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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박 대통령, ‘경복궁 옆 호텔’ 허용 법안 통과 압박

등록 2013-11-18 20:16수정 2013-11-19 08:21

고용·투자활성화 명분 내세워
‘관광진흥법’ 개정안 통과 주문
주변학교·문화계 반발 외면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강조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관광분야 투자 활성화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 법안은 학교 주변에 호텔을 신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대한항공의 경복궁 옆 7성급 호텔 허용과 직접 맞물린 법안이다.

박 대통령은 18일 국회에서 한 시정연설에서 “관광분야 투자활성화 법안 등이 국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관광진흥법이 통과되면 약 2조원 규모의 투자와 4만7000여개의 고용이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명분으로 학교 주변에도 관광호텔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유흥시설 등이 없는 관광호텔에 한해서만 허용하면 학교 교육환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논리다. 박 대통령이 이날 밝힌 규모의 투자·고용 효과도 그동안 꾸준히 거론돼왔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첫 수혜자는 서울 경복궁 옆 송현동 땅에 7성급 호텔을 짓고 싶어하는 대한항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땅은 덕성여중과 풍문여고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학교보건법에 따라 호텔 건설이 막혀 있었다. 그러다 지난 9월25일 정부가 학교 주변 관광호텔 건설을 허용하는 내용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점화됐다. 당시 호텔 건설의 최종 허가권자인 서울시는 반대 입장을 내놨다.

학교 현장에서도 이 호텔 신축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경복궁 바로 옆의 호텔이란 특수성 때문에 각국 정상들이 묵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 때문에 주변 학교는 경호거점이 될 우려가 크다는 게 학교 쪽 이야기다. 학교 주변에 관광객이 넘치면서 면학 분위기가 악화될 가능성도 반대 이유로 들고 있다.(<한겨레> 9월30일치 8면 참조)

문화계에서도 반발한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송현동 땅에) 대한항공 호텔을 허가하는 전초작업”이라며, “관광에서 중요한 것은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것인데, 중요한 문화유산 자리에 7성급 호텔을 짓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이날 학교 인근에 호텔 건설을 원하는 업체가 건설 허가를 위한 심의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사업계획을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현재 학교 인근 호텔 건설은 학교보건법 시행령에 따라,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업체 쪽은 지금까지 이 심의 과정에 관여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직접 위원들에게 사업계획을 설명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로써 심의 통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보다는 가능성은 높아지는 셈이다.

교육부는 이 방안을 서울중부·부산남부·인천남부교육지원청에서 다음달 20일까지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인 송현동 땅과 관련한 심의는 서울중부교육지원청 담당이다.

음성원 임종업 서정민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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