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한겨레>와 <중앙일보>가 함께 구성한 지면으로 두 언론사의 사설을 통해 중3~고2 학생 독자들의 사고력 확장에 도움이 되도록 비교분석하였습니다. 다음주 8월20일에는 ‘아베 집권과 일본 우경화’에 대한 논제가 실립니다.
[논리 대 논리]
보험료 인상 불가피한가, 소득재분배가 먼저인가 단계 1 공통 주제의 의미 1960년대 우리나라 초등학교 현황을 보면 대한민국 고령화를 짐작할 수 있다. 학생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교실은 ‘콩나물시루’라 불렸다. 1969년 세계 최대 초등학교에 이름을 올린 서울 동대문구 창신초등학교의 학생수는 1만 204명, 학급수는 129개, 학급당 학생수는 평균 80명이었다고 한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인이 된다고 생각하면 고령화 사회가 좀더 구체적인 실감으로 다가온다. 엄청난 비용이 소모될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는 과연 누가 책임질까? 국가와 사회가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 사회보장의 논리다. 사회보장제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국민연금제도는 국민 개개인이 소득 활동으로 납부한 보험료를 기반으로 하여 퇴직이나,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으로 사망을 하거나 장애를 입어 소득 활동이 중단된 경우, 본인이나 유족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단적으로 말해 국민들의 안락한 노후를 국가가 보장해주는 제도다. 문제는 국민연금 적립금의 고갈 가능성, 2060년이 되면 국민연금이 고갈되어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단계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보건복지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지난 7월8일 두 개의 제도 개혁안을 채택했다. 보험료율 인상안(다수안)과 동결안(소수안)이 그것이다. 정부는 10월까지 국회에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제출해야 하는데, 제도발전위의 권고안을 반영할 예정이다. 장차 국민연금 적립금이 고갈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는 연금제도의 큰 틀을 손질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의견을 같이하지만 그 구체적인 해법에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단계적으로 13~14%로 올리자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한겨레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서둘러 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그보다는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다시 말해 국민연금의 수혜자의 폭을 서민에게까지 대폭 늘리고, 보험료 상한액을 올려 고소득층의 소득재분배 역할을 높이자고 말한다. 아울러 복지증세에 대한 획기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중앙일보는 매년 조 단위의 혈세를 퍼붓는 공무원·군인 같은 특수직 연금의 개혁은 뒷전인 채,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고통만을 가중시킨다는 불만이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는 사실을 말하며,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면 공무원·군인연금부터 뜯어고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공무원·군인연금은 그대로 둔 채 국민연금만 ‘더 내고 그대로 받으라’고 하면 사회정의는 물론이고 형평성이 무너지게 된다는 말이다. 중앙일보는 보험료율 인상에도 찬성하는 입장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보험료율은 ‘소득의 9%’로 독일(19.9%)·일본(16.4%)과는 비교가 되지 않고, 미국(10.4%)에 비해서도 낮다는 자료를 동원하기도 한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전에 보험료를 더 내야, 그나마 자녀세대에게 부담을 덜 떠넘기게 된다는 사실도 적시한다. 한겨레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서둘러 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하고 중앙일보는 보험료율을 올리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한다. 한겨레는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보험료 상한액을 올려 고소득층의 소득재분배 역할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지만 중앙일보는 공무원·군인연금부터 뜯어고치라고 주문한다. 분명히 두 신문의 입장엔 큰 간극이 있다. 단계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복지는 시대적인 당위다. 문제는 복지의 재원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하느냐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증세 없는 복지 재원 마련’을 공약했다. 세금을 늘리지 않고 복지의 재원을 마련한다? 방법은? 4대강 공사와 같은 대규모 공사를 지양하는 방법, 즉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 감소가 그것이고, ‘비과세 감면 축소’가 또다른 방법이다. 박근혜 정부는 5년 동안 기존의 세금 혜택을 줄여서 18조원에 이르는 재원을 새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기업의 인력개발비, 에너지 절약 시설 투자비, 연구개발 설비 투자비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주거나 덜어주는 것이 비과세 감면인데, 이걸 축소한다니 기업으로서는 달가울 수가 없다. 한겨레의 ‘복지증세에 대한 획기적인 접근’이란 기업에 대한 정부의 혜택을 대폭 줄이라는 입장으로, 이는 ‘국민연금보험료 인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복지의 재원을 국민으로부터 마련하지 말고 기업으로부터 마련하라는 주문이다. 중앙일보의 주장은 다르다. 공무원·군인 같은 특수직 연금을 개혁하라는 중앙의 주문은 복지의 재원을 국민에게서 가져오라는 주문이다. 국민들의 가계에 부담을 줄 수도 있지만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 중앙이 찬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복지를 위한 고통의 분담을 누구에게 더 크게 지우느냐가 결국 두 신문의 논조의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문제의 해법은 누가 가장 큰 고통을 감내하느냐다. 국민 전체인가. 아니면 기업인가. 아니면 공무원과 군인인가? 바로 이곳이 사회적 소통과 합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추천 도서]
국민연금, 공공의 적인가 사회연대 임금인가
오건호 지음, 책세상 펴냄, 2006년 오건호는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으로 해결하자는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결성에 참여해,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의 공동운영위원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그의 이력이 말해주듯이 그는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여 국민들의 사회복지를 늘릴 수 있을까에 대해서 오래도록 고민해온 학자다. 그는 이 책에서 국민연금이 사회적 부양을 위한 사회임금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사보험보다 높은 수익을 내면서 소득재분배 기능까지 갖춘 국민연금의 제도적 특징을 살펴보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왜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가를 진단하고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고민한다. <한겨레 인기기사>
■ 김용철 삼성 비자금 폭로에 놀란 대기업, 퇴직임원도 현직처럼 챙겨
■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 작년 급여만 62억
■ 가수 심수봉 목소리는 집안 내력?…조부가 판소리 명인
■ 보수 성향 대구에서도 사제들 100여명 첫 시국선언
■ [화보] 전력난에 현대판 형설지공?…전기 소비 줄이기 백태
| |
| |
보험료 인상 불가피한가, 소득재분배가 먼저인가 단계 1 공통 주제의 의미 1960년대 우리나라 초등학교 현황을 보면 대한민국 고령화를 짐작할 수 있다. 학생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교실은 ‘콩나물시루’라 불렸다. 1969년 세계 최대 초등학교에 이름을 올린 서울 동대문구 창신초등학교의 학생수는 1만 204명, 학급수는 129개, 학급당 학생수는 평균 80명이었다고 한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인이 된다고 생각하면 고령화 사회가 좀더 구체적인 실감으로 다가온다. 엄청난 비용이 소모될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는 과연 누가 책임질까? 국가와 사회가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 사회보장의 논리다. 사회보장제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국민연금제도는 국민 개개인이 소득 활동으로 납부한 보험료를 기반으로 하여 퇴직이나,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으로 사망을 하거나 장애를 입어 소득 활동이 중단된 경우, 본인이나 유족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단적으로 말해 국민들의 안락한 노후를 국가가 보장해주는 제도다. 문제는 국민연금 적립금의 고갈 가능성, 2060년이 되면 국민연금이 고갈되어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단계 2 문제 접근의 시각차 보건복지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지난 7월8일 두 개의 제도 개혁안을 채택했다. 보험료율 인상안(다수안)과 동결안(소수안)이 그것이다. 정부는 10월까지 국회에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제출해야 하는데, 제도발전위의 권고안을 반영할 예정이다. 장차 국민연금 적립금이 고갈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는 연금제도의 큰 틀을 손질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의견을 같이하지만 그 구체적인 해법에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단계적으로 13~14%로 올리자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한겨레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서둘러 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그보다는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다시 말해 국민연금의 수혜자의 폭을 서민에게까지 대폭 늘리고, 보험료 상한액을 올려 고소득층의 소득재분배 역할을 높이자고 말한다. 아울러 복지증세에 대한 획기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중앙일보는 매년 조 단위의 혈세를 퍼붓는 공무원·군인 같은 특수직 연금의 개혁은 뒷전인 채,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고통만을 가중시킨다는 불만이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는 사실을 말하며,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면 공무원·군인연금부터 뜯어고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공무원·군인연금은 그대로 둔 채 국민연금만 ‘더 내고 그대로 받으라’고 하면 사회정의는 물론이고 형평성이 무너지게 된다는 말이다. 중앙일보는 보험료율 인상에도 찬성하는 입장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보험료율은 ‘소득의 9%’로 독일(19.9%)·일본(16.4%)과는 비교가 되지 않고, 미국(10.4%)에 비해서도 낮다는 자료를 동원하기도 한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전에 보험료를 더 내야, 그나마 자녀세대에게 부담을 덜 떠넘기게 된다는 사실도 적시한다. 한겨레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서둘러 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하고 중앙일보는 보험료율을 올리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한다. 한겨레는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보험료 상한액을 올려 고소득층의 소득재분배 역할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지만 중앙일보는 공무원·군인연금부터 뜯어고치라고 주문한다. 분명히 두 신문의 입장엔 큰 간극이 있다. 단계 3 시각차가 나온 배경 복지는 시대적인 당위다. 문제는 복지의 재원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하느냐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증세 없는 복지 재원 마련’을 공약했다. 세금을 늘리지 않고 복지의 재원을 마련한다? 방법은? 4대강 공사와 같은 대규모 공사를 지양하는 방법, 즉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 감소가 그것이고, ‘비과세 감면 축소’가 또다른 방법이다. 박근혜 정부는 5년 동안 기존의 세금 혜택을 줄여서 18조원에 이르는 재원을 새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기업의 인력개발비, 에너지 절약 시설 투자비, 연구개발 설비 투자비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주거나 덜어주는 것이 비과세 감면인데, 이걸 축소한다니 기업으로서는 달가울 수가 없다. 한겨레의 ‘복지증세에 대한 획기적인 접근’이란 기업에 대한 정부의 혜택을 대폭 줄이라는 입장으로, 이는 ‘국민연금보험료 인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복지의 재원을 국민으로부터 마련하지 말고 기업으로부터 마련하라는 주문이다. 중앙일보의 주장은 다르다. 공무원·군인 같은 특수직 연금을 개혁하라는 중앙의 주문은 복지의 재원을 국민에게서 가져오라는 주문이다. 국민들의 가계에 부담을 줄 수도 있지만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 중앙이 찬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복지를 위한 고통의 분담을 누구에게 더 크게 지우느냐가 결국 두 신문의 논조의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문제의 해법은 누가 가장 큰 고통을 감내하느냐다. 국민 전체인가. 아니면 기업인가. 아니면 공무원과 군인인가? 바로 이곳이 사회적 소통과 합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추천 도서]
오건호 지음, 책세상 펴냄, 2006년 오건호는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으로 해결하자는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결성에 참여해,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의 공동운영위원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그의 이력이 말해주듯이 그는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여 국민들의 사회복지를 늘릴 수 있을까에 대해서 오래도록 고민해온 학자다. 그는 이 책에서 국민연금이 사회적 부양을 위한 사회임금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사보험보다 높은 수익을 내면서 소득재분배 기능까지 갖춘 국민연금의 제도적 특징을 살펴보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왜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가를 진단하고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고민한다. <한겨레 인기기사>
■ 김용철 삼성 비자금 폭로에 놀란 대기업, 퇴직임원도 현직처럼 챙겨
■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 작년 급여만 62억
■ 가수 심수봉 목소리는 집안 내력?…조부가 판소리 명인
■ 보수 성향 대구에서도 사제들 100여명 첫 시국선언
■ [화보] 전력난에 현대판 형설지공?…전기 소비 줄이기 백태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