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를 오랜 시간 동안 잘 운영하고 있는 곳에서는 공부를 비롯해 함께 모여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서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진은 지난해 의정부시 우수 평생학습동아리 지원사업에 선정된 엄마샘아뜰리에품앗이가 지난해 12월 신흥대학교에서 교육발표회를 열었던 모습이다. 엄마샘아뜰리에 제공
가족품앗이 잘 운영하려면?
의욕을 갖고 가족품앗이를 꾸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초심을 잃는 일이 많다. 보통 가족품앗이는 6개월, 1년 단위로 와해된다. 이사 문제, 아이들 진학 문제, 부모들 사이의 트러블 등 여러 이유가 있다. 가족품앗이가 잘 운영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꽤 오랜 시간 동안 가족품앗이를 꾸리고 있는 사람들의 도움말을 들어봤다.
뜻이 맞는 사람과 만나라
가족품앗이를 꾸릴 때 반드시 이래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 단, 오랜 시간 동안 품앗이를 유지해온 사람들은 “가능하면 닮은꼴 가정을 만나라”고 말한다. 아뜰리에 회원 자녀들이 사교육을 전혀 안 받는 건 아니다. 예체능이나 영어 등 엄마들이 가르치기 어려운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학원을 보내기도 한다. 공교육 시스템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윤미경씨는 “공교육이나 사교육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것들을 하기 위해 모인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아뜰리에 회원들은 이 생각에 모두 동의한다. 회원들은 “비슷한 생각을 가졌다는 게 모임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힘인 것 같다”고 했다. 책사랑 이효림씨 생각도 비슷하다. 이씨는 “학습에 너무 과한 욕심을 가졌거나 너무 관심이 없는 경우보다는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의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놀이터에서 시작하라
가족품앗이를 꾸린 뒤 첫 모임부터 수업을 하는 건 좋지 않다. 아뜰리에 윤미경씨는 “만나서 3개월은 놀이터 등을 이용해 같이 놀게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친해진 뒤에는 서로 집을 방문해 친목을 다지는 게 좋다. 아이들끼리는 놀게 하고, 엄마들은 아이를 어떻게 낳았고, 지금은 어떤 점이 어려운지, 앞으로는 뭘 하고 싶은지 등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교육관이나 가치관을 나누는 노력을 하면 좋다. 부모교육은 반드시 하자
부모교육은 엄마 개인의 교육관을 정립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가족품앗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함께 부모교육서 읽기를 하거나 강의를 들으면 좋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전국 건강가정지원센터를 방문해 가족품앗이 관련 프로그램 문의를 하면 부모교육 등도 손쉽게 들을 수 있다. 각 가정의 양육방식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교육이다. 품앗이를 하면 서로의 다른 양육, 교육 방식이 자연스럽게 만난다. 그러면서 배울 수 있는 것도 많다. 윤미경씨는 “어떤 엄마는 잘못을 열 번 했을 때 한 번 혼내고, 어떤 엄마는 잘못을 한 번 했을 때 바로 혼내는데 이런 걸 보면서 서로 다른 교육관을 인정하고, 절충할 수 있는 방법도 나오게 된다”고 했다. 기록으로 남겨두라
가족품앗이를 할 때 필기는 아이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부모도 수업 후기 등을 기록해두는 게 좋다. 수업 후기, 사진 등을 기록으로 남겨두면 수업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펴보고 반성할 기회가 생긴다. “우리가 이렇게 했었지…”라며 추억을 곱씹고 다음을 준비하게 해주는 계기도 마련해준다. 개인적으로 보면 육아백과사전도 자연스럽게 만들어둘 수 있다. 미래를 꿈꾸라
아뜰리에는 가족품앗이를 하면서 다양한 봉사활동에도 참여한다. 올해부터는 의정부지원청과 함께 의정부 지역 교육복지사업의 일환으로 품앗이 사례를 알리는 엄마멘토링 활동도 할 예정이다. 엄마들은 “미래가 없으면 지금 하는 일이 의미나 목적 없이 흐르게 되기 쉽다”며 “가족품앗이 활동을 구심체로 다양한 활동을 준비해보라”고 했다.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다. 다른 가족품앗이와의 교류, 나눔장터, 지역에서 품앗이를 해보려는 엄마들 도와주기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친구 찾아봐 가족품앗이를 꾸려보고 싶은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없을까?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모임을 꾸릴 가족은 어떻게 만날까? 가족품앗이에 대한 막연한 생각은 있지만 엄두를 못 내는 부모들이 많다. 전국 건강가정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는 가족품앗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품앗이 그룹을 연계해주고, 품앗이 활동이 잘 이뤄지도록 프로그램 교육, 리더 교육(부모교육 등) 등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센터 여건에 따라 장소 제공, 교구교재 대여 등도 할 수 있다. 아뜰리에와 책사랑 등도 자신들이 사는 지역의 센터에 소속돼 부모교육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소속된 품앗이들은 매달 활동 관련 일지를 센터 쪽에 제출한다. 책사랑 이효림씨는 “소속돼 있으면 이 활동이 공식적인 활동이라는 의미가 생겨서 좋고 소속감도 있다. 센터 수업들 중 품앗이 운영에 동기부여가 되는 교육도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전국 센터 중앙관리기관인 재단법인 한국건강가정진흥원 건강가정본부 조성은 본부장은 “내가 가진 재능이 부족하다고 겸손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적극적으로 나누다 보면 그 부분을 통해 본인도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며 “부모가 뭔가를 나누는 모습 자체가 아이들한테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센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정부가 지원하는 혜택인데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1577-9337로 문의를 하면 문의하는 사람이 속한 지역 센터로 연결돼 품앗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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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품앗이를 꾸릴 때 반드시 이래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 단, 오랜 시간 동안 품앗이를 유지해온 사람들은 “가능하면 닮은꼴 가정을 만나라”고 말한다. 아뜰리에 회원 자녀들이 사교육을 전혀 안 받는 건 아니다. 예체능이나 영어 등 엄마들이 가르치기 어려운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학원을 보내기도 한다. 공교육 시스템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윤미경씨는 “공교육이나 사교육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것들을 하기 위해 모인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아뜰리에 회원들은 이 생각에 모두 동의한다. 회원들은 “비슷한 생각을 가졌다는 게 모임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힘인 것 같다”고 했다. 책사랑 이효림씨 생각도 비슷하다. 이씨는 “학습에 너무 과한 욕심을 가졌거나 너무 관심이 없는 경우보다는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의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놀이터에서 시작하라
가족품앗이를 꾸린 뒤 첫 모임부터 수업을 하는 건 좋지 않다. 아뜰리에 윤미경씨는 “만나서 3개월은 놀이터 등을 이용해 같이 놀게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친해진 뒤에는 서로 집을 방문해 친목을 다지는 게 좋다. 아이들끼리는 놀게 하고, 엄마들은 아이를 어떻게 낳았고, 지금은 어떤 점이 어려운지, 앞으로는 뭘 하고 싶은지 등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교육관이나 가치관을 나누는 노력을 하면 좋다. 부모교육은 반드시 하자
부모교육은 엄마 개인의 교육관을 정립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가족품앗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함께 부모교육서 읽기를 하거나 강의를 들으면 좋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전국 건강가정지원센터를 방문해 가족품앗이 관련 프로그램 문의를 하면 부모교육 등도 손쉽게 들을 수 있다. 각 가정의 양육방식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교육이다. 품앗이를 하면 서로의 다른 양육, 교육 방식이 자연스럽게 만난다. 그러면서 배울 수 있는 것도 많다. 윤미경씨는 “어떤 엄마는 잘못을 열 번 했을 때 한 번 혼내고, 어떤 엄마는 잘못을 한 번 했을 때 바로 혼내는데 이런 걸 보면서 서로 다른 교육관을 인정하고, 절충할 수 있는 방법도 나오게 된다”고 했다. 기록으로 남겨두라
가족품앗이를 할 때 필기는 아이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부모도 수업 후기 등을 기록해두는 게 좋다. 수업 후기, 사진 등을 기록으로 남겨두면 수업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펴보고 반성할 기회가 생긴다. “우리가 이렇게 했었지…”라며 추억을 곱씹고 다음을 준비하게 해주는 계기도 마련해준다. 개인적으로 보면 육아백과사전도 자연스럽게 만들어둘 수 있다. 미래를 꿈꾸라
아뜰리에는 가족품앗이를 하면서 다양한 봉사활동에도 참여한다. 올해부터는 의정부지원청과 함께 의정부 지역 교육복지사업의 일환으로 품앗이 사례를 알리는 엄마멘토링 활동도 할 예정이다. 엄마들은 “미래가 없으면 지금 하는 일이 의미나 목적 없이 흐르게 되기 쉽다”며 “가족품앗이 활동을 구심체로 다양한 활동을 준비해보라”고 했다.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다. 다른 가족품앗이와의 교류, 나눔장터, 지역에서 품앗이를 해보려는 엄마들 도와주기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친구 찾아봐 가족품앗이를 꾸려보고 싶은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없을까?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모임을 꾸릴 가족은 어떻게 만날까? 가족품앗이에 대한 막연한 생각은 있지만 엄두를 못 내는 부모들이 많다. 전국 건강가정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는 가족품앗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품앗이 그룹을 연계해주고, 품앗이 활동이 잘 이뤄지도록 프로그램 교육, 리더 교육(부모교육 등) 등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센터 여건에 따라 장소 제공, 교구교재 대여 등도 할 수 있다. 아뜰리에와 책사랑 등도 자신들이 사는 지역의 센터에 소속돼 부모교육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소속된 품앗이들은 매달 활동 관련 일지를 센터 쪽에 제출한다. 책사랑 이효림씨는 “소속돼 있으면 이 활동이 공식적인 활동이라는 의미가 생겨서 좋고 소속감도 있다. 센터 수업들 중 품앗이 운영에 동기부여가 되는 교육도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전국 센터 중앙관리기관인 재단법인 한국건강가정진흥원 건강가정본부 조성은 본부장은 “내가 가진 재능이 부족하다고 겸손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적극적으로 나누다 보면 그 부분을 통해 본인도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며 “부모가 뭔가를 나누는 모습 자체가 아이들한테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센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정부가 지원하는 혜택인데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1577-9337로 문의를 하면 문의하는 사람이 속한 지역 센터로 연결돼 품앗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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