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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능 변형 출제 많아 문제 외기만 하다간 낭패

등록 2013-07-29 18:36수정 2013-07-29 18:36

황운중(영동고 3)군이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집에서 교육방송 교재로 공부를 하고 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황운중(영동고 3)군이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집에서 교육방송 교재로 공부를 하고 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함께하는 교육] ‘교육방송 교재’ 수능 활용법
교육방송 교재의 수능 70% 연계 출제로 수험생들에게 교육방송 교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수능시험에 어떻게 연계되어 출제되는지,
연계교재를 활용한 수능 준비 전략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시험)을 치른 고려대 영문학과 1학년 김예지씨가 수능 당일 받아본 시험지는 ‘많이 풀어 본’ 문제들로 가득했다. 언어와 수리, 외국어와 사회탐구 등 모든 영역의 문제들 중 상당수가 수능시험과 연계되는 <교육방송> 교재와 <교육방송> 인터넷 강의로 익힌 것들이었다. 수능-교육방송 70% 연계 출제를 확연히 느낀 셈이다.

같은 해 수능시험을 본 서울대 산업공학과 1학년 서문규씨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언어와 외국어영역에서는 연계문제를 체감할 수 있었지만 수리영역의 경우에는 연계를 느낄 수 없었다. 올해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는 서울 영동고 3학년 황운중군은 “수험생 입장에서는 수학과 과학 과목의 연계를 느끼기 힘들다”며 “국어도 연계 출제가 되긴 하지만 70%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수험생에 따라 느끼는 수능-교육방송 연계 체감률이 다른 셈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직간접 연계되는 교육방송 문제

교육방송 교재의 수능시험 연계는 ‘직접연계’와 ‘간접연계’로 나뉜다. 직접연계는 교재의 지문이나 보기, 도표와 그래프 등이 별다른 변형 없이 그대로 수능시험에 나온 경우다. 간접연계는 지문이나 그래프가 일부 바뀌어 나오거나 개념과 원리가 응용돼 출제된다.

지난 2013학년도 수능 언어 영역 41번은 직접연계의 대표 사례다. 공적연금 제도를 설명한 지문을 제시한 후, ‘보기’의 글 (가)와 (나)를 분석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였다. 교육방송 교재인 <수능완성 유형편> 101쪽 2번에서 제시한 ‘보기’를 그대로 실었고, 오지선다형 답안 역시 비슷했다. 교육방송 교재를 꼼꼼히 공부한 수험생이라면 ‘연계문제’임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지난해 수능시험을 치른 고려대 치기공학과 1학년 최형욱씨는 “공적연금과 같은 경제 용어를 수능시험장에서 처음 접했다면 생소하게 느껴졌을 테지만, 교육방송 교재 지문으로 익혔던 터라 쉽게 문제를 풀었다”고 말했다.

문제의 그림이나 도표 등이 똑같이 출제되기도 한다. 교육방송 <고교영어듣기 I>의 172쪽 13번, 헤어드라이기가 작동하지 않는 그림의 상황에 알맞은 대화를 고르라는 문제는 2013학년도 수능 외국어 영역 13번에서 똑같은 상황을 묘사한 그림으로 출제됐다. 교육방송 교재 연구를 담당하는 허준석 교육방송 전속교사(부천고·영어)는 “시험 시작 전 인쇄 상태를 확인하라는 감독관의 말에 따라 시험지를 넘겨보는 짧은 시간에도 연계문제임을 알아챌 수 있을 만큼 굉장히 흡사하게 출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간접연계의 방식은 다양하다. 지문은 그대로지만 질문 문항이 달라지기도 한다. 2013년 수능 외국어 영역의 21번 문제는 지문의 처음부터 끝까지 교육방송 교재인 <고득점 330제>의 157번과 똑같았다. 그러나 교육방송 교재는 지문의 제목으로 적절한 것을 고르라는 독해문제였고, 수능에서는 문법상 틀린 것을 묻는 어법문제로 출제됐다. 허 교사는 “교육방송 연계교재에 나왔던 지문이지만, 내용 파악에 주력해야 했던 독해문항이 문법을 따져야 하는 어법문항으로 바뀌면서 수험생들은 연계효과를 덜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림이나 그래프에 변형을 가하기도 한다. 2013년 수능 수리 영역 28번 문제는 공간 도형의 평면과 평면이 이루는 각의 크기를 구하는 문제(그림 1 참조)로, 교육방송 교재 <수능완성 수학Ⅱ 실전편>의 48쪽 28번 문제의 그림을 변형했다. 올해 6월 모의평가의 수학 영역 20번 문제도 <수능특강 수학 I A형>의 58쪽 2번 문제의 그래프(그림 2 참조)에서 Y축과 평행한 선분 AB를 X축과 평행하도록 바꾸어 출제했다. 이하영 교육방송 전속교사(덕수고·수학)는 “두 문제의 풀이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교재의 해설지를 외우는 식으로 공부한 수험생이라면 그래프상 선분의 위치가 바뀐 것만으로도 전혀 새로운 문제처럼 느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교육방송 교재의 수능 연계율 70%란 이처럼 직간접 방식의 연계문제를 모두 합친 것이다. 지문이나 그림이 똑같이 나온 경우에만 연계라고 느끼는 학생들과 교육방송 교재에서 익힌 개념과 원리가 비슷하게 나온 것까지 연계라고 느끼는 학생들 사이에 체감도가 다른 것이다. 차영 교육방송 강사(죽전고·물리)는 “풀기 까다로운 고배점 문항이 비 연계문제로 출제되면 학생들의 체감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과목마다 체감도도 다르다. 체감률이 가장 높은 과목은 영어다. 김예지씨는 “지문이 거의 똑같이 나와서 수능시험 때는 끝까지 읽지 않고 확인만 하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교육방송의 2013년 수능 연계내역 심층분석 자료에 따르면 실제 외국어 영역에서 지문과 자료 활용 등 연계체감도가 비교적 높은 문제는 전체 50문항 중 26개 문항이었다.

반면 수학은 체감도가 낮다.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기도 하는 영어나 국어처럼 ‘눈에 띄게’ 연계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개념과 원리를 활용한 연계문제가 많은 탓이다. 2013년 수능에서도 이런 문제가 전체 30문항 중 11문항이었다. 문제를 연계하더라도 수치를 다르게 내거나 조건과 미지수를 서로 바꾸어내야 하는 과목의 특성도 낮은 체감률의 한 원인이다. 이하영 교사는 “내신 시험 문제를 교과서와 똑같이 낸다고 해도, 숫자를 바꾸면 학생들은 똑같은 문제라고 느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수능 연계율 70%란
간접적 연계문제를 합친 것이다
지문은 그대로지만
질문 문항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프에 변형을 가하기도 한다
출제 의도와 요소를 파악하는 데
방송 교재를 활용해야 한다

암기 말고 개념 이해부터

수험생들은 교육방송 문제를 하나라도 더 풀어보고 시험장에 들어가기 위해 교재 풀이에 매달린다. 국어와 영어 지문을 통째로 암기하려는 수험생들도 적지 않다. 일명 ‘양치기’(엄청난 ‘양’의 문제를 푸는 공부법을 가리키는 은어)가 실제 효과가 있는지도 수험생들의 관심거리다. ‘이투스교육’에서 프리미엄 클래스 멘토로 활동하며 수험생들의 학습 상담을 해주고 있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 나경민씨는 “기본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교육방송 문제부터 푸는 게 낫겠죠?’라고 묻는 수험생들이 많다”며 “개념과 원리 이해는 제쳐두고 무조건 교육방송 문제부터 풀려는 강박관념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교육방송 교재를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박봄 교육방송 강사(수택고·일반사회)는 “실제 수능에 자주 나오는 ‘출제요소’를 파악하는 데 연계교재를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예를 들어 사회문화 과목의 경우 ‘기능론과 갈등론’·‘자료수집방법’·‘문화이해의 태도’ 등의 출제요소를 교육방송 교재를 풀며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요소를 묻고 있는지, 어떤 의도로 출제된 것인지를 고민해가며 정리하는 것이 ‘연계교재’ 학습법이란 설명이다.

지문을 달달 외우려 들거나 정답 여부만 체크하는 것은 연계교재의 바른 활용법이 아니다. 남궁민 교육방송 전속교사(호평고·국어)는 “국어 지문이 통째로 수능에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암기하는 것은 그 문제에 갇히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문법 지문이라면 보조사의 개념은 무엇이고 접미사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준석 교사는 “영어 지문 역시 암기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핵심 주제를 뽑아내고, 문장과 구문을 분석하며 해석이 어려운 부분은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실제 수능에서 간접 연계방식으로 문제가 변형되어 출제됐더라도 막힘 없이 풀 수 있다는 것이다. 차영 교사는 “물리의 경우 설령 정답을 맞혔더라도 한 문제를 푸는 데 1분30초가 넘게 걸린다면 점검해보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연계교재 문제는 총 20문제를 시험시간 30분 안에 풀어야 하는 수능시험과 동일한 수준으로 출제한 것인데, 만약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훨씬 간단한 풀이방법을 사용하지 못한 것이란 조언이다.

교육방송 교재를 ‘문제은행’이라 여기는 학습태도 역시 경계해야 한다. 이하영 교사는 “한 문제라도 더 많이 풀어보려는 ‘양치기’식의 풀이 습관 탓에 10분, 20분 씨름해서라도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수학의 개념과 원리 문제는 아예 건너뛰려는 학생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수능 고득점을 노리는 수험생들 중에는 비연계되어 출제되는 30%의 문항에 대비해 별도의 사교육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비상교육의 학습지원 프로젝트 ‘공스터’에서 학습 상담을 해주고 있는 서울대 서문규씨는 “교육방송 교재의 영어 지문만 해도 상당히 어려운 수준”이라며 “그것만 제대로 소화해도 30%의 비연계 문제들까지 자연스럽게 대비할 수 있었다”고 경험담을 들려줬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 김미영씨는 “플러스 알파의 보충 학습이 필요하다는 건 인정한다”면서도 “비싼 학원이나 과외가 아니라 개념서와 인터넷 강의 그리고 수능 기출문제 풀이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우 기자 kyw@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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