘한국사회의 교육격차’에서 밝혔다. 이는 2005 학년도 수능을 치른 일반계 고교 출신 수험생 가운데 전국적 대표성을 지니도록 1537명을 뽑아 조사한 결과다.
논문을 보면, 부모의 월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학생들의 세 영역 표준점수 합계는 평균 291.12점인 반면, 부모의 월소득이 500만원 이상인 학생들은 평균 316.86점을 얻어 26점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월소득 300만~500만원인 가구의 학생들은 중간치인 평균 305.82점을 받았다.
또 아버지의 학력을 기준으로 분류한 결과, 박사학위 소지자의 자녀들(평균 336.29점)과 중학교 졸업자의 자녀들(평균 279.38점), 초등학교 졸업자의 자녀들(평균 280.21점) 사이엔 56~57점 가량의 격차가 벌어졌다. 4년제 대학 졸업 학력을 가진 부모의 자녀들은 평균 310.68점, 고교 졸업자의 자녀들은 평균 294.96점을 얻어, 부모의 학력과 자녀의 수능점수도 정확히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계층별 수능점수 차이는 사교육비 지출 규모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버지가 초등학교 졸업 학력인 학생들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평균 9만7400원인 데 비해 박사학위 소지자 자녀들은 그 6배인 월평균 56만700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고교 졸업자의 자녀들은 월평균 27만9800원, 4년제 대학 졸업자의 자녀들은 월평균 44만8500원을 썼다.
월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가구(20만3300원)와 500만원 이상인 가구(63만7500원)의 사교육비는 세 배 가량의 격차를 보였다. 월소득 300만~500만원인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6300원이었다. 박용현 기자 pi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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