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리 8번문항 출제오류 논란
“교과서-사실 다를 땐 안 내야” 비판
“교과서-사실 다를 땐 안 내야” 비판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된 문제에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정답으로 제시한 내용이 통계청과 유엔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최근 통계와는 다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2014학년도 수능 출제 문항 중 사회탐구 영역의 세계지리 8번 문항은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 합계를 비교하며 ‘유럽연합 쪽이 더 크다’는 명제의 사실 여부를 묻고 있는데, 평가원은 교과서 내용을 근거로 이 명제가 ‘맞다’는 정답을 제시했지만 최근 통계는 그렇지 않다.
통계청이 한국은행과 세계은행의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유럽연합과 북미자유무역협정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 합계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북미자유무역협정 쪽이 더 큰 것으로 확인된다. 유엔 발표에서도 2012년 자료는 없지만 2010·2011년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 쪽이 더 크다. 해당 문항에 제시된 그림에는 2012년의 상황이라고 명시돼 있다.
평가원 쪽은 정답에 오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가원은 이 문항이 특정 연도의 통계치를 묻고자 한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특징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12년을 명시한 것은 당시의 회원국 현황(유럽연합 27개국)을 나타내려는 의도였으며, 따라서 유럽연합이 27개국이 된 2007년 이후의 통계 전체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2012년 통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술적으로는 2007~2011년 평균치를 비교해야 하고, 그럴 경우 ‘유럽연합 쪽이 더 크다’는 게 평가원의 주장이다. 평가원은 또 교과서에 유럽연합 쪽이 더 크다고 나와 있어 교과서와 <교육방송> 교재를 중심으로 공부했을 경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2년을 명시했으면서도 회원국 현황에만 이 시기를 적용하고 통계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 평가원의 주장은 ‘이중잣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송호열 서원대 교수(지리교육)는 “교과서와 다른 사실이 있는데도 관련 문제를 출제해 논란을 일으킨 것은 그 자체로 문제다. 교과서 내용만이 정답이라는 것도 지리교육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에서 세계지리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은 2만8000명가량이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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