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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대학생도 어려운 논술 문제 고등학생에게 출제?

등록 2013-03-21 20:45수정 2013-03-21 22:06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3학년도 수도권 15개 대학 논술 및 구술면접 전형 문제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선행학습을 유도하는 논술·면접을 법률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3학년도 수도권 15개 대학 논술 및 구술면접 전형 문제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선행학습을 유도하는 논술·면접을 법률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세·고려대·서강대·홍익대 등
자연계는 본고사 유형 출제 89%
“선행학습 조장 막을 특별법 필요”
서울의 주요 대학 상당수가 신입생을 뽑을 때 대학에서나 배울 만한 수준의 논술 문제를 출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세대·고려대·홍익대·서강대 등은 자연 계열 논술 문제의 절반 이상이 대학 교과 수준으로 조사돼 사교육을 조장하는 대표 대학들로 지목됐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과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서울 지역 13개 대학의 2013학년도 입시 논·구술 문제를 분석해 21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자연계(수학·과학) 논술 182문제 가운데 37.4%(68문제)가 대학 교육과정에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구술 문제의 경우는 27.8%(108문제 가운데 30문제)였다. 연세대는 문제의 70%를 대학 교과과정 수준에서 냈고, 고려대(67.5%), 홍익대(54.5%), 서강대(50%)도 문제의 절반 이상을 대학 수준으로 출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려대는 ‘미토콘드리아가 생성하는 에이티피(ATP)와 관련된 양성자 펌프에 대해 설명하라’는 생물 논술 문제를 냈는데, 이는 “대학 전공자 수준에서나 배우는 ‘인체생리학’을 공부해야만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한국외대는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를 제시문으로 냈는데, “대학 재학 중인 학생들도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이 이론을 단 6줄만으로 제시해 관점을 파악하라는 것은 고교 수준을 벗어난 무리한 출제”라는 평가를 받았다.

자연계 논술 문제 중에는 문제풀이와 정답을 요구하는 본고사 유형으로 출제된 경우도 많았다. 13개 대학이 낸 182문제 가운데 89%(162문제)가 정답이 있는 본고사 형식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대와 서울대는 구술면접 때 낸 문제의 91.7%(108문제 가운데 99문제)가 본고사 형식이었다. 조사대상 15개 대학 중 3개 대학(경희대·이화여대·한국외대)이 인문계 논술에서 영어 제시문을 냈고, 6개 대학(건국대·경희대·고려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은 수학 문제를 냈다. 이런 출제 유형은 사교육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입시 방식으로 비판받는다.

대학 수준의 문제 출제 비율과 본고사형 비율, 정보제공 불성실도 등을 종합한 결과 가장 문제점이 많은 대학으로 서강대가 지목됐다. 성균관대와 연세대, 홍익대가 뒤를 이었다.

이 단체 정책대안연구소의 안상진 부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많은 대학의 입시 논술이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등 선행학습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 제정을 통해 실효성 있는 규제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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