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본 입학사정관제 개선책
외부활동 없어도 끼 살릴수 있게
학교별 비교과 여건 격차 줄여야
“음대 등 특기자전형엔 스펙 필요”
교과부, 법으로 일률제한 않기로
외부활동 없어도 끼 살릴수 있게
학교별 비교과 여건 격차 줄여야
“음대 등 특기자전형엔 스펙 필요”
교과부, 법으로 일률제한 않기로
정부가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학교 밖 경시대회 실적 같은 ‘스펙’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도 함께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2일 “대학이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이른바 ‘스펙’을 반영할 경우 재정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거듭 확인하고, “다만 음대 등을 위한 특기자 전형의 경우 (‘스펙’ 반영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법으로 일률적 제한을 가하지는 않되, (그밖에 ‘스펙’을 반영하는 대학에 대해) 대학 평가 등과 연계해 재정적 제재를 가하는 방식을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기준을 통해 경시대회 실적 등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어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한 사립대 입학 담당 교수는 “대학들이 공식적으로 ‘스펙’ 반영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사교육업체들은 학생들에게 ‘그래도 필요하다’며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학부모 도움을 받아 동남아로 나가 집 짓는 봉사활동을 한다든가, 상을 받기 위해 각종 경시대회에 억지로 나간다든가, 높은 토익 점수를 받으려고 사교육을 받는 등 부작용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대학을 직접 규제할 경우 이런 부작용은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학교 안에서 학생들의 끼를 살릴 수 있는 비교과 활동이 지금보다 더 풍부해져야만 학생들의 특기와 적성을 바탕으로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 소장은 “외부 활동에 기대지 않고 학생들의 끼를 살리려면 학교 교육 자체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진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가장 이상적인 것은 학교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지금의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교내 대회를 많이 여는 정도나 외부 명사들을 초청해 만나게 해주는 정도로 제한돼 있다는 게 한계”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교 교사는 “현재 학교에서는 수능과 논술을 가르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끼를 살릴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이나 방과후 학교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각종 비교과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학교마다 차이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소장은 “특수목적고나 자율형 사립고 등에서는 이런 교육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일반계 고교에서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모든 학교들이 적절히 학생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 전형 비율을 줄이고 특기자 전형 비율을 높이는 식으로 ‘스펙 반영 금지’ 정책을 피해가는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특기자 전형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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