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느는데 근로시간은 줄여
시급 올랐지만 월급은 되레 손해
평균 근속기간도 사실상 4년 미만
“처우 개선없는 일자리 늘리기 공허”
시급 올랐지만 월급은 되레 손해
평균 근속기간도 사실상 4년 미만
“처우 개선없는 일자리 늘리기 공허”
부산 북구의 초등학교에서 방과후코디(방과후학교 운영 실무원) 일을 하는 이아무개(40)씨는 올해 초 4번째 학교로 옮겼다. 2009년 7월부터 이 일을 해왔으니 매년 학교를 옮긴 셈이다. 1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불안한 고용 말고도 그를 힘들게 하는 게 또 있다. 올해부터 더 악화된 노동조건이다. 이씨는 “계약서상 근무시간이 확 줄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6시간(1주 30시간) 동안 했던 일을 올해부터는 4시간(1주 20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6일 교육부에서 받은 ‘2013년 학교회계직원(비정규직) 통계자료’를 보면, 4월1일 기준 전국 방과후코디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2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상담사(1년)나 학교보안관(1년1개월)은 근속기간이 더 짧다. 전국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14만여명의 평균 근속기간은 5년4개월에 불과한 수준이다. 교육부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속기간을 조사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과후코디의 근속기간이 짧은 것은 이들 직종을 비정규직으로 운용하는 교육청들이 고용의 의무를 지지 않으려 단기 계약을 남발한 탓으로 보인다. 공공운수노조 학교비정규직본부 쪽은 “부산시교육청이 지난해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방과후학교 운영 실무원들을 일괄적으로 계약해지하라고 했다. 올해 재계약하면서 주당 근무시간이 12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계약을 맺은 경우가 470여개 학교 중 300개 학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방과후코디 업무는 매년 늘고 있는데도, 시·도교육청은 이들 노동자와 2년 미만짜리 기간제 계약을 맺거나, 주당 노동시간이 15시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단시간 노동자로 계약해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열악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보다는 고용률을 높이겠다며 시간제 일자리 확산에 나선 것은 앞뒤가 뒤바뀌었다는 지적도 인다. 박홍근 의원은 “현재 문제가 많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 등의 조처 없이 기존의 정규직 일자리를 쪼개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접근은 공허하다. 우선 국회에 제출돼 있는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 관련 법안이 6월에는 꼭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방과후코디 경우와 같은) 시간제 계약은 줄이고 무기계약직을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통계를 보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92.9%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유치원 교육보조, 초등돌봄 전담 실무원, 방과후학교 운영 실무원, 유치원 종일반 운영 실무원 등의 직종은 모두 여성 비율이 97%를 넘겼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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