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청소년도 시민…사회공동체에 당당히 한몫합니다”

등록 2013-09-23 19:52수정 2013-09-23 21:00

(왼쪽부터) 온곡중 김선옥 교사, 이성윤군, 심대섭군, 이동헌군이 시민교육 박람회에서 부스를 소개하다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온곡중 김선옥 교사, 이성윤군, 심대섭군, 이동헌군이 시민교육 박람회에서 부스를 소개하다 포즈를 취했다.
[함께하는 교육] 교육 정보

시민교육 박람회 현장
“여기는 뭘 소개하는 곳인가요?”

“중학교 사회교과에서 시민교육을 했던 사례들을 모았습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제3회 시민교육 박람회(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최) 현장. 온곡중학교의 기획전시 부스를 방문한 중년 남성이 질문하자 3학년 심대섭군이 친절하게 응대한다.

‘‘A Better World Is Possible(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사회교과에서의 시민교육’이라는 제목의 펼침막 아래 차린 부스의 세 벽에는 ‘어떤 대통령이 필요할까?’, ‘영화 식코(Sicko)를 통해 본 국가는 돈을 어디에 써야 할까?’ 등 따끈따끈한 사회적 의제들과 여기에 대한 학생들의 글 등이 소개돼 있었다. 온곡중 3학년 10개 반 학생들이 김선옥 교사의 사회수업 시간에 했던 활동들이다.

시민교육 우수사례를 선정해 사례 발표와 전시 등을 하는 시민교육 박람회는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유하고, 여러 곳에서 활동하는 시민교육 관련자들이 정보와 고민을 나누는 자리다. 이 박람회는 시민교육 프로그램 우수 사례 발표와 전시 및 시상, 기획 전시, 특별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는 1차 심사에서 선발된 23개팀과 기획 전시 두팀을 합쳐 총 25개팀이 참여했다. 온곡중은 기획 전시 두팀 가운데 한 팀이었다.

역사교사인 김 교사는 올해 사회 과목을 맡게 됐다. 교과서는 민주주의에 대해 설명은 했지만 민주시민으로서의 참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경제 부분은 “너희들이 이 체제에 적응해야 한다”는 논리를 가르치는 교과서 같았다.

‘시민교육’을 문패로 대안적인 교과서를 만들어봤다. 3학년 후반에 배우는 ‘민주주의’를 맨 처음으로 가져왔다. ‘자본주의’는 ‘공존을 위한 경제’라는 말로 바꿨다. ‘국가는 돈을 어디에 써야 할까?’라는 주제를 다룰 땐 영화 <식코>의 편집본을 함께 봤다. 수업의 뼈대는 대화, 토론, 글쓰기 등으로 이뤄졌다.

“공정무역, 윤리적 소비, 사회적 기업, 공유경제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논술을 썼는데 ‘우리 나중에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머리 빠지게 고생하지 말고, 협동조합 만들어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멋지게 해보자’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이 활동이 진로교육도 되는구나 싶었습니다.(웃음)”

25개팀 참여해 사례 발표·전시
대안교과서 만들며 토론하니
미래 설계에 진로교육이 저절로
마을 문화 담는 ‘팔로잉’ 프로젝트
청소년과 주민 하나로 묶어줘

학생들은 지난 7월, 방학 과제로 참여연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녹색연합 등 총 16개 시민단체 중 한 곳을 방문해 보고서도 제출했다. 평화박물관을 다녀온 3학년 이성윤군은 “전쟁, 평화에 대한 개념 정리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3학년 이동헌군은 “토론식 수업이라 내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사회를 바라보는 눈도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A Better World Is Possible’은 19세기, 미국 노동자들의 파업 때 피켓에 적혀 있던 말이다. 김 교사는 “우연히 당시 사진을 본 뒤로 이 말이 나의 모토가 됐다”며 “아이들에게 ‘네가 행동하고 바뀔 때’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친구와 처음으로 막노동해서 배 터지게 고기 먹었던 옥돌….”

발표와 전시 분야 11팀 가운데 큰 주목을 받았던 경기도 군포시 당동 청소년문화의집 인생나자작업장의 ‘문화로 마을을 ‘팔로잉’하라!’(이하 ‘팔로잉’) 부스 한쪽 벽에는 이런 글귀가 적힌 폴라로이드 사진이 붙어 있었다. 군포시 당동에 있는 ‘옥돌돼지갈비’ 건물을 담은 사진이었다. “우리 마을에서 없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을 사진으로 기록해보는 ‘동네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인생나자작업장 김지수 이사의 설명이다.

경기도 군포시 당동. 한때 이곳에 사는 청소년들의 꿈은 ‘돈을 벌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마을을 ‘살고 싶은 곳’, ‘곳곳에 추억과 문화가 있는 곳’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2010년도부터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마을 모델을 만드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한 결과다.

‘팔로잉’ 프로젝트는 마을의 ‘달인’으로 불릴 만한 인물을 발굴해오는 ‘청소년이 만드는 마을장인학교’, 내가 사는 마을의 간판을 찾아오는 ‘특징 있는 간판을 찍어라!’,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한 인물을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마을 고수를 찾아라’ 등 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재능을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는 내용으로 꾸려져 있다. 떡볶이를 잘 만드는 동네 아주머니, 10년 이상 시민단체에서 근무한 시민단체활동가와 사회복지사 등이 마을문화 만들기에 동참했다.

청소년들 덕분에 동네에는 활기가 생겼다. 10월에 여는 마을잔치 때는 이 청소년들과 마을주민 등이 어우러진다. 김 이사는 “아이들도 시민이다. 내가 사는 공동체에 어떻게 기여하도록 만들 것인지를 가르쳐주고, 활동하게 도와주는 게 교육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