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시 교육청에서 한 감사관이 강동구 ㅂ고의 답안지 대필과 관련해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학생과 교사가 각각 작성한 사회와 국사 답안지를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강창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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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감사결과 발표‥“시험전 문제지 가져가”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검사 아들의 답안지를 대리작성 해 준 서울 강동구 ㅂ고 ㅇ교사가 편입학 당시부터 ㅈ군의 성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온 사실이 서울시교육청 감사결과 확인됐다. 또 ㅈ군의 수학담당 교사 ㄱ씨도 ㅇ교사와 함께 강동구 길동에 있는 오피스텔에 4차례나 간 것으로 드러나 ㅈ군의 성적을 관리해줬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교육청은 24일 ㅂ고 특별감사 결과 최종발표를 통해, “ㅇ교사가 지난해 1~2학기 중간·기말 고사 등 4차례 정기고사에서 7과목 14차례에 걸쳐 시험감독을 바꿔 들어가 ㅈ군의 답안지에 다른 성적우수 학생의 답을 베껴 기재한 뒤 제출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또 “ㅇ교사가 ㅈ군의 편입학 서류를 담당교사에게 직접 전달하면서 반 배정순서를 조정해 ㅈ군을 자신의 반에 배정받은 것은 물론, 강동구 길동의 ㅌ오피스텔에서 ㅈ군에게 과외교습을 하는 등 ㅈ군의 성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ㅇ교사는 이밖에도 ㅈ군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이 학교 영어담당 ㅈ교사에게 과외교습을 제의했다 거절당한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또 “ㅈ군 반의 수학담당 ㄱ교사가 ‘ㅇ교사와의 친분으로 ㅌ오피스텔에서 ㅇ교사와 ㅈ군을 4차례 만났다’고 진술한 점 등으로 미뤄, ㄱ교사도 ㅈ군에게 과외를 해줬을 개연성이 있지만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ㄱ교사는 지난해 1학기 중간고사에서 시험문제 출제교사에게 요구해 1학년 수학 문제지를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으며, ㅈ군의 수학성적은 ㅇ교사가 답안지를 대리작성 해주지 않은 3차례 시험에서도 상위권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ㅈ군은 ㅇ교사 등의 ‘체계적 성적관리’에 힘입어, 서울 강남구 ㅊ중학교 재학 시절 성적이 하위권이었으나, ㅂ고 입학 뒤 1학기 중간고사부터 2학기 중간고사까지 반에서 11등, 3등, 5등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ㅇ교사의 답안지 대리작성이 들통나 2과목에서 ㅈ군의 원본 답안지대로 성적이 처리된 2학기 기말고사에서는 12등이었다. 시교육청은 이와 더불어 ㅂ고의 학사관리가 전반적으로 엉망이었던 점을 확인했다. 시교육청은 “ㅂ고는 2004학년도 4차례 정기고사에서 사전결재 없이 97명의 교사가 322차례에 걸쳐 감독교사 임의로 시험 감독을 교체하는 등 시험감독이 부적절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주관식 답안지를 채점한 뒤 채점교사가 확인란에 서명을 하지 않은 경우도 14건이나 됐다. 또 이 학교 ㄱ교사는 학부모회장의 아들인 ㅇ군이 미처 답안지에 적어넣지 못한 9개 답을 채점교사에게 옮겨 적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채점교사가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ㅂ고의 또다른 ㅇ교사도 동료교사 주소지에 자신의 아들을 위장전입시키는 방법으로 아들을 이 학교에 배정받게 했고, ㅈ군의 답안지를 대리작성해 준 ㅇ교사가 이 학생의 반 배정 순서도 조정해 자신의 반에 배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특별감사 결과를 서울 동부지검에 제출하는 한편, 문제가 드러난 교사 등 관련자 30명에 대해 파면 등 조처를 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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