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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진로탐색, 도서관에 길이 있다

등록 2013-09-30 19:50

김상호 박사의 톡 까놓고 진로 talk
후기인상주의 화가 폴 고갱(1848~1903)은 프랑스를 떠나 문명 밖의 세계인 타히티 섬으로 향했다. 원시 자연과 같은 타히티 섬에서 인류의 근원과 관련한 고민을 했다.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무엇을 하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이라는 유화작품으로 표현했다. 하나의 미술작품의 주제이기도 하지만, 인류 학문의 궁극적 지향점이기도 한 질문이다. 인류란 거대한 차원을 떠나 개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면, 나는 어디서 와서, 무엇을 하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문제가 된다. 바로 개인 차원의 진로 고민으로 좁혀지는 것이다.

인류는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고고학·종교학·천문학·물리학 등 다양한 학문적 도구를 활용하며,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사회학·경제학 등의 도구를 활용한다. 어디로 향하는가의 답을 찾기 위해선 수학·물리학·철학 등을 주로 활용한다. 인간은 인류의 진로를 탐색하기 위해 인문학·자연과학 등의 다양한 학문을 만들었으며, 이러한 학문을 시간과 공간적으로 팽창시키기 위해 교육학을 만들었고, 인간의 진로가 너무 복잡해졌기에 진로교육을 행하는 것이다.

사실 학문은 인류 정체성과 진로를 개척하기 위한 최고의 도구다. 이런 인류 학문의 성과를 기록한 것이 바로 책이다. 책은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온 다양한 길에 대한 기록이다. 소크라테스는 “이 세상에 고생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독서를 통해 남이 애써 얻은 것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쉽게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지난 몇 세기 동안에 걸쳐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책을 모아 놓은 곳이 바로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가장 훌륭한 직업 체험관임에도 진로탐색에서 미흡하게 활용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값비싼 유료 체험관을 방문하거나 고작 10~30분간 머무르기 위해 현장방문 등의 방법을 택한다. 수많은 지혜와 삶의 경험, 수많은 학문적 성과, 우리 선조와 이웃들의 삶의 길이 녹아 있는 도서관에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해보는 것은 어떨까?

도서관을 통한 진로탐색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적절한 규모의 도서관을 선택하라. 국립도서관·국회도서관은 책의 양이 너무 많다. 반면 작은 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 등은 책의 양이 너무 적어 진로탐색이 어렵다. 대형 규모의 서점도 진로탐색에 부적절하다. 책의 전시가 판매라는 상업적 목적에 맞춰 있으므로, 잘못된 도서탐색의 우려가 높다. 필자 생각엔 구립도서관이나 시립도서관 정도가 적절하다.

둘째, 컴퓨터로 책을 검색하지 말고 그냥 책 구경을 하는 게 좋다. 지나가면서 코너별로 책들을 구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문과를 선호한다면 자연과학 관련 도서 코너를 먼저 방문하고, 이과를 선호한다면 인문과학·사회과학 관련 도서 코너를 먼저 둘러보는 편이 낫다. 가급적 소설·시집 등의 문학서적, 문법 등의 어학 관련 도서, 만화책 등은 건너뛰거나 마지막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넷째, 도서들의 제목을 살펴보고 관심이 가는 책을 꺼내 목차 등을 살펴보는 게 좋다. 이때 내용을 어렵게 서술한 책은 피하고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서술한 책을 중심으로 택한다.

다섯째, 관심이 가서 눈에 들어온 책들의 분야와 제목 등을 기록하라. 사람의 눈은 무의식적으로 내면의 관심사를 찾는 등 검색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지만 눈은 우리의 진로를 탐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서관 속에서 다양한 주제들이 즐비한 책꽂이 사이를 산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흥미 분야를 발견하게 되고, 또 자신이 미래에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떠한 것에 가치를 두어야 할지 알게 될 것이다. 오늘 하루 도서관이란 섬에서 나는 어디서 와서, 무엇을 할지, 어디로 향할지 고갱과 같은 고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상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자격연구실 연구원

<톡 까놓고 직업 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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