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경남 통영에 위치한 충무중의 스쿨순찰대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학교 건물 안 복도를 돌아다니며 순찰하고 있다.
[함께하는 교육] 교육 정보
경남 충무중의 학교폭력 대응법
경남 충무중의 학교폭력 대응법
“하루에 보통 두세 명은 ‘담치기’(담을 뛰어넘는 행위)를 해요. 전보다 많이 줄어든 거예요.”
점심시간이 되자 학교 정문과 후문, 씨름장과 급식실 사이 공터에 파란 조끼를 입은 학생들이 나타났다. 교복 셔츠 칼라에는 ‘통영경찰서’ 마크가 새겨진 배지를 차고 손에는 무전기까지 들었다. 이들은 2~3명씩 짝을 이뤄 교문 근처와 건물 담벼락 근처를 순찰했다.
경남 통영에 있는 충무중은 2011년 ‘스쿨순찰대’를 만들었다. 학교폭력 문제를 학생들이 스스로 해결하자는 뜻에서다. 2, 3학년으로 구성된 26명의 학생이 두 조로 나누어 등교시간과 점심시간에 활동을 한다. 보통 교내활동의 경우 봉사활동 점수나 상점을 받기 위해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은 어떤 점수도 받지 않고 ‘순수한 의지’만으로 순찰대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정문을 담당하는 3학년 김민수군은 “점수 받는 것과 상관없이 나라를 위해 일하는 아빠처럼 경찰이 되고 싶어서” 스쿨순찰대에 지원했다. 아침에는 복장불량이나 지각한 학생들을 잡고 점심시간에는 외출증 없이 무단외출 하는 학생을 일지에 적어 벌점을 매긴다.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힘들기도 했어요. 3학년은 또래다 보니 제 말을 잘 안 듣는 경우도 있고요. 그럴 경우 무전기로 바로 인성부장 선생님께 알려요. 무전기의 힘이 크죠.(웃음)”
사실 스쿨순찰대 아이디어를 처음 낸 것은 통영경찰서였다. 학교폭력 예방대책의 하나로 제안해 충무중을 포함한 16개 학교가 발대식을 했다. 하지만 이후 흐지부지되거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곳들이 생겨났다. 충무중은 달랐다. 박정환 인성부장은 “처음에는 조끼만 달랑 나눠주니까 과거 선도부처럼 폼만 잡고 다니고 아이들도 뻘쭘해해서 별로 효과가 없었다”며 “무전기를 구매한 뒤 현장에서 일이 생기자마자 전달이 되니까 바로바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쿨순찰대는 씨름장 숙소 뒤편이나 폐쇄된 급식실, 화장실 등 학생들만 아는 교내 사각지대를 찾아서 구역을 정하고 순찰 방법 등을 논의해 박 교사와 활동 매뉴얼을 짠다. 학교에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서 스쿨순찰대 신청을 했다는 조성수군은 씨름장 주변과 후문 담치기를 감시한다. 조군은 “예전에는 후문 바로 앞에 있는 아파트 뒤편에서 담배를 피워 주민한테 피해를 주고 무단 외출해서 마트에서 몰래 간식을 사먹는 애들도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함께 활동하는 김성찬군은 건물 내부를 맡아 복도와 교실을 돌아다닌다. “점심시간에 체육관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 피우고 나오는 애들을 보고 냄새가 나서 바로 선생님께 데려간 적도 있어요. 또 교복 바지통을 줄인 뒤 입고 벗기 편하게 안쪽에 지퍼를 다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것도 한눈에 알아채서 복장불량을 지적하죠. 스쿨순찰대는 무엇보다 눈도 좋아야 하고 코도 발달해야 해요.(웃음)”
“학교폭력 우리가 해결하자”
학생들이 순찰대 만들었다
등교시간과 점심시간에
교내 구석구석 살펴본다
학생들 흡연이 줄고
학교내 폭력도 사라졌다 옆에 있던 민수군도 “이전에는 교실에서 담배 냄새가 너무 나서 머리가 아플 때도 있었는데 스쿨순찰대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눈에 띄게 확 줄어서 이제는 냄새도 거의 안 난다”고 했다. 실제 스쿨순찰대 활동 이후 교내에서 심각한 학교폭력 사건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고 학생들의 흡연율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충무중은 이와 함께 문자로 학교폭력을 신고하는 ‘1004 지킴이’도 시행하고 있다. ‘학교 휴대폰’을 하나 구매한 뒤 피해를 본 아이들이 발신번호를 ‘1004’로 해서 익명으로 알리게 한다. 문자를 정리해서 각 반 담임교사에게 알려 지도하도록 하고 사건이 심각하면 인성부로 넘기도록 한다. 휴대폰에 도착한 문자들을 훑어보니 ‘○학년 ○반 아무개가 생일이라고 돈 뜯어요’ ‘○학년 ○반 아무개가 괴롭히고 담배도 피워요’ ‘○학년 ○반 아무개는 수학여행 때 술 마시려고 해요’ 등 친구를 괴롭히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는 학생의 반과 이름, 행동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스쿨순찰대 학생들은 “실제 일진들이 ‘1004지킴이’ 신고로 징계까지 받았다. 다 같이 지켜본다는 생각에 학생들 스스로 조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처음에는 정도가 심한 신고가 많았는데 지금은 빈도도 줄고 강도도 약해졌다”며 “남학생들이 평소에 말을 잘 안 하고 속으로 곪아 있다 폭발하면 심각한 행동으로 이어져 문제가 커진다. 학교 내에 말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게 하고 그때그때 풀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했다. 무엇보다 스쿨순찰대 학생들의 말 속에 그동안의 성과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학생이 벌인 일은 학생이 책임져야죠. 무엇보다 또래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잘 아니까 저희가 하는 게 더 효과적이에요. 학생들도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느 정도 자정활동이 이루어지는 거 같아요.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시켜서가 아니라 우리가 주체가 돼서 학교 문화를 이끌어가는 것 같아 뿌듯해요. 우리의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이 들어오면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어요.” 글·사진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충무중 스쿨순찰대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운동장 옆 공터 담벼락을 순찰하며 학교 바깥쪽을 살피고 있다.
학생들이 순찰대 만들었다
등교시간과 점심시간에
교내 구석구석 살펴본다
학생들 흡연이 줄고
학교내 폭력도 사라졌다 옆에 있던 민수군도 “이전에는 교실에서 담배 냄새가 너무 나서 머리가 아플 때도 있었는데 스쿨순찰대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눈에 띄게 확 줄어서 이제는 냄새도 거의 안 난다”고 했다. 실제 스쿨순찰대 활동 이후 교내에서 심각한 학교폭력 사건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고 학생들의 흡연율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충무중은 이와 함께 문자로 학교폭력을 신고하는 ‘1004 지킴이’도 시행하고 있다. ‘학교 휴대폰’을 하나 구매한 뒤 피해를 본 아이들이 발신번호를 ‘1004’로 해서 익명으로 알리게 한다. 문자를 정리해서 각 반 담임교사에게 알려 지도하도록 하고 사건이 심각하면 인성부로 넘기도록 한다. 휴대폰에 도착한 문자들을 훑어보니 ‘○학년 ○반 아무개가 생일이라고 돈 뜯어요’ ‘○학년 ○반 아무개가 괴롭히고 담배도 피워요’ ‘○학년 ○반 아무개는 수학여행 때 술 마시려고 해요’ 등 친구를 괴롭히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는 학생의 반과 이름, 행동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스쿨순찰대 학생들은 “실제 일진들이 ‘1004지킴이’ 신고로 징계까지 받았다. 다 같이 지켜본다는 생각에 학생들 스스로 조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처음에는 정도가 심한 신고가 많았는데 지금은 빈도도 줄고 강도도 약해졌다”며 “남학생들이 평소에 말을 잘 안 하고 속으로 곪아 있다 폭발하면 심각한 행동으로 이어져 문제가 커진다. 학교 내에 말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게 하고 그때그때 풀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했다. 무엇보다 스쿨순찰대 학생들의 말 속에 그동안의 성과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학생이 벌인 일은 학생이 책임져야죠. 무엇보다 또래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잘 아니까 저희가 하는 게 더 효과적이에요. 학생들도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느 정도 자정활동이 이루어지는 거 같아요.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시켜서가 아니라 우리가 주체가 돼서 학교 문화를 이끌어가는 것 같아 뿌듯해요. 우리의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이 들어오면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어요.” 글·사진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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