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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잘 정돈된 장난감이 안정감·자신감 키워요

등록 2013-10-21 20:36수정 2013-10-21 20:57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도 아이에게는 ‘사생활’이다. 퍼즐, 그림, 블록 등 아이의 작업이 끝나지 않은 미완성 작품을 다른 식구들이 만지지 않도록 ‘작업중’ 표시판을 만들어 세워줘 보자. 아이는 존중받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도 아이에게는 ‘사생활’이다. 퍼즐, 그림, 블록 등 아이의 작업이 끝나지 않은 미완성 작품을 다른 식구들이 만지지 않도록 ‘작업중’ 표시판을 만들어 세워줘 보자. 아이는 존중받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베이비트리]

장난감 정리 어떻게 할까
속 보이는 통, 덮개 없는 바구니에
쉽게 찾을 수 있게 아이 키 높이로
물건 놓는 자리마다 이름표 붙이고
놀이종류 따라 공간 배치도 다르게
전시 공간까지 마련하면 금상첨화

좋은 물건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유아교육박람회에 가보면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의 종류와 기능에 모두 혀를 내두릅니다. ‘레고’가 대세였던 블록놀이 장난감도 이제는 목재, 금속, 자석으로 소재도 다양해지고, 그 모양과 크기, 기능도 다채로워졌습니다. 과거에 비해 우리 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데다 내 아이에게만은 좋은 것을 사주겠다는 부모들의 마음까지 보태지니 각 가정마다 아이들의 장난감이 넘쳐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장난감이 많다보니 무엇을 어디에 두어야할지 정리도 어렵고, 정리가 제대로 안 되다 보니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도 순간에 머물기 십상입니다. 큰맘 먹고 장만한 장난감이 오히려 아이들의 산만함만 부추기는 꼴이 되지 않으려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정리방법이 필요합니다.

발견-사용-제 자리에 놓기 시스템을 갖춰라

동기이론 연구자들은 어떠한 일을 할 때 느끼는 즐거움과 통제력, 유능감, 자신감은 내적동기를 충만하게 하여 더 적극적이고 심도 있는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고 조언합니다. 아이의 물건이 흥미와 즐거움을 유발하고 통제력과 유능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방법으로 정리된다면 늘 어지럽혀있는 장난감도 훌륭한 교구가 될 수 있겠지요.

아이들의 물건을 정리하려면 우선 발견(Find) -사용(Use)-제 자리에 놓기(Return) 사이클을 기억해두세요. 아이들이 필요한 물건을 혼자 힘으로 찾아(Find) 사용하고(Use), 스스로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 수 있는(Return)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것이 가능하려면 먼저 모든 물건은 아이들의 접근이 용이하도록 키높이에 맞게 수납되어야 합니다. 요즘은 어린이용 가구를 사용하고 있는 가정이 많긴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이들의 물건은 가구 아래쪽에 있는 선반이나 서랍을 이용하면 됩니다. 또한 아이들의 장난감을 담아 정리하는 용기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플라스틱 통이나 뚜껑 없는 바구니 등을 활용하여 아이들이 쉽게 내용물을 알아보고, 꺼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렇게 되면 어린 아이들이라도 자기가 필요로 하는 물건을 스스로 찾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통제력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이의 장난감을 정리할 때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에 정리하고 이름표를 붙여주자. 그러면 아이 스스로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찾아 사용하고 제자리에 둘 수 있도록 유도하기 쉬워진다.
아이의 장난감을 정리할 때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에 정리하고 이름표를 붙여주자. 그러면 아이 스스로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찾아 사용하고 제자리에 둘 수 있도록 유도하기 쉬워진다.

장난감 용기·놓는 자리에 이름표를 붙여라

그런데 어른들이 좀 더 세심한 신경을 기울여야하는 것은 정리(Return)의 단계입니다. 사실 아이들은 꼭꼭 숨겨놓은 물건이래도 자기가 필요한 것은 귀신같이 찾아내어 온 집안을 어지르며 놀기 일쑤지요. 한바탕 놀고 난 장난감들을 어른들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잘 정리하게 하려면 물건을 담아두는 용기마다 이름표를 붙여주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이름표는 글을 모르는 아이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는게 좋은데, 사진이나 그림 혹은 물건 자체를 수납용기에 붙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면, 레고 블록을 담아두는 플라스틱 통에 레고조각 하나를 글루건을 이용해 붙여주는 것이지요. 통에 붙인 레고 조각 옆에 ‘레고’ 라는 글자를 적어 붙여준다면 글을 읽을 수 있는 아이에게는 더 확실한 이름표가 될 것이고, 아직 한글을 깨치지 못한 아이에게는 글을 몰라도 알아볼 수 있는 이름표가 될 뿐 아니라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보다 체계적인 발견(Find)-사용(Use)-제 자리에 놓기(Return) 시스템을 원한다면 레고 통이 놓일 자리에도 표시를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블록이 담긴 플라스틱 통의 밑바닥 모양대로 시트지나 부직포 등을 잘라 붙이고, 그곳이 블록 통이 놓일 자리임을 사진이나 그림을 이용해 표시해 두는 것이지요. 이름표는 가까운 문방구에 가서 코팅을 부탁하거나 넓은 투명테이프를 사용해 붙이면 견고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놀이 종류따라 공간 배치도 달리해야

아이들의 놀이 활동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데도 작은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동화책을 정리해둔 곳 주변에는 아이가 편한 자세로 책읽기를 할 수 있도록 쿠션, 방석 혹은 커다란 봉제인형이나 소파 등을 놓아 아이의 관심과 호감을 유도합니다. 책장 주변에 간단한 필기도구를 준비해주면 읽기와 쓰기 활동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유리창용 크레용이나 펜은 유리압착용 바구니에 담아 베란다로 나가는 커다란 창문에 붙여주면 유리가 훌륭한 아이용 그림판, 글자연습판이 될 수 있습니다.

블록을 수납한 곳 가까이에는 소리를 흡수할 수 있도록 작은 깔개를 놓고, 블록 놀이에 함께하면 좋을 작은 자동차나 플라스틱 동물모형 등을 정리해주면 좋습니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노끈, 나뭇가지, 반짝이 등의 재료를 음식을 담는 투명용기에 정리해줍니다. 이때 고체풀과 액체풀, 스테이플러나 클립, 투명테이프나 양면테이프처럼 비슷한 기능을 가진 재료들을 함께 모아 정리해주면 아이는 기능의 미묘한 차이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겠지요.

아이가 즐겨하는 놀이 종류에 따라 공간배치도 달라져야합니다. 책읽기나 글쓰기 같은 정적인 활동은 다른 사람의 방해를 덜 받을 수 있도록 조용하고 독립된 공간에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합니다. 물감이나 수성사인펜 등을 이용한 그림그리기는 침구나 옷가지와 떨어진 곳, 그리고 물 사용이 용이한 장소가 이상적이겠지요. 블록놀이는 되도록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 마련하는 것이 좋은데, 작은 블록 조각을 집어 삼킬 수 있는 어린 동생이 있다면 어른의 시야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동생의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는 베란다가 훌륭한 공간이 됩니다.

아이 작품 전시공간 만족감과 자부심 느끼게 해

이밖에도 집안 한편에 아이의 작품을 스스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면 아이는 만족감과 함께 성취감,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완성된 작품의 전시 공간뿐 아니라 퍼즐, 그림, 블록 만들기 등 작업이 끝나지 않은 미완성 작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책장 한 칸이나 서랍장 윗 공간 정도를 비워두는 것도 아이의 인내심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작업 중인 작품에는 다른 식구들이 만지지 않도록 ‘작업중’ 표시판을 만들어 세워주면 아이는 존중받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뿌듯한 성공 경험은 즐거움, 통제력, 유능감, 자신감과 더불어 아이의 내적동기를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합리적인 공간배치와 정리 체계만 잘 갖추어져도 아이 방은 훌륭한 배움의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글·사진 차상진 유아교육기관 하이스코프 교육트레이너

※베이비트리 연재 ‘교육학자 부부의 삶은 교육’에 실린 글을 필자가 다시 다듬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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