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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국회의 국정운영 감시, 잘되고 있나요

등록 2013-11-18 19:47수정 2013-11-18 20:50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10월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치 편향적인 안보 교육을 통해 지난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의혹과 관련된 안보교육 디브이디(DVD) 자료와 자료 제작 ‘협찬처’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입을 다물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10월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치 편향적인 안보 교육을 통해 지난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의혹과 관련된 안보교육 디브이디(DVD) 자료와 자료 제작 ‘협찬처’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입을 다물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NIE 홈스쿨] 국정감사제도
지난 2일 19대 정기국회의 국정감사가 끝났습니다. 올해도 국정감사 내내 화제와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호국보훈안보단체연합회 신년교례회에서 한 ‘보훈처가 국내 이념 대결에서 승리를 선도했다’는 발언 내용에 대해 막무가내식 태도를 보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과 아들의 미국 국적 취득과, 병역 기피 의혹에 대해 거짓말과 부실 답변을 한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이 ‘문제적 국정감사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반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수사와 관련해 외압이 있었다는 소신 발언을 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많은 응원을 받은 동시에 징계 위기에까지 몰렸습니다.

국정감사란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국회가 행정부에 대해 감시와 견제 기능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매년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본회의 의결을 거쳐 정기회 기간 중에 실시할 수 있습니다.

국회는 국정감사를 통해 국정 운영에 대한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입법 활동과 예산심사를 위해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얻습니다. 나아가 국정에 대한 감시·비판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적발하고 바로 고치도록 합니다.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기능 가운데 하나인 국정 통제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국정감사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면 ‘졸속’, ‘위압’, ‘형식’, ‘정파’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매번 반복되는 국정감사 비판 보도로 일부에서는 폐지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국정감사를 도입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그런 말을 결코 쉽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국정감사제도는 1948년 제헌헌법에 규정됨으로써 도입됐습니다. 제헌헌법 제43조는 ‘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제출케 하며 증인의 출석과 증언 또는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해 국정감사라는 용어를 쓰게 됐습니다.

국정감사제도는 헌법제정 이후 제8대 국회까지 시행되어 오다가 1972년 12월27일 공포된 유신헌법에 의해 법적으로 폐지됐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관계기관의 사무진행을 방해한다”며 폐지해 전두환 정권 때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후 1987년 6·10 민주항쟁으로 부활한 직선제 개헌 헌법인 현행헌법 제61조에서 국정조사권 외에 국정감사권을 신설·부활시켰습니다. 16년 만에 재개된 88년 10월 정기국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전두환 일가의 비리를 비롯해 삼청교육대 사건의 인권유린, 강압적인 언론통폐합과정, 박종철 고문치사 및 은폐조작 사건, 김근태 고문 사건, 서울지하철의 난맥상 등 제5공화국의 비리가 집중적으로 파헤쳐졌습니다.

외국의 경우 영국, 일본과 같이 내각제를 취하고 있는 의회에서는 별도의 국정감사를 정해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입법부가 실제로 행정부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국정감사 기간을 정해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와 같은 대통령제를 취하고 있는 미국은 수시로 의회가 청문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용어만 다를 뿐 국정감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정감사를 하는 목적은
정부의 나라 운영을 조사해
잘못된 점을 찾아내고
고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끝나버려
졸속·부실 비판을 받습니다
제대로 된 분석·감시 위해선
어떤 대안들이 필요할까요

현행 국정감사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들은 짧은 감사 기간과 과다한 피감기관, 상임위원회의 지나친 자료 요구나 피감기관의 부실한 답변들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연중 상시 감사를 제시합니다. 20일 동안 500개가 넘는 기관을 감사하는 ‘몰아치기식’ 국정감사 대신 연초에 상임위별로 겹치지 않게 국정감사 일정을 조정하고 임시국회 때 집중적으로 주제별 집중감사제를 하자는 것입니다. 또 국정감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후 검증을 위한 제도선 개선책도 마련돼야 합니다. 지금도 지적사항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긴 하지만 대개 형식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해 국정감사 시작 전 전년도 지적사항의 개선 상황을 일제 점검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국정감사 참여 당사자인 국회의원과 피감기관들입니다. 여당 의원들은 정부안에 무조건 찬성하고, 야당 의원들은 무조건 반대 입장에 서서 비난하는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당론이라는 거대한 벽에 막혀 의원 개개인의 양심적인 판단이 무시되는 경우 의원들의 국정감사 활동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피감기관들 역시 홍보용 자료만 내놓거나 보안을 내세워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사 현장에서 추궁을 피하기 위해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답변을 내놓기 일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국정감사가 이뤄질 리 만무합니다.

보통 국정감사 때 의원들은 300~400건의 자료제출을 피감기관에 요구합니다. 상임위별로 평균 20여명의 의원이 그 정도 분량을 요구한다고 치면 기관당 6000~8000건의 자료를 준비하는 셈입니다. 공무원들은 이를 위해 2~3개월 동안 준비하며, 비용도 43억원가량이 든다고 합니다. 애써 준비한 자료를 제대로 분석하고 감사하기 위해서는 기간이나 형식에 대한 변화는 물론 당사자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교과서 펼쳐보기 | 국회의 역할

국회는 법을 만드는 일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먼저 국회는 재정에 관한 권한을 갖는다. 정부가 국가를 운영하려고 세운 1년 동안의 예산 계획을 심사하여 확정하고, 그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 감독한다. 세금은 국민의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그 종류와 내용을 국민대표 기관인 국회에서 법률로 결정한다.

또한 국회는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살피는 역할을 한다. 정부 부서의 장관이나 공무원을 불러 국정이 투명하고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국정감사를 한다. 한편, 대통령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권한을 행사할 때는 반드시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하여 국정이 보다 신중하고 올바르게 처리되도록 한다.(중학교 <사회2> 지학사, 197쪽)

통계로 이해하기 | 시간에 쫓기는 국정감사

1997년 298곳, 1998년 329곳, 2001년 402곳, 2010년 516곳. 국정감사를 받는 피감기관은 이렇게 늘어나 19대 국회 첫 국정감사였던 지난해에는 559곳에 이르렀습니다. 국정감사 기간이 20일이라고는 하지만 주말을 뺀 실제 기간은 14~15일입니다. 그 기간에 의원들이 해당 피감기관들의 자료를 전부 검토하고 감사할 수 있을까요?

2003년 국정감사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각 상임위에 배정된 피감기관당 감사 시간은 평균 3.3시간, 의원 1인당 배정된 시간은 평균 22.5분이었습니다. 보고와 답변 시간을 빼면 피감기관당 감사 시간은 1시간 남짓, 의원 1인당 몇 분에 불과합니다. 실제 17대 국회 당시 국회의원 연구모임 단체인 ‘정치커뮤니케이션 연구회’가 국정감사 직후 여야의원(51명)과 보좌진(152명) 20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국정감사제도의 가장 큰 문제로 ‘불충분한 국정감사 기간과 질의 시간’을 꼽았습니다.

2003년 당시 피감기관은 392곳에 불과한 반면, 550곳이 넘는 지금의 국정감사 환경은 더 열악해졌을 것입니다. 하루에 여러 개의 기관을 감사하다 보면 일정에 쫓기게 되고 결국 이슈만 나열하다 수박 겉핥기식 감사를 하기 쉬운 상황입니다.

더 알아보기 | 국정 감시를 위한 제도들

흔히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국정감사와 조사권은 그 본질, 주체, 방법과 절차, 한계나 효과의 측면에서 동일합니다. 다만 그 시기와 기간, 그리고 그 범위와 대상은 다릅니다. 국정조사가 한정된 국정 사안을 대상으로 수시로 행하는 부정기적 특정 국정조사라면, 국정감사는 국정 전반을 대상으로 하여 정기적으로 행하는 정례 일반 국정조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정조사는 국회에서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특별위원회 또는 상임위원회가 국정의 특정 사안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됩니다. 2011년 저축은행 비리의혹 사태나 올해 국정원 댓글사건 등도 국정조사 대상이 됐죠. 이와 함께 특별검사제도와 청문회도 있습니다. 특별검사제도는 고위공직자의 비리 또는 위법 혐의가 발견됐을 때 그 수사와 기소를 정규 검사가 아닌 독립된 변호사로 하여금 담당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정규 수사의 주체인 검찰의 고위간부 또는 정규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위공직자가 수사 대상이 된 경우 수사의 공정성을 위해 실시됩니다. 대표적으로 검찰총장 옷 로비 의혹 사건(1999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대북비밀송금 의혹 사건(2003년),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주가조작 혐의(2007년)가 있었습니다.

청문회는 국회에서 증인·참고인·감정인을 채택해 필요한 증언을 듣는 제도로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처음 실시됐습니다. 안건 심사나 국정감사, 국정조사 때 필요한 자료·정보를 입수하거나 고위공직자 임명 과정에서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청문회는 5공 비리조사 청문회입니다. 1988년 11월 제5공화국의 비리와 정경유착의 실상을 파헤치기 위한 일해재단 청문회, 12·12 사태의 불법성, 광주민주화운동의 발포명령자 및 진상파악을 위한 광주민주화운동 청문회, 언론통폐합, 언론인 강제해직 등 정부 언론장악의 진상파악을 위한 청문회 등이 열렸습니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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