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화 교장이 자신의 집 서재에서 지은 책을 펼쳐 보이며 자녀들에게 직접 적용한 교육방법을 얘기하고 있다.
|
|
||||
정 교장은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일상생활 모두를 교재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방울토마토를 나눠 먹으면서 숫자 공부를 하기도 하고, 말도 안되는 질문을 한다고 핀잔을 주거나 무시하지 않고 엉뚱한 질문이라도 진심으로 답해 주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빵”, “물” 대신 “우리 빵 먹을까”, “물 좀 가져올래” 하는 식으로 항상 완전한 문장으로 말하게 함으로써 아이를 말 잘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다고 했다. “부모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평범한 아이를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다”는 조언이다. 흔히 부모들은 자녀에게 “제발 공부 좀 해라”라는 식으로 다그치곤 한다. 그는 이러한 부모의 태도는 자녀의 공부에 커다란 걸림돌이 된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자녀의 실력을 확인한다는 핑계로 ‘이런 문제는 못 풀겠지’라고 마치 명탐정 서커스하듯 문제를 내서 자녀가 60~70점 받으면 ‘너 딱 걸렸다’라는 식으로 야단쳐 봐야 부모나 자녀 모두 얻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아이가 자극을 받기보다는 오히려 자신감을 잃고 공부에서 더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대신 자녀의 심리적인 면을 충분히 고려해 학습지도를 할 것을 제안한다. 못하는 부분은 감싸 주고 잘하는 부분은 격려해서 공부에 대한 동기를 유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그는 자녀들에게 영어를 직접 가르치면서 아는 것만 내는 방식으로 계속 100점을 맞게 해서 자녀가 영어 공부에 자신감과 열의를 갖도록 했다고 회고했다. 정 교장은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 주는 방법으로 칭찬이 최고라고 했다. “평균성적이 1~2점 떨어졌더라도 그중에 점수가 올라간 과목이 있다면 ‘이번에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더니 점수가 올랐구나. 수고했다’ 이런 식으로 칭찬하면 다음에 성적이 더 떨어지지는 않죠. 칭찬의 수준을 조금만 낮추면 도처에 칭찬할 것이 널려 있습니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아이를 공부 잘하게 하는 방법 아닙니까?” 마지막으로 그는 “똑똑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공부를 잘하는 기술은 분명히 있다”며 “공부 기술은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이 있듯이 부모가 공부 기술을 알아야 자녀와 대화가 되고 지도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자녀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몰라 망설일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교재들 중에는 학부모용 지침서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많아요. 지침서가 없더라도 자녀를 보는 눈, 듣는 귀, 느끼는 마음을 예민하고 풍부하게 닦아 놓는다면 자녀는 분명히 공부를 잘하게 될 것입니다.” 글·사진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 정근화 교장은 서울대 물리교육학과와 성균관대 교육대학원을 마친 뒤 서울대 부설여중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과학교육원 장학사, 구정고 교감 등을 거쳐 현재는 서울 성산중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교육방송에서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진행했고 여러 종의 과학 참고서도 냈다. 두 자녀 중 큰아들은 엠아이티(MIT)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작은아들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과정을 다니며 학위 논문을 쓰고 있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