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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문·이과 완전융합, 2017학년도 시행은 이르다”

등록 2013-09-02 21:05수정 2013-09-02 22:34

대입전형 발전방안 첫 공청회

토론자들, 중장기적 검토 주문
“논술 사교육 시장 확대” 우려
“대입제도 자주 바뀐다” 비판도
교육부가 지난달 내놓은 대입제도 개편안을 두고 열린 첫 공청회 자리에서 다양한 의견 제시와 함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문과와 이과 구분 없이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5과목을 공통으로 치르게 하자는 ‘문·이과 완전 융합안’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참석자들의 의견이 모아졌으나, 여러 부작용과 준비 정도를 고려할 때 시행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대입제도를 지나치게 자주 바꾼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 문·이과 융합안 논쟁 교육부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연 대입제도 관련 첫 공청회에서는 교육부가 내놓은 3가지 안 가운데 하나인 문·이과 완전 융합안에 대한 서로 다른 설문조사 결과가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조사 결과, 고교 교사 723명 중 문·이과 완전융합안(3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36.4%로 가장 많았다. 문·이과 일부 융합안(2안)과, 문·이과 구분안(1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각각 35.7%, 26.1%였다. 반면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소속 부장급 교사 11명의 의견은 달랐다. 현행 대입제도의 골격을 유지하는 1안을 지지하는 교사가 약 50%, 2안이 35%였다. 3안은 15%에 그쳤다.

다만 그 결과에 대한 해석은 비슷했다. 김동석 교총 정책본부장은 “교과서 준비 및 교육과정 개편, 학생들의 학업부담 우려, 학교의 준비 문제 등의 현실적 문제가 존재하는 만큼 문·이과 융합 수능과 고교 교육과정에서의 문·이과 폐지는 2017학년도가 아닌 중장기적 검토 과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의 송현섭 교육연구사 역시 “단기적으로는 1안으로 시행하고, 고교 교육과정 개정 등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융합적 수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문·이과 완전 융합안을 주장한 토론자들은 대체로 그 장점으로 창의적 인재 양성에 맞는다는 점을 꼽았다. 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은 “우리 사회와 기업의 상당수는 현재의 교육시스템이 창의적 인재를 키우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점에서도 (융합안의)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이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문·이과 구분은 보편 교양 교육단계인 고교 교육의 본질이 아니라는 점에서 3안을 찬성한다. 다만 국·영·수의 점수 비중을 줄여 균형있는 학습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절충안인 2안을 선택한 토론자는 3안의 부작용에 주목했다. 이용준 용산고 교사(3학년 부장)는 “3안은 일부 특목고가 입시 위주 교육을 하게 될 우려가 있다. 하지만 탐구영역에서 수능에 반영하는 과목 수를 늘려야 한다는 점에서 (사회탐구·과학탐구 가운데 2과목을 고르는 현행보다 3과목을 고르는) 2안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교육부는 3안이 왜 필요한지, 앞으로 교육과정을 어떻게 바꿀지 등에 대한 내용을 아무것도 (시안에) 넣지 않았다. 그러니 ‘방향은 동의하지만 학교가 준비 안 됐다’는 등의 반응만 나온다”고 꼬집었다.

■ 졸속 교육정책 비판 교육부의 대입제도 개편안이 확정되면 논술 비중이 커질 것이란 예상이 많은데, 그 부작용으로 논술 사교육이 늘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교사 2087명과 국회의원 14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8월1일~9월2일)를 벌였더니 대입에서 비중있게 반영돼야 할 부분으로 ‘논술·면접’을 꼽은 이는 3.6%에 그쳤다고 밝혔다.

지나치게 잦은 대입제도 변경의 원인에 대해 박해영 광남고 교장은 “대책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억지 대책을 자꾸 내놓고 있거나, 아니면 접근 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토론회를 참관한 송호열 서원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이번 교육부 발표 내용은 (결정안이 아니라) 시안인데 왜 한국사 수능 필수는 이미 정해진 것처럼 논의도 안 하나. 공청회 한번 안 했다.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니 (한국사 수능 필수 관련) 공청회는 원천 봉쇄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진학지도협의회의 한 교사는 “(대입제도 개편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교사들의 의견은 거의 듣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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