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외고 등 이과반 운영땐 지정취소 교육감이 국제중 등 특성화중학교와 특수목적고, 자율형 사립고를 지정기간 내에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이 마련된다. 성적 조작과 뒷돈 입학이 드러난 영훈국제중을 당장 지정 취소할 수 있는지를 둘러싸고 규정 미비 논란이 벌어진 데 따른 조처다. 교육부는 특성화중학교·특목고·자사고가 ‘입학 부정 또는 회계 부정 등으로 학교 운영상 공익에 반하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5년의 지정기간 도중에도 교육감이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주 중 입법예고한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시행령에선 ‘교육감이 5년마다 해당 학교의 운영성과 등을 평가하여 지정 목적의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여론 수렴과 규제 심사를 거쳐 12월 초에 공포될 것으로 보인다. 영훈국제중 지정 취소와 관련해 교육부는 외부 법률기관의 자문 등을 거쳐 지난 6월 “별도 규정 없이도 지정기간 내에 취소가 가능하다”고 자체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5년마다 평가를 통해 취소하는 것만 가능하다”며 판단을 달리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국무회의에서 “설립 목적에서 벗어나 운영되는 국제중학교는 언제든지 그 지위에서 배제시킬 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하자, 교육부가 법 개정에 착수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영훈국제중 지정 취소에 선뜻 나서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번에 바뀌는 시행령을 영훈중에 소급 적용할 수는 없다는 우려가 있어 시행령이 어떤 내용으로 공포되는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와 교육부는 소급 적용 문제는 없다고 본다. 이명춘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교육·청소년위원장)는 “형사처벌이나 징계일 때는 소급 적용을 금지하나, 영훈중 지정 취소는 행정 행위를 철회하는 것이라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훈중까지 적용하겠다는 입법 취지로 만들었다는 점을 시교육청이 잘 판단해 결정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외국어고와 국제고에서 의대 등 이공계열 대학 진학을 위한 이른바 ‘이과반’을 운영하는 등 교육과정을 왜곡할 때도 지정기간 내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들어갔다. 교육부는 지난달 17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전국에 있는 모든 외고(31개교)와 국제고(7곳)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운영 현황’을 점검한 결과, 외고 6곳과 국제고 3곳이 이공계열 과목을 가르치고 ‘이과반’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나 기관경고 등 제재조처를 했다고 이날 밝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외고·국제고 9곳 ‘이과반’ 운영 적발
교육부 “앞으로는 지정취소할것” 전국 외국어고등학교·국제고 4곳 중 1곳은 이공계열 과목을 가르치고 ‘이과반’까지 따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앞으로 외고·국제고가 이과반을 운영할 경우 지정을 취소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17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전국에 있는 모든 외고(31개교)와 국제고(7곳)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운영 현황’을 점검한 결과, 외고 6곳과 국제고 3곳이 이공계열 과목을 가르치고 이른바 ‘이과반’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나 제재조처를 했다고 14일 밝혔다. 각 시·도교육청은 외고·국제고가 외국어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육성한다는 지정 목적에 맞지 않게 의과대 등 이공계열 학과에 진학시키기 위해 이공계열 심화 과목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점검에서 부산 지역의 한 외고는 2~3학년에 2개반씩 이과반을 운영해 교육청으로부터 기관경고와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 학교는 이과반 학생들에게 수학Ⅱ와, 기하·벡터, 화학Ⅱ 등 이공계열 과목을 가르쳤다. 부산의 다른 외고는 신입생 모집요강에 ‘의대 등 이과계열 진학 가능. 이과 과목 개설 가능’이라고 명시하고 이공계열 과목을 가르쳐 기관경고를 받았다. 이밖에 이공계열 과목을 가르친 것으로 드러난 7개 학교에도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앞으로 교육부는 의대 등 이공계열 진학을 위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외고·국제고는 지정기간 내라도 지정을 취소하도록 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주 중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13일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성과평가 기한(5년)이 도래하기 전이라도, 외고·국제고가 이과반·의대준비반과 같이 설립 목적에 맞지 않게 교육과정을 부당 운영하는 경우에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지정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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