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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능상위 3000등에 강남재수생 303명

등록 2013-05-07 20:26수정 2013-05-07 23:00

2012학년 수능상위 절반 재수생
그중 강남 3구 출신 20.5% 차지
“패자부활전, 부유층 강세 통계 확인”
1559명. 서울 서초구에 있는 재수 전문학원이 올해 입시에서 유명 대학에 보낸 재수생 숫자다. 이 학원 입구에 들어서면 이들의 이름이 적힌 종이가 대문짝 만한 크기로 붙어 있다. 이 학원은 요즘 재수생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학원생 중 상당수는 서울 강남지역 출신이다. 6일 밤 학원 앞에서 만난 서초고 졸업생은 “수강생 중 3분의 1은 강남지역 출신인 것 같다. 중고등학교 동창생들도 적지 않게 만난다”고 말했다.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특목고·자사고를 제외한 일반고 출신의 상위 3000등 가운데 절반은 재수생이고, 그 절반은 서울에 살며, 또 그 절반은 부유층이 몰려 있는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구)에 있는 고교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 지역 재수생이 유명대에 많이 합격한다’는 속설이 통계 수치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실이 2012학년도 수능의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 백분위 합산 점수를 바탕으로 일반고 출신 고득점자의 지역 분포와 졸업 여부를 분석한 결과, 전국 상위 3000등(동점자 포함 3143명)의 47.1%가 재수생(1480명)이고, 이 중 40.3%가 서울 지역 고교 졸업생(597명), 이 가운데 절반인 50.8%가 강남 지역 고교를 졸업한 재수생(30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전국 3000등 가운데 강남 3구 출신 재수생 비율이 10.5%나 차지하는 셈이다. 교육통계서비스를 보면, 전국 일반고 고교생(138만1130명) 가운데 강남 3구 고교생(5만1794명)의 비율은 3.8% 수준이다. 전국 3000등 안에 드는 전국 재수생(1480명) 중 강남 재수생(303명)의 비율이 20.5%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남 재수생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지 엿볼 수 있다.

전국 3000등 정도의 수능 고득점자 가운데 절반 정도가 재수생이라는 점은 재수를 선택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성적 향상 효과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정에 따라 재수라는 선택이 쉽지 않은 가정도 많다. 학원가의 말을 종합하면, 재수를 위해 학원을 다닐 경우 한 해 평균 학원비는 교재값까지 합쳐 1000만원 이상 필요하다. 기숙학원의 경우는 한 달에 200만원 이상 든다. 더욱이 이미 합격한 대학을 다니면서 재수를 준비하는 ‘반수생’의 경우 대학 등록금까지 준비해야 한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2012년 기준 월평균 학원비 지출(전국 2인 이상 가구)은 소득 하위 10%(1분위)는 2만9500원, 상위 10%(10분위)는 35만900원으로 1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부유층 학생들은 국제중과 특목고 등 명문 중·고등학교를 나와 유명대 입학까지 ‘골든 로드’(황금길)를 이어가는 한편,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재수라는 ‘패자부활전’에도 다수 참여해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애 샤론코치앤멘토링연구소 소장은 “강남 학생들은 예전에는 재수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요즘은 명문대에 못 가면 90% 이상이 재수를 한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명문대를 못 가면 외국 대학에 보내던 경향도 줄었다”고 말했다.

강남 지역 고교 졸업생들의 성공적인 패자부활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유명 대학의 입학 담당자는 “수능처럼 표준화된 시험의 경우 주변 여건이 뒷받침될 때 더 좋은 점수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부유층에게 더 유리한 시험 양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 소장은 “강남 재수생이 유명대에 많이 합격한다는 얘기는 그동안 많았으나, 통계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능이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가르치는 내용과 연계돼야 재수생 강세 현상도 막고 학교 교육 정상화도 이룰 수 있다. 입학사정관제 등을 통한 소외계층의 입학 기회도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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