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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총, 성추행·협박 교사에게도 ‘교권옹호기금’

등록 2013-08-06 20:50수정 2013-08-06 22:28

해임처분 취소 소송비 등 명목
물의 빚어도 최대 300만원 지원
“기금설립 목적 위배” 비판 일어
교총 “회원에 주는 일종의 혜택”
현직 중학교 교사 ㄱ씨는 2011년 4월 본인의 자녀가 다니는 학원의 원장에게 돈을 내놓으라는 협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교육청 조사 결과, ㄱ씨는 자녀가 학원장과의 갈등 때문에 학원을 그만두겠다하고 하자 2010년 9월 학원장에게 다섯 차례에 걸쳐 금전을 요구하면서 심한 욕설도 퍼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과도한 체벌을 한 사실도 드러나 정직 처분의 이유가 됐다.

그러나 ㄱ씨는 이 처분을 받아들이지 않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다. 그러면서 소용되는 비용 마련을 위해 한국교총의 교권옹호기금위원회에 ‘교권옹호기금’ 지원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심사를 거쳐 서류작성비 용도로 100만원을 지급했다. 해당 기금은 교총 쪽이 추락하는 교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관련 소송 등에 필요한 자금을 소속 교사들에게 지급하기 위해 마련했다.

교사 ㄱ씨가 받은 이 지원금을 두고 교총 안팎에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ㄱ씨의 경우, 추락하는 교권을 보호한다는 기금의 목적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것이다. <한겨레>가 6일 국회를 통해 입수한 교총의 ‘2011년 소송비 보조금 지원내역’을 보면, ㄱ씨 사례인 ‘자녀가 다니는 학원 원장과의 갈등으로 인한 정직 3월 감경 청구건’과 함께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인한 해임처분 취소’, ‘성추행으로 인한 해임 처분 취소’, ‘업무상 횡령으로 인한 피항소건’, ‘학교시설 공사 관련 해임처분 취소’ 등의 제목이 포함돼 있다. 학원장 협박뿐만 아니라 횡령, 성추행 등의 사건에까지 해당 기금이 사용된 것이다.

사건의 내막은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교원소청심사위에서 입수한 개별 사건 결정서를 통해 알 수 있다. ‘성추행으로 인한 해임 처분 취소’ 건은 중학교 교사 ㄴ씨가 2011년 6월 제자라고 인사하는 여성을 우연히 만나 술을 마시고 입맞춤까지 했다가 해임 처분을 당한 사례다. ㄴ씨는 다음날 학교로 찾아온 이 여성의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하고 1시간 동안 무릎을 꿇은 일로 교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이 징계사유에 추가됐다.

교권옹호기금은 한 해에 보통 4000만~5000만원 범위 안에서, 건당 100만~300만원씩 지원된다. 기금 지원 사례는 교총이 발간하는 <한국교육신문> 등을 통해 공개됐는데, ‘우리 애가 왜 반장이 못 됐느냐’며 항의하는 학부모에게 폭행당하고 소송에 휘말린 사건 등 교권 추락과 관련된 사례 위주로만 소개돼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총 회원(장학관)은 “개인 회원들 입장에서는 기금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곳에 쓰이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석진 교총 교권강화국장은 “교원단체로서 교원들의 의견을 일정 부분 들어줄 필요가 있다. 특히 과잉처벌에 대해 지원한다는 측면에서는 문제가 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교총 대변인은 “법조계·언론계 등 10명의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충분한 심의를 거쳐 신청자의 60% 정도만 지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들이 회비를 내고 일종의 보험성 혜택을 받는 것”이라며 운영의 독자성을 강조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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