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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일반고 망친 자사고’ 자충수 정책 드러나

등록 2013-06-24 08:14수정 2013-06-24 10:37

첫 졸업생 응시 2013학년도 수능서
일반고 ‘최하위 비율’은 더 높아지고
자사고 ‘최상위’, 상위일반고 못미쳐
정책 목표 실종…서열화 부작용만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첫 졸업생이 응시한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서울시내 일반고의 하위 등급 학생 비율이 전년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 정책에 따라 나타나는 ‘일반고 황폐화’ 현상이 수능 성적 결과로도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 민주당 의원이 23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2013학년도 수능시험 성적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서울시내 일반고 학생 가운데 2013학년도 수능 3개 영역(언어·수리·외국어)의 평균 성적이 7~9등급에 해당하는 최하위 학생 비율은 20.6%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치러진 수능 결과(19.7%)보다 0.9%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수능 성적은 1~9등급으로 구분되며, 7~9등급으로는 4년제 대학 진학이 어렵다.

학교별로 보면, 지난해 수능에서 서울 금천구의 한 고교는 7~9등급 비율이 42.1%에 달했다. 학생의 절반 가까이가 최하위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학교의 7~9등급은 전년도(38.5%)보다 3.6%포인트 높아졌다. 이렇게 전년보다 하위등급 학생 비율이 늘어난 학교는 서울의 일반고 195곳 중 128곳에 이르렀다.

지난해 첫 수능생을 배출한 자사고의 경우는 하위 등급 학생 비율이 7.2%에 그쳤고, 특목고의 경우는 0.2%밖에 되지 않았다. 입시업체인 하늘교육의 임성호 대표는 “상위권 중학생들이 특목고에 이어 자사고로 쏠리면서 일반고에 우수 학생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 일반고의 수업이나 생활지도 등이 악화했고 결국 수능 성적 하락으로까지 이어졌다. 자사고인 휘문고·현대고·양정고 등 11개교가 추가로 졸업생을 배출하는 내년에는 서울시내 일반고의 최저 등급 학생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사고는 특수목적고에 쏠리는 상위권 학생을 분산시키겠다는 목표로 이명박 정부가 도입했으나, 첫 졸업생들 가운데 수능 고득점자 비율이 특목고 등에 비해 크게 낮아 애초 정책 목표도 실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외고와 국제고 등 특목고 7곳(과학고 제외)은 2등급 이내 성적 우수 학생 비율 평균이 77.0%인 반면, 자사고(서울에서 졸업생을 처음 배출한 13개 자사고)는 평균 21.9%에 불과했다. 특히 자사고의 2등급 이내 비율은 일반고 상위 13개 학교의 평균치인 28.7%보다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북에 있는 ㄷ자사고의 경우 인근 일반고인 ㄱ고보다 2등급 이내 학생 비율이 더 떨어지는 등 자치구별로 자사고가 해당 구의 일반고 최고 수준과 대체로 엇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서는 ‘선발권을 통해 우수 학생을 몰아주는데도 우수한 일반고와 별 차이 없다는 건 많은 자원을 몰아줄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3배나 되는 등록금을 주고 갈 만한 이유도 없다’고 지적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현 정책실장은 “정부는 고교 서열화 등 부작용만 불러일으키고 있는 자사고 제도가 과연 도입 취지에 맞는지 원점에서부터 전반적인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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