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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가해사실’ 졸업뒤 삭제돼도 진학 불이익

등록 2013-07-23 21:36수정 2013-07-23 22:07

학생부 학폭 기재 단축
경미한 사안 삭제토록 개선됐지만
장래 제약하는 이중처벌은 여전
기재 보류한 교육청 징계 재론될듯

학교폭력 가해사실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기간을 현행 ‘졸업 뒤 5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심의를 거쳐 졸업 뒤 바로 삭제할 수 있도록 한 23일 정부 대책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효과가 미미한 처벌 기간을 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폭력 문제를 처벌 중심으로 접근하는 시각은 바뀌지 않은데다, 이중처벌이라는 논란도 여전한 것 아니냐는 교육계의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3월 정부가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내용을 담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한 때부터 이미 거센 논란이 일었다. 특히 진보 교육계 쪽의 반발이 거세자 정부는 세 달 뒤 고교생의 기록 보관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고,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은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완화책을 내놨다.

하지만 논란과 갈등은 멈추지 않았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등은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적을 법적 근거가 없을 뿐더러 지나치게 가혹하고 비교육적 처사인데다 이미 학교에서 처벌을 받은 학생에게 주홍글씨를 남기는 것은 이중처벌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발했다. 경기·강원·전북·전남·광주 등 5개 시·도교육청이 학생부 기재를 거부하거나 보류 지침을 따로 만들자 정부가 일부 교육청에 특별감사를 나서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8월 졸업 전 삭제심의제도나 중간삭제제도 등을 도입해 학생부 기재가 또 다른 인권침해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권고를 내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이날 정부의 발표를 두고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한 조처라고 비판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졸업 후 바로 삭제되더라도 한 차례 진학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이중처벌 문제를 해결하는 개선안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문제를 두고 교육부와 갈등을 빚어온 진보 교육감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교육청 차원의 공식 의견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제로 “기본적으로 1년이든 2년이든 아이들의 장래를 제약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옳지 않다고 본다. 좀 더 개선되었으면 좋겠지만, 기존의 조처보다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생부 기재를 보류했다는 이유로 교육부가 징계를 요구한 일부 교육청 관계자들에 대한 조처도 변화가 예상된다. 교육부는 지난 4월 경기교육청 소속 공무원 30명과 전북교육청 소속 19명에 대해 특별징계위원회가 결정한 징계를 이행하라는 직무이행명령을 두 교육감에게 내렸다. 경기교육청은 이행명령을 거부하면서 대법원에 직무이행명령 취소소송을 냈고, 전북교육청은 이런 명령이 위법하다는 의견서를 교육부에 보냈다.

교육부는 ‘징계를 이행하지 않으면 장관 직권으로 징계할 수 있다’고 전북도교육청에 통보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조처는 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부 기재에 대한 정부 입장이 바뀐 만큼 징계에 대한 방침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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