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의 한 농가에서 품앗이로 감자수확이 한창이다. 김순경 기자
수시논술 숨은 해법
서강대<인문계(120분, 흑색 필기구-연필 가능)>
2014학년도 대입 수시 원서접수 결과 서강대는 국제인문학부 37.2:1, 사회과학부 58:1, 경제학부 24.78:1, 경영학부 28.53:1, 커뮤니케이션학부 42.05: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주요사항]
[기출문제 경향]
서강대의 논술 문제는 어렵다고 정평이 나 있다. 학생들의 뒷이야기를 들어보면 2,100~ 2,500자의 답안을 120분에 서술하기가 만만치가 않은데다 제시문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서강대 논술을 꾸준하게 충분히 준비한 학생이 아니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서강대는 경제 경영 / 사회과학 커뮤니케이션 / 국제인문 등 세 영역으로 나누어 시험을 치르고 있다. 2013학년도 각 영역의 주제를 살펴보면, 경제 경영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인간관계 / 임상경제학을 통한 빈곤의 탈출, 사회과학 커뮤니케이션은 시장경제의 효율성과 정부의 개입 / 예술의 수용과 창작과정, 국제인문학부는 보편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 / 경제적 풍요와 행복 등의 주제를 다뤘다. 서강대 논술은 2012학년도까지는 시험 시간과 계열·학부·학과의 조합이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특별하게 계열과 주제의 연관성을 의식할 필요는 없었지만, 2013학년도에는 계열과 논술 주제가 일정정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고, 2014학년도 또한 작년과 동일하게 시험구성을 했기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는 계열과 관련한 논술주제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2014학년도 모의고사를 통해 서강대 논술의 맥락을 짚어보기로 하자.
[서강대 <인문계> 제시문의 정확한 이해와 창의력]
서강대 문제는 타 학교에 비해 논제의 조건을 많이 제시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논제에서의 많은 조건은 부담이 아니라, 오히려 답안 작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지시한 것만 제대로 해낸다면 좋은 답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논제에 초점을 맞춰 제시문은 물론 제시문 간의 연관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서강대 논술은 단순한 문제는 출제하지 않는다. 연결고리나 상관관계를 파악해야만 출제자의 의도에 맞는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앞의 두 가지 방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문제는 http://www.sogang.ac.kr/)
①제시문의 정확한 이해(2014학년도 모의-1번)
[문항1] 다음 제시문 [가]의 논지를 파악하고, 제시문 [나], [다], [라]에서 추출한 논거를 활용하여 [가]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라. (800~1,000자)
[가] 우리는 생산의 문화, 끊임없는 행동의 문화, 강제적 자기 최적화, 지속적 분주함의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현대식 기술을 통해 시간을 절약하지만 시간이 남으면 당장 다른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더 느긋해지기는커녕 더 바쁘고 더 정신이 없다. 어떤 사람이 말한 바처럼 “기술로 시간을 버는 만큼 우리의 기대와 요구는 더 늘어”날 뿐이다. (중략) 남은 시간을 여유에 투자하지 않고 다른 새로운 긴장, 다른 일에 활용한다.
— 스베냐 플라스ㅤ푈러, <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
[나] 인류가 태어났을 때부터 노동은 벌이었다. (중략) 그러나 그 사이 노동의 의미는 엄청나게 변했다.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육체적으로 고단한 노동을 기계에게 맡길 수 있게 된 이후 우리는 일을 고통이 아닌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해석하며 점점 많은 이들이 노동을 진정한 향락으로 생각한다.
— 스베냐 플라스ㅤ푈러, <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
[다]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활동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덜 받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성별과 인종, 나이를 초월하여 개인과 개인이 연결됨으로써 조직이나 국경을 넘어서 합리적인 의사소통과 자유로운 교류가 가능하게 되었다. …중략… 또한 많은 양의 정보를 구할 수 있고 새로운 정보가 나오는 즉시 전 세계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점점 더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정보 이용이 가능해진다.
[라] 우렁탸게 토하난 긔덕(汽笛) 소리에 / 남대문(南大門)을 등디고 떠나 나가서 / 빨니 부난 바람의 형세 갓흐니 / 날개 가딘 새라도 못 따르겠네 / 늘근이와 ㅤㄷㅕㄻ은이 셕겨 안ㅤㅈㅕㅅ고 / 우리네와 외국인 갓티 탓스나 / 내외틴소(內外親疎) 다 갓티 익히 디니니 / 됴고마한 딴 세상 뎔노 일윗네 — 최남선, <경부텰도 노래[京釜鐵道歌]>
이 문제를 풀어가는 해법의 시작점은 [가]의 논지를 통해 필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가]의 논지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현대인은 시간을 많이 벌지만, 그렇게 번 시간을 여유에 투자하지 않고 다른 일에 활용한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즉 필자의 의도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현대인에게 ‘일중독’-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나]에서는 노동에 의한 자아실현을 서술하고 있는데, 좀 더 자세히 보면 태초에는 노동은 ‘벌’이었으나 기계의 발달은 노동을 자아실현의 수단이자 향락으로 변화시켰다고 서술하고 있다. [다]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라]는 근대적 발전의 대표자라 할 수 있는 기차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노인과 젊은이가, 한국인과 외국인이 섞이는 모습을 통해 새로운 과학기술은 이러저러한 사회적 차이를 좁혀,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정도의 내용이라면 학생들은 어렵지 않게 답안을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가장 일반적인 답안은 [가]를 과학기술발전의 부정적 견해로, [나],[다],[라]를 과학기술발전의 긍정적 견해로 보고 반론을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그런 글도 하나의 글이 될 수 있기는 하지만 경쟁력 있는 답안은 될 수 없다. 문제는 논제와 [가]제시문에 있다. 논제에서는 ‘[가]의 논지를 파악’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가]의 논지에 의해 [나],[다],[라]는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의 내용처럼 과학기술발전의 부정적 측면이라고 [가]를 보는 것은 너무 포괄적인 파악이라 볼 수밖에 없다. [가]의 필자가 과학기술발전에 의한 ‘일중독’, ‘노동중독’을 서술하고 있음을 파악해야 한다. 그렇게 파악이 된다면 [나],[다],[라]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한 노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활용 되어야 한다. 이 문제는 서강대 논술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문제이다. [가]제시문의 논지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답안의 경쟁력이 결정된다.
②제시문 간의 상관관계(2014학년도 모의-2번)
[문항2] [다]의 표를 활용하여 [가]와 [나]의 주장을 비교 대조하고, [라], [마]의 제시문과 [바]의 그래프를 토대로 영국 산업혁명 후기 삶의 질에 대해 추론하라. (1,300~1,500자)
[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물질적인 조건이 필수적이다. 즉,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전제 조건은 경제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 일반적으로 1인당 국내 총생산이 높을수록 평균 수명과 문자 해독률이 높게 나타나며, 영아 사망률과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나] 국내 총생산은 한 나라의 경제 활동 수준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긴 하지만, 실생활을 반영하지 못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시장 가격이 형성되지 않았거나, 시장 밖에서 거래되는 재화나 서비스들이 있기 때문이다. … 따라서 국내 총생산은 그 나라의 복지 후생 수준을 나타내는 데 한계를 가지고 있다.
[다]
주 : 인간개발지수는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이 매년 각국의 교육수준과 국민소득, 평균수명 등을 조사하여 인간개발 성취정도를 평가한 지수로, 국가별 삶의 질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순위차’는 1인당 GDP 순위에서 인간개발지수 순위를 뺀 값이다
[라] 최근에는 생물학적 자료인 신체적 척도, 특히 연령별 신장(height) 기록 등도 삶의 질을 측정하는 자료로 쓰인다. 인체성장학의 진보에 따라 영양 상태와 연령별 신장의 관계가 밀접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하층민이나 공장 근로자의 복지 지표로서 역사적으로 신장 기록이 분석되기 시작한 것이다. …(생략) …
[마] 올리버 트위스트의 아홉 번째 생일에 우리는 창백하고 홀쭉하고 다소 키가 작은 편이며 몸둘레를 재면 분명 얼마 안될 그런 아이를 보게 된다. (중략) 여하튼 이날은 그가 아홉 살 되는 날이었고, 그는 다른 두 명의 어린 신사와 함께 지하 연탄광에 갇혀 생일을 보내고 있었으니, 이들은 감히 흉악하게도 배가 고프다고 한 죄로 올리버와 함께 실컷 매질을 당한 후 수감 중이었다. — 찰스 디킨즈, <올리버 트위스트> (1837년, 영국)
[바] 영국 산업혁명 후기(1800년-1855년)의 실질임금과 성인남성 평균 신장의 추이
* [다]의 표를 활용하여 [가]와 [나]의 주장을 비교 대조
이 부분의 핵심은 [다]의 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1인당 GDP가 삶의 질의 다양한 측면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면 ‘순위차’는 0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표에서 일부 국가는 1인당 GDP 순위가 인간개발지수의 순위보다 훨씬 높고, 일부 국가는 반대의 경우임을 찾을 수 있다. 이는 1인당 GDP가 물질적인 삶의 질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건강, 교육 등의 측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한계를 보여준다. 제시문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다]의 내용을 반영하고 있는 글이 [나]이고, 그와 반대로 삶의 질 향상의 전제조건으로 경제성장을 주장하는 글이 [가]이다.
* [라], [마]의 제시문과 [바]의 그래프를 토대로 영국 산업혁명 후기 삶의 질에 대해 추론
[라]는 한 국가와 사회의 삶의 질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최근의 연령별 신장 기록의 이용을 서술하고 있다. 신장 기록은 소득, 노동, 환경 등 삶의 질의 다양한 측면을 반영하는 포괄적인 지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마]는 영국산업혁명기 아동들의 생활상을 묘사한 찰스 디킨즈의 소설 중 일부로 주인공인 올리버를 통해 당시 다수의 아동들이 육체적 노동과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바]의 그래프는 1800~1855년 사이 실질임금은 증가하였으나,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은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시문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라]는 삶의 질과 연령별 신장기록의 연관성을 주장하고 있으며 [마],[바]는 [라]의 주장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바]에서의 실질임금의 증가는 삶의 질의 개선이라는 단순한 생각도 할 수는 있으나 평균신장이 줄어든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 그 이유는 [마]와 같은 상황이 영국의 노동현장 저변에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연습했던 학생들의 글을 보면 많은 경우가 요약중심의 답안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요약하기’ 문제가 아님에도 요약중심의 글이 되는 이유는 학생들이 출제자의 의도와 비판·비교·추론·반론·견해 등의 답안 작성방법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지만 구체적 답안 작성법을 익혀두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서강대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서강대 논술문제는 매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논술을 잘 준비한 학생도 풀 수 없는 것을 ‘문제’로 출제하지는 않습니다. 즉 준비만 잘 하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지레 겁먹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강대논술의 어려움을 가장 많이 체감하는 사람들은 바로 논술선생님들입니다. 이제까지의 Final원고를 필요에 따라 읽어본 학생들이라면, A대학 논술의 비법은 이것, B대학 논술의 비법은 요것과 저것이라고 나름대로 명확하게 조언해주는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각 대학의 논술문제가 어느 정도는 정형화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강대의 경우 정형화된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모의고사 문제가 있다 할지라도 문제유형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정말 연습일 뿐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지도에 어려움이 있는 것입니다. 결국 학생들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꼭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이 위의 두 가지입니다. 논술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서강대 논술만큼은 각별히 더 중요합니다. 이 글을 읽고 ‘최선’을 다짐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송남권 논술칼럼니스트
최규윤 강남비상에듀학원 인문논술강사
안덕훈 이원장 학습전략학원 논술강사
어수창 청솔교육 연구정보원 인문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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